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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토론] 외고·자사고 폐지
 
2017.03.29 17:14
외국어고·자사고·국제고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들 학교의 폐지를 교육정책 공약으로 발표하면서 교육 현장이 다시 혼란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지지자들은 이들 특목고가 폐지되면 조기 사교육이 줄고, 빈부 간 교육격차가 사라질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반면 4차 산업 혁명 시대 다양한 교육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특목고가 필요하며, 특목고 폐지로 충족되지 못한 교육수요가 결국 또 다른 사교육을 불러올 수 있어 폐지보다는 문제점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찬성 / 이찬승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표
명문대 진학 통로로 변질…선행학습·사교육 부추겨

"외국어고, 자사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습니다."
지난 22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발표한 대선 교육공약의 일부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외고·자사고 폐지 이슈는 앞으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해 필자는 점진적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의 공공성·공정성 원리에 어긋난다. 교육에 대한 권리는 누구나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사회적 기본권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이런 고교들은 일반고에 비해 수업료가 2~3배 비싸고, 그 외 수익자 부담도 커서 가난한 집 자녀들은 다닐 엄두도 내지 못한다. 선택된 성적 우수자를 위한 입시명문고일 뿐이다.
둘째, 학교 교육을 조기 입시경쟁 체제로 만든다. 외고, 자사고, 국제고를 비롯한 고교 입시는 초등학교·중학교 교육을 입시준비 교육으로 변질시킨다. 전인적 성장을 해치는 것은 물론 비교육적 상대평가를 유지시키게 하고 (외고) 절대평가 도입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또한 명문고 입시의 존재는 사교육을 유발하고 저출산의 핵심 요인이 된다.
셋째,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학교선택제 강화는 전형적인 시장주의 개혁이다. 시장주의 교육 개혁은 경쟁과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교육불평등 완화를 위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침 중 '조기 계열편성, 능력별 반편성, 학업성적에 의한 선발을 제한한다' '학교 선택제를 잘 관리해서 공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은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다.
넷째,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 외고의 어문계열 진학률 평균이 31.71%밖에 안 되는(2016년 기준) 현상이 이를 말해준다. 그래서 특목고가 명문대 진학을 위한 통로일 뿐이란 비판이 나온다. 한국에서 성공적인 학교란 무엇인가. 명문대에 학생을 많이 보내는 학교다. 적어도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의 생각은 그렇다. 그래서 외고, 자사고 설립 취지가 아무리 근사해도 소용이 없다. 결국은 입시교육으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굳이 이런 고교를 별도로 유지시킬 명분은 매우 궁색하다.
이제 정부는 '앞으로 일반고를 어떻게 혁신해서 입시명문고를 불필요하게 만들 것인가'란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교육자치와 탈표준화 및 미래사회 변화 흐름에 맞는 새로운 고교체제의 모색이 필요하다. 특히 일반고가 지금처럼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획일적으로 운영하는 한 다양성이 숨쉬는 교육의 꿈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반대 /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
4차산업혁명 변화 빨라…인재 양성 뒤처질 우려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교육공약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특목고와 자사고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 학교를 현재보다 약화시키거나 폐지하겠다는 것이 공통적 내용이다. 이 학교들이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도입된 지 10여 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무조건적인 축소나 폐지는 교육적으로 커다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첫째, 일반고에서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쉽지 않아 사교육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식정보화와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교육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이명박정부 때 도입된 것이 특목고와 자사고다. 평준화의 획일적인 교육을 해소하고 외국어 등 전문적인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해 국가 정책적으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였다. 이들 학교를 폐지할 경우 이 같은 교육 수요를 어떻게 흡수하고 충족시킬지 당장 의문이 든다. 특화된 교육 수요를 학교에서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학생들은 결국 사교육으로 직행할 것이다.
둘째, 국민 여론도 팽팽하다. 교육 주체의 한 축이 국민인 만큼 여론도 중요하다. 가장 최근에 한 방송사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특목고 폐지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각각 46.1%와 43.4%로 팽팽했다. 그 어느 때보다 국민적 의견이 중요한 시점에서 제대로 된 여론조사 한번 없이 대선 후보자가 특목고 폐지를 공언하는 것은 국민 의사는 물론 교육의 현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셋째, 보완해서 본연의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이들 학교는 긍정적인 역할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이 과장되어 전체 학교의 공적이 된 측면도 있다. 특히 이들 학교는 전체 고등학교 중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들 학교가 본연의 역할을 해 도입 및 설립 당시의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순리다. 입시에 매몰되지 않도록 하고, 소외계층에도 진학의 기회를 부여하며, 과도한 학비 부담을 줄이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 보완도 해보지 않고 폐지부터 하는 것은 너무 안이한 처방이다. 교육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지난해 11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한국의 국제 경쟁력 순위를 2015년보다 4계단이나 추락한 29위로 발표했다. 이보다 앞선 9월에는 세계경제포럼(WEF)이 한국을 3년째 26위로 평가했다. IMD와 WEF의 평가에는 교육도 포함되어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인재, 혹은 최소한 지지 않을 인재를 키워야 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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