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과 노무관리

세계보건기구가(WHO) 코로나19로 인해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 팬대믹(pandemic)을 선포하였다. 이로 인한 많은 인명이 피해를 입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 한 상태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감염자들이 격리되고 사업장이 폐쇄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 개별기업 차원에서의 노무대책에 대해 살펴본다.

흔히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인한 유행병을 전염병이라고 하는데, 법률에서는 전염병이란 용어는 가축전염병을 말하는 것이고, 사람 사이에 유행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은 감염병이라고 하며, 이에 관한 법률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이다.
현재 코로나19는 감염병예방법 상 제1급감염병에 지정되어 있다. 감염병예방법에 의해 보건복지부장관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감염병방역이나 예방을 위하여 시설폐쇄를 명할 수 있고, 감염병환자나 감염병의심자, 감염병환자와 접촉자등에 대하여 입원이나 격리조치를 할 수 있다.

먼저, 회사가 소재한 건물이 정부에 의하여 폐쇄조치된 경우를 살펴본다.
이러한 경우 회사로서는 일시적인 휴업이 불가피한데,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는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휴업할 경우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의 명령에 의하여 폐쇄조치된 경우 회사의 귀책사유가 없다고 보아야 하므로 휴업수당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감염병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어 정부의 명령없이 자발적으로 휴업을 하는 경우에도 사용자의 귀책사유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회사의 근로자 다수가 감염병으로 인해 격리조치 되어 회사가 정상적인 운영을 할 수 없어 휴업을 하는 경우에도 사용자의 귀책사유가 없다고 보아 휴업수당 지급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매출감소나 부품중단으로 인한 휴업의 경우에는 사업주의 세력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귀책사유가 인정되어 휴업수당을 지급하여야 할 것이다

근로자가 감염병으로 인해 격리되거나 입원한 경우
감염병예방법 제41조의2에서는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연차유급휴가 이외의 유급휴가를 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유급휴가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할 수 없으며 감염병으로 인한 유급휴가 기간 중에는 해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사업주는 보건복지부에 유급휴가를 위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데, 정부로부터 유급휴가 비용을 지원받은 경우에는 반드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현재 정부 유급휴가 비용지원은 국민연금공단에서 대행하고 있다).

만일 사업주가 정부에 유급휴가 비용지원을 받지 않고 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않은 경우, 유급휴가 부여는 의무가 아니므로 근로자가 감염병으로 입원하거나 격리되어 출근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결근이 된다.

법률규정과 별도로 정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유급휴직이나 유급휴업의 경우에 고용유지지원금 등 여러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만족할 만한 지원이 아닐 수도 있으나 이러한 때 일수록 노사상생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다. 즐거움의 끝도 있지만 고통의 끝도 있다는 옛말이 있듯이 이 어려운 상황도 종식될 것이다. 다만 조속히 끝나기를 기원해 본다.


법률사무소 인성 대표변호사, 노동법박사 조 일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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