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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존폐 기로에 선 우선매수권제
 
2017.03.20 17:15
기업 구조조정의 한파가 매섭던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시절. 채권단은 회사가 어려워져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간 기존 대주주와 경영진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이하 우선매수권)을 부여했다. 경영 활동에 매진해 회사를 조기 정상화시키도록 독려하는 일종의 '당근책'이었다. 우선매수권만 있으면 회사가 정상화돼 채권단이 매각 절차를 밟게 됐을 때 최고가 입찰자보다 단 1원이라도 더 써내면 회사를 되찾을 수 있었다.
실제 2000년대에 들어서 기업 경영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자 과거 오너 일가가 우선매수권을 발판 삼아 경영권을 되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선매수권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기업을 위기에 빠뜨렸던 오너가 다시 경영권을 가져가는 것에 대한 특혜 시비와 도덕적 해이 논란이 뒤따랐다. 우선매수권의 존재가 회사의 새 주인 찾기에 걸림돌이 돼 채권단의 자금 회수를 방해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우선매수권 행사 방식을 놓고 회사를 되찾으려는 기존 오너와 채권단이 첨예한 갈등을 빚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우선매수권 제도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팽배해지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 최근 문제가 된 금호타이어 사례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약정서 조항의 해석을 놓고 채권단 입장에 반발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나서면서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박 회장은 앞서 2015년 금호산업을 되찾는 과정에서도 채권단과 대립한 전력이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논란의 근본적 원인은 우선매수권이 채권단과 기존 오너 간 사적 계약 관계에 근거해 부여되는 태생적 한계에 있다고 말한다. 은행연합회가 2005년 한 차례 개정한 '채권금융기관 출자전환 주식 관리 및 매각 준칙'에 우선매수권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지만, 이 같은 매각 준칙은 구속력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기준이 개별 건마다 다르다 보니 각각 약정서 조항의 해석을 놓고 다툼의 여지가 클 수밖에 없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차라리 기존 대주주에게 채권단 보유 지분을 약속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주는 방식으로 우선매수권을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채권단 지분의 출자전환 가격에 기회비용 정도만 보전하는 선에서 회사를 되찾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특히 경영 정상화로 콜옵션을 부여받은 이후라도 기존 대주주는 회사 주가를 콜옵션 행사가보다 끌어올리기 위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속해야 돼 해당 기업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 최근 부실 기업이 급증할 조짐을 보여 우려스럽다. 이들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소모적인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우선매수권을 비롯한 관련 제도들에 대한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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