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문하는 회사들로부터 근로계약서에 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최근 근로자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져 근로계약서 미교부에 대한 신고가 늘어나고, 고용노동부 또한 근로감독 시에 근로계약서 작성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있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근로계약서에 관한 문제는 어려워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검색창에 표준근로계약서를 입력하면 표준 근로계약서 5종이 게시되어 있고, 이 표준근로계약서 대로만 작성하면 된다. 고용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는 근로기준법 등에서 요구하는 근로계약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여 작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대로만 기입하면 근로계약서 작성에 대해 더 고민할 필요는 없다.

몇 가지 첨언한다면, 먼저 근로기준법은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고 교부하라고 규정하고 있지 근로계약서를 명시?교부하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근로조건을 명시하는 서면을 실무상 근로계약서로 하는 것뿐이다. 따라서 반드시 근로계약서가 아니라도 서면으로 근로조건을 명시하고 교부하였다면 근로기준법 위반이 아닌 것이다. 즉 근로계약서와 같이 근로자가 서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서면으로 근로조건을 명시하고 교부하였다면 근로기준법 위반이 아닌 것이다.

둘째, 근로계약 성립과 근로계약서 작성은 별개라는 것이다. 우리 민법에서는 계약 성립에 서면을 요구하지 않고 근로기준법에서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라고 요구하지 않고 근로조건을 명시 및 교부하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구두에 의한 근로계약 체결도 인정되는 것이다. 예들 들어 회사에서 입사지원자에 대하여 전형 절차를 모두 마치고 2020. 2. 3. 최종합격 통보를 하고 2020. 3. 2.부터 출근하도록 한 경우, 근로계약 성립일은 2020. 2. 03일이다.(대법원 판례의 입장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2020. 2. 03.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교부하여야 하나 실무상으로 2020. 3. 02. 출근 전까지 작성·교부하여도 문제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에서 근로조건 서면명시·교부 의무는 근로계약과 동시에 혹은 즉시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근로계약 성립일이 2020. 2. 03. 이므로 출근 전에 합격취소는 해고가 된다.

셋째,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 단서에서는 근로계약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근로조건 서면명시·교부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따라서 최저임금 등 매년 변경되는 임금의 경우에 매번 근로계약서를 변경하여 교부하여야 한다. 이러한 불편을 줄이기 위하여 임금 부분을 별도로 하여 연봉계약서 등을 작성하여 교부하여도 근로기준법 위반의 소지는 없다. 다만 연봉계약서에 기재된 기간은 임금지급의 기간이지 근로계약의 기간이 아니란 점이다.

넷째, 전자문서에 의한 전자근로계약서도 유효하다. 이 경우는 사내에 정보처리시스템이 갖추어져 있고, 전자서명을 하고 읽기 전용프로그램으로 저장되어야 하며, 수정하면 상대방이 확인할 수 있는 장치(DRM 등)가 마련되어야 한다.

위와 같이 근로계약서 작성에 관하여 간단히 정리하여 보았다. 전술한 바와 같이 최근에 근로자들이 사용자에게 불만이 있을 경우 근로계약서 미교부로 인한 신고가 증가하고 있고, 약식기소 되는 벌금액도 상향되고 있는 추세이다. 근로시작 전에 고용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대로 빠짐없이 기재하고 교부하는 것이 노무관리의 시작일 것이다.



법률사무소 인성 대표변호사, 노동법박사 조 일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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