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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中企 수출 비중 확대 선봉장 김재홍 KOTRA 사장 | 中 막히면 美·EU·동남아…中企 역량 충분
 
2017.09.04 10:19
한 치 앞을 보기 어려운 대외 환경이다. 한계기업 수는 계속 늘어가고 있고 내수 기반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법인세 인상에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한숨을 푹푹 쉰다. 그나마 이런 답답함에 숨통을 틔워주는 곳이 KOTRA다. ‘국내용’에 머물던 제품, 서비스가 통할 만한 해외 시장을 찾아 판로를 개척해주는 게 주요 임무다. 코트라 경영 3년 차에 접어든 김재홍 사장은 ‘우문해답(우리의 문제는 해외에 답이 있다)’을 외치며 중소기업 해외 진출 지원에 여념이 없었다. 그에게 불황 탈출 ‘해법’을 들어봤다.

Q 상장사 영업이익은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경상수지 흑자 기조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실은 반도체 빼면 다들 어려운 것 아니냐는 말도 돕니다.
A 국내 경기만 놓고 보면 어렵다는 얘기가 맞습니다. 그런데 눈을 해외로 돌려보면 그래도 우리 기업들이 꽤 선방하는 편입니다. 대외 여건도 다소 나아지고 있습니다. 동남아, CIS 등 자원 부국이 최근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올 들어서는 국내 제품을 많이 사가고 있습니다. 그 덕에 수출 증가율이 7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고 3년 만에 무역 1조달러 재달성을 기대할 정도가 됐습니다. 고무적인 건 중소기업 수출 비중입니다. 2014년만 해도 33.8%에 그쳤는데 2016년엔 37.6%로 올라왔어요.
Q 희망적인 소식인데요. 예를 들면요.
A 소비재 쪽에서 특히 선전했습니다. 중국 사드 문제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측면도 있습니다. 화장품을 예로 들면 중국에 집중하던 업체들이 동남아, 미국, 유럽으로 수출 방향을 돌리면서 오히려 수출액은 증가세입니다. 식품 프랜차이즈 업체 선전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중국이 주춤한 반면 동남아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 명절 케이크를 구하기 위해 장차관들도 선주문을 안 하면 구하기 힘들 정도가 됐지요. 베트남도 요즘 한국 기업 진출이 많아지면서 프랜차이즈 업체도 동반성장하고 있고요. 아주 규모가 작은 IT 스타트업의 선전도 눈에 띕니다. ‘럭스로보’가 대표적인데요. 원래는 로봇 조립 제품으로 시장에 내놨는데 KOTRA 수출창업지원팀이 ‘교육용으로 쓰면 좋겠다’며 영국 학교를 연결해줬습니다. 그 학교가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용 아이템으로 적합하겠다’며 구매를 결정했고 이후 영국령 국가 30여개국에서 잇달아 연락이 와 올해만 관련 제품으로 50억원 정도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즐겨 쓰는 말이 ‘우문해답’인데요. ‘우리의 문제는 해외에 답이 있다’는 말의 줄임말입니다. 사드 같은 문제가 터져도 이처럼 우리 기업들은 지혜롭게 다른 해외에서 대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Q 코트라를 잘 활용한 사례군요. 그런데 코트라는 해외 수출만 취급하는 건가요.
A 꼭 그렇진 않습니다. 해외 진출과 관계된 일을 하다 보니 업무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어요.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M&A) 지원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삼일방이라고 고강력 레이온 원사(原絲) 분야 세계 1위 업체 예를 들어보지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자 삼일방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미국 수출 물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서지요. 저희 쪽으로 상의를 하러 와 들여다보니 미국 내 생산분에 한해서는 관세 면제 요건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여타 신흥국에 공장을 차려 수출하지 말고 차라리 미국 본토 회사를 인수해 직진출을 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시장조사와 더불어 인수 후보군을 제시한 끝에 삼일방은 미국 고급 면사 생산업체 ‘뷸러퀄리티얀스(Buhler Quality Yarns)’ 지분 100%를 인수할 수 있었습니다.
Q 성공 사례가 많은데 정작 주위를 둘러보면 여전히 수출 기업은 대기업 위주란 인식이 강합니다.
A 지난해에만 5000개 넘는 중소기업이 첫 수출에 성공하긴 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들을 수는 있어요. 숫자를 보면 명확하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수출을 그나마 하는 중소·중견기업 수는 9만4000개 정도 되는데요. 이는 전체 354만개 기업의 3% 미만입니다. 반면 독일은 10% 이상이니까 강소기업 천국이라 할 수 있겠지요.
Q 내수기업 입장에선 ‘우리가 과연 역량이나 자격이 될까’ ‘우리 상품이 통할까’를 고민하는 곳도 많을 것 같은데요.
A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KOTRA 소속 수출전문위원과 일단 만나보라고 권해보고 싶네요. 수출전문위원은 관련 분야 20~30년간 실무를 경험한 민간 회사 출신 중 선별, 코트라 이름을 걸고 해외 진출을 돕는 외곽 지원 조직입니다. 직접 무역을 해본 사람들이라 어디서 어떻게 통할지 잘 알려주고 또 실제 의미 있는 실적에 기여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소비재 외 업체 사장들도 눈을 해외로 돌려보길 권합니다. 현재는 제품 위주 수출이 활성화돼 있지만 앞으로는 서비스 업체, 인력도 해외에서 통합니다. 항공 승무원을 예로 들면 서비스 품질이 워낙 우수하다 보니 높은 몸값으로 글로벌 항공사에 스카우트돼 가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런 국제 수준에 있는 서비스 분야는 법률, 컨설팅, 회계, 의료 등 다양합니다. 진출 지역을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중앙아시아, 중남미 지역을 추천합니다. 한류 영향도 크고 한국 제품 선호도도 상당합니다. 몰라서 못 가는 사례가 많아 안타까워요.
Q KOTRA의 해외 전시 참가, 바이어 상담 등 해외 시장 개척이 너무 오프라인에 편중된 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습니다.
A 아직까지는 직접 해외 바이어와 만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많은 건 맞습니다. 그런데 요즘 시대가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 커머스로 급격하게 세상이 바뀌다 보니 예전 방식이 아니라도 무역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점차 전략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코트라가 운영하는 바이코리아도 이런 맥락입니다. 4만여개의 국내 기업, 17만개의 수출 상품을 이곳에 등록하도록 하고 해외 바이어 18만개랑 바로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인데요. 여기에 페이팔을 장착, 결제의 편의성을 높일 예정입니다. 단순 결제 기능 강화만 하는 게 아니라 KOTRA, 바이코리아 사이트에 들어오면 세계 시장에 통할 곳을 알아봐주고 여기에 더해 바이어 연결까지 해주는 온라인 지원센터 구축을 하고 있습니다. 1차로 다수 상담 사례를 답해주는 챗봇 개발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Q 창업부터 해외 진출을 노리는 ‘본투글로벌(born to global)’ 기업 지원 계획이나 사례는 없는지요.
A 글로벌 창업기업 육성 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습니다. 벤처기업들을 해외에 소개하고 뉴욕, 실리콘밸리 유명 VC 투자 유치도 연결해주고 있지요. 이런 이벤트를 해보면서 느낀 건 미국은 기술이나 아이디어 그 자체를 중시하고 높은 값을 매기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아이디어나 사업성 면에서 시장에 먹힐 것 같으면 일단 투자를 하는데 한국은 대표의 평판, 기업의 이전 실적 등으로 평가를 하다 보니 해외에선 알아보는데 국내에선 사장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고쳐나갈 계획입니다.
Q 문재인정부 들어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설되면서 산업부 소속인 KOTRA를 옮겨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A 어떤 부서 산하로 가든 맡은 바 소임을 잘하면 됩니다. 단 특정 기업 섹터로만 묶이면 통상 문제나 산업 전반의 큰 그림 아래에서 수출입 지원을 하는 데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산업부 산하 기관으로 존속하기로 결론이 났다고 들었습니다. KOTRA는 어차피 특정 기업군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국가 인프라니 일견 타당하다고 봅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24호 (2017.09.06~09.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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