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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주근접의 힘…'억'소리 나는 강북 도심권

이타임즈  기사입력 2017.03.20 06:00| 최종수정 2017.03.20 05:29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경기도 수원에 사는 김모(32)씨는 오늘도 서울 여의도로 출근하기 위해 새벽 6시부터 집을 나섰다. 만원 버스에 두 시간을 서서 가면 회사에 도착했을 때 녹초가 되기 일쑤다. 이에 김씨는 이번 전세계약이 만료되면 회사와 가까운 서울 마포구의 아파트 단지로 옮길 생각이다. 김씨는 “대강 계산을 해보니 일 년에 한 달은 광역 버스 안에 있는 꼴”이라며 “전셋값이 더 높아져도 일단 삶의 질부터 높여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어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직장과 집이 가까운 ‘직주근접'(職住近接)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중심업무지역인 여의도나 광화문, 시청, 을지로까지 10~2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마포구와 서대문구, 종로구의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해 발표된 11·3 부동산 정책이나 정부 대출규제와 상관없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 직주근접의 힘, 서대문·마포 일대 고공 행진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시 마포구 아파트는 이달 기준 3.3㎡당 1938만원에 매매되고 있다. 지난 2015년 1분기(1716만원)보다 15.4% 오른 수치로 같은 기간 서울시 아파트 매맷값 오름세(14.8%)보다 0.6%포인트 높은 수치다. 서대문구의 아파트 역시 상승세다. 서대문구의 3.3㎡당 아파트 매맷값은 1491만원으로 2015년 1분기보다 21.4% 상승했다. 서울시 평균보다 6.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11·3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 만인 12월 분양을 한 마포구 대흥동의 ‘신촌 그랑자이'는 최고경쟁률 89대 1로 닷새 만에 완판됐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 역세권에 들어서며 광화문과 시청 등 도심까지 20분 안팎에 이동할 수 있어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게다가 입주까지 전매가 완전히 제외된 강남 4구(강남·강동·서초·송파구)와 달리 조정대상지역에서 빠지며 규제의 영향도 받지 않았다.

강북권 10억원대 아파트로 화제를 모은 서울시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 자이' 역시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매맷값의 변동은 없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과 5호선 서대문역 사이에 위치한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10억~11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도심 지역인 광화문, 시청, 을지로는 걸어서 출퇴근도 할 수 있다는 게 이 지역의 가장 커다란 장점이다.

이 지역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광화문이나 을지로에서 일을 하는 30~40대가 주로 찾는다”며 “입주시기라 해도 매맷값이 하락하지는 않고 전세 물량도 금방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 대형 보다 중소형…상반기에도 분양 잇따라

마포나 서대문, 종로구 등 강북 주요 지역들은 학군이 밀린다는 이유로 그동안 강남에 비해 선호도가 떨어졌다. 그러나 비혼족이나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이 증가하며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회사 내 어린이집을 마련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어 어린 아이를 둔 부부들도 강북 도심권을 찾고 있다.

관공서, 병원, 백화점은 물론 도서관이나 영화관 등 문화시설도 갖춰져 있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도시재생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광화문이나 덕수궁, 경복궁 등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산책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서대문에서 공인중개소를 10년째 운영하고 있다는 M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5~6년 전만 해도 은퇴한 공무원이나 50~60대 손님이 많았지만 요즘은 젊은 부부가 대다수”라며 “중소형 평수는 매물로 나와도 보통 2~3일 안에 계약이 끝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에도 분양이 잇따른다. 다음 달 마포구 공덕동에 들어서는 SK건설의 ‘공덕 리더스뷰' 472가구 가운데 25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어 6월 GS건설이 마포구 염리동 아현뉴타운 염리3구역에 ‘마포 그랑 자이(가칭)' 1671가구 중 43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서대문구에서도 6월 ‘가재울뉴타운 6구역'과 ‘북아현 1-1구역 재개발'이 잇따라 분양 물량을 내놓는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직장이 가깝고 교통이 편하다는 점을 바탕으로 강북 지역이 강남 못지 않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사대문 안의 매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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