지난 10월 10일, MBC <대한민국 뒤집기>에서 취업난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인크루트 회원 중 8명을 선발하여 모의면접을 실시하는 것이었다. 면접관은 컨설턴트로도 활동하고 있는 외국계 기업 NFLI의 P.J. 로저스 사장(한국명 김미남), 선교사로 한국에 들어와 연세대 국제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만큼 한국말도 능숙하다.
한국어로 진행된 모의면접 속에서 노련한 컨설턴트의 경험이 묻어나는 날카로운 질문과 진지한 분위기는 구직자들에게 사뭇 긴장감을 주었다. 그러나 면접 후 가진 대화에서 로저스 사장은 구직자 개개인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주었고 면접에서 떨어지는 이유, 면접에서 합격하는 방법을 동시에 설명했다.
면접에 참여했던 한 인크루트 회원에게서 그 날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이 시대 이 땅의 젊은이들,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것이 젊음인데 어찌하여 이 땅에는 좌절과 시름뿐인지... 너나 할 것 없이 만나면 한숨을 내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방송에서도 이제야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심심찮게 청년실업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것이 단지 청년들의 문제가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나도 20살을 넘어서 사람 구실을 하기 위해 준비해 온 사람임과 동시에 참다운 인재가 되기 위해 온갖 경험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고교 선생님이 말씀하신 건 무엇인가 싶고, 또 대학에서 했던 공부들은 무슨 소용인가 싶다.
이렇게 서두를 길게 꺼내는 것은 이 글을 쓴 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이 아무래도 글을읽으면서 좀더 공감하지 않을까 해서이다.
“김미남”(미국명 : P.J. Rogers)이라는 잘생기고 잘난 척하는(사실은 잘났다) 사람에게서 면접을 받고 참으로 신선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첫 번째 이유는 내가 잊고 있던 것들을 깨우쳐 주었기 때문이었고 두 번째는 내가 생각해도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었기 때문이었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두 번째로 면접을 보았는데 첫 번째 질문이 자기자신을 소개해 보라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자신의 장단점, 세 번째는 자신이 이 회사에서 어떻게 밥값을 할 것이냐는 물음이었는데 면접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김미남이 면접대상자에게 묻는 질문은 일관된 하나! "당신이 무엇으로 회사에 돈을 벌어 줄 것이냐? "라는 것이었다.
사실 우리나라 대학생의 자기소개는 자기가 살아온 과정을 늘어놓기 일쑤인데 그게 회사에서 궁금할 리 없다. 게다가 장단점을 이야기하라니까 옆 사람은 5분 동안 두서없이 떠들어 댔다.
마지막으로 물었던 "내가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느냐?"라는 질문에 회사와 자신을 접목해서 자신의 가치를 어필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물론 이런 내용들을 아주 잘 정리한 사람도 있을 줄 안다.
하지만 그런 것 보다는 막연한 자서전 같은 글들로 이력서를 메꾸기 일쑤였으니 인사당담자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없었음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이 끝나고 난 후 한명한명에게 충고를 해주었는데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내용이 두서없이 길다.
2. 내용이 막연하다.
3. 말에서 자신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4. 준비된 느낌이 안 난다.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학점 잘 받아놓고 영어점수 높으면 좋은 곳에 취업할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면접관들이 지원자를 선택하는 가장 큰 요소는 “내가 저 사람하고 일해도 좋겠다”는 느낌이라고 한다.
이제껏 내가 입사지원서에 빠뜨렸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 입사하고 싶다" 라는 것만 표현했지 한 번도 "당신이 나를 뽑아야 한다" 라는 논리를 강조하지는 않았다.
이제 배짱이라고 할 만큼 자신의 가치를 당당하게 표현해야 한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소리이지만 왜 회사가 당신을 필요로 해야 하는지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김미남이 반복해서 충고해준 한마디만 하겠다.
"지금 당장 결과를 만들어 내라. 그것이 성공이든 실패이든!"
장용준 junny_1999@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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