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근로시간 단축 관련 법안이 통과된 후, 2018년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개정법이 시행됐지만, 고용노동부에는 계도기간을 설정해 장시간 근로 관련 근로감독을 시행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상 계도기간이 끝난 지금, 장시간 근로에 대한 본격적인 근로감독이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장시간 근로감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것인지, 그리고 점검 포인트는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기업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법 개정 전에 있었던 장시간 근로감독 사례를 바탕으로 기업이 궁금해할 사항을 정리해 봤다.

2. 근로시간 단축 관련 근로감독 이슈

가. 근로감독을 통해 근로시간 한도 위반이 적발되면 곧바로 처벌되는가.

근로감독을 하게 되는 근로감독관은 근로감독관 집무규정(훈령 제245호, 2018.6.29.)에 따라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조치를 하게 된다. 동 규정 <별표3> 개별근로관계법 위반사항 조치기준을 보면,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할 경우 3개월 이내의 시정기간을 부여하고, 미시정 시에는 범죄인지 한다고 기재돼 있다.



또한, 동 규정 <별표3> 본문의 일반조치 기준을 보면, "조치기준란에 기재된 시정기간 내에 시정하도록 서면지시 하되, 기한 내에 시정완료하면 내사종결하고, 기한 내에 시정하지 아니하면 범죄인지 보고 후 수사에 착수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근로감독을 통해 연장근로 한도 위반이 적발된 경우에 즉시 처벌을 하는 것은 아니고, 시정할 기간을 부여한 후 시정완료되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장근로 한도 위반은 어떻게 시정할 수 있을까.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것은 이미 과거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이를 시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 아닌가?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과거 A사에 실제로 내렸던 시정지시내용은 아래와 같다.



즉 이미 지나간 것에 대해서는 시정하지 못하지만 향후에 어떻게 근로시간을 줄일 것인지 계획을 제출하도록 한 후, 실제로 시정기간 동안에 근무시간이 단축됐다는 입증을 하게 되면 시정한 것으로 보고 종결처리 한다는 것이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장시간근로 근로감독을 통해 처벌보다는 시정을 유도할 것이며, 회사가 성실히 시정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근로감독 때 법 위반 사항이 지적되더라도 곧바로 처벌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회사가 의도적으로 전혀 시정하지 않거나, 특정 직원이 회사를 상대로 고소?고발을 했을 경우에는 범죄로 인지돼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나. 일시적으로 소수 직원만 근로시간 한도를 위반하더라도 지적될 것인가.

유연근무제를 도입하지 않았다면 1년 중 1주만 위반했더라도, 전사원 중 1명만 위반했더라도 법 위반이 돼 근로감독 시 지적받을 수 있다. 하지만 특정인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과는 달리 근로감독은 고용노동청에 많은 재량이 있으므로 아무래도 일시적인 위반 사업장보다는 상시적인 위반 사업장에 대해 더 강력한 시정명령을 하게 될 것이다.

다. 근로시간 한도를 초과하더라도 연장근무수당만 모두 지급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근로시간 한도(근로기준법 제53조) 위반과 연장근무수당(근로기준법 제56조) 미지급은 별개의 법 위반이다. 이에 연장근로수당을 모두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근로시간 한도 위반 자체로 근로감독 시 시정명령을 받게 된다.

라. 근로시간을 측정?기록해두지 않으면 자료가 없으므로 근로감독을 받더라도 지적받지 않는 것 아닌가.

고용노동부 광역근로감독과에는 디지털증거분석팀이 배치돼 가동되고 있다. 이에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출퇴근 자료를 관리하지 않더라도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을 통해 근로시간이 드러날 수 있다. 실제로 게임업체 B사 등에 대해서 디지털포렌식 기법을 활용해 1년간 건물 출입 기록, 시스템 접속 기록, 컴퓨터 사용 기록, 야근 교통비 및 식대 지급 내역 등을 전수 조사함으로써 근로시간을 밝혀낸 실적이 있으며, 이후 디지털분석팀을 통한 근로감독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매월 근로시간을 기재하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제48조 위반으로 지적이 될 수도 있다. 과거에 A사에 실제로 내려졌던 시정지시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많은 기업이 간과하고 있지만, 임금대장에는 연장근로, 야간근로 또는 휴일근로를 시킨 경우에는 그 시간수를 기재하도록 규정돼 있고(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7조 ①항 8호), 실제로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별지 제17호 임금대장 서식을 보면, 매월 연장?야간?휴일근로시간수를 적도록 돼 있다. 이 내용이 기재된 임금대장을 보존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과태료가 부과될 수도 있다.

마. 근로감독 시, 주중에 유급휴가를 사용한 것도 근로시간으로 간주하는가.

연장근로시간 한도 위반은 실근로시간을 기준으로 1일 8시간을 초과했거나 1주 40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시간이 12시간 한도를 초과한 경우에 해당된다(유연근무시간제를 도입했을 경우에는 단위기간 혹은 정산기간을 평균해 1주 40시간을 초과한 경우). 이에 주중에 유급휴일이나 유급휴가가 있어 근무를 하지 않았다면, 유급이므로 급여는 해당 유급 시간분 만큼 지급돼야 하지만, 근로시간 한도 위반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 근로시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참고로 주중 1일의 휴일이나 휴가를 사용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4일간 32시간만 근무한 상황에서 소정근로 의무가 없는 토요일에 출근하여 8시간을 근무했다고 하더라도 주당 40시간을 초과한 시간은 없으므로 토요일에 근무한 8시간이 법정 연장근무시간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바. 근로감독 시, 지문인식기 등 타임레코드상 회사에 체류해 있는 시간을 모두 근로시간으로 보게 되는가.

회사에 체류해 있는 모든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볼 수는 없다. 예컨대 개인적 습관으로 매일 일찍 출근해 자기 계발을 하는 직원의 경우 그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며, 특별히 조기 출근을 지시받지 않는 한 시업 시각부터 근로시간으로 산정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시업 시각부터 종업시각까지의 시간 중에서 사전에 명시된 휴게시간이 아닌 자투리 시간에 근무를 하지 않고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동료와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고 오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시간에서 제외하는 것은 인정되기 어렵다. 소위 비근로시간이라는 개념은 근로기준법에 없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에는 휴게시간과 대기시간의 개념만 있을 뿐인데, 근로시간에서 제외되는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미리 작업개시 전에 휴게시간을 명백히 구분할 수 있는 상황에 있고, 그 시간 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벗어나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함(근기 01254-12495, 1987-08-05)을 요건으로 한다. 이에 현실적으로 작업은 하고 있지 않지만 (중략) 사용자로부터 언제 취로 요구가 있을지 불명한 상태에 있는 대기시간은 (중략)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할 것(법무 811-28682, 1980-05-15)이므로 사전에 계획된 휴게가 아니라 커피, 화장실, 담배 등의 용무를 10분~20분 정도 불규칙적으로 본 후 사후적으로 근로시간에서 배제하는 것은 인정되기 어렵다. 다만 사내 운동시설을 이용하는 것과 같이 30분 이상 계획적으로 업무에서 이탈하는 경우에는 근무시간에서 제외할 수도 있을 것이므로 사전에 회사 시스템을 통해 신청하도록 함으로써, 증빙자료를 남겨 근로감독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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