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국내 경기가 침체기에 진입했다. 부품 조달이 적시에 되지 않은 제조업체와 매출 급감에 직면한 요식업체 등 전방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경영상 위기에 직면했다. 기업에서 경영 위기에 직면했을 때 인건비 절감을 위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를 경영상 해고를 하기는 어렵다. 근로기준법 제24조는 경영상 해고(정리해고)를 할 때 4가지 요건에 부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어느 한 가지 요건이라도 충족하지 못한 경우 부당 해고가 된다. 이하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영위기에 직면한 기업에서 경영상 해고를 진행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과 쟁점 사항에 대해 논하도록 한다.
 
Ⅱ. 경영상 해고의 의의
 
경영상 해고라 함은 경제적-산업 구조적-기술적 성격에 기인한 기업 합리화 계획에 따라 근로자의 인원수를 줄이거나 인원 구성을 조정하기 위해 실시하는 해고를 의미한다. 경영상 해고의 정당성 판단을 위한 4가지 요건은 근로기준법 제24조에 규정돼 있는데, 경영상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는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Ⅲ. 경영상 해고의 정당성
 
상술한 바와 같이 경영상 해고가 정당하기 위해서는 후술할 4가지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1.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해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에 따라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인수-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 과거 대법원에서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은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으면 기업이 도산할 정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작업형태 변경, 신기술 도입, 기술혁신에 따라 생기는 산업의 구조적 변화 등 객관적으로 인원삭감의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해 그 사유를 넓게 인정하고 있는 추세다(대법91다8647, 1991.12.10.).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거나 부품 조달의 어려움이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기업마다 개별적-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 그 판단에 있어 획일적인 기준이 존재하진 않지만 (고용유지지원금의 지급요건에서 추론할 때) 통상적으로 전년도-전분기 대비 매출이 30% 이상 급감하고 그 회복이 어렵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2. 해고 회피 노력
 
근로기준법 제24조 제2항에 따라 사용자는 경영상 해고하기 전에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은 경영방침의 개선-변경이나 경영진의 교체 및 작업방식의 과학화-합리화 등을 통한 경영합리화 방법, 전직(배치전환) 등 노동력 이동 방법, 신규채용 중지, 일시휴직ㆍ퇴직 장려 및 희망퇴직자 모집, 근로시간 단축, 단축조업, 임금의 동결-삭감-반납, 복리후생비 축소 등 경비 절약을 위한 재정적 조치 등을 의미한다.
 
해고 회피 노력의 방법과 정도의 판단기준은 획일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경영상 해고를 실시해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해석된다(대법2003두11339, 2004.1.15.).
 
3. 해고대상자 선정의 합리성 및 공정성
 
근로기준법 제24조 제2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 이 경우 남녀의 성을 이유로 한 차별이 금지된다. 만약 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이 단체협약-취업규칙 등에 정해져 있으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한 그 기준에 따르면 되고, 정해져 있지 않다면 해고 시점에서 사용자가 합리적이고 공정한 원칙을 정해 이에 따라 해고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

단, 선정 기준이 주관적이거나 추상적인 경우 합리성과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따라서 선정기준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구체적 기준으로 근로자의 생활보호 측면(연령, 근속기간, 가족부양 여부, 재산 정도, 다른 가족의 소득, 근로자의 건강상태, 산업재해 등 재고용 가능성 측면)과 기업이익 측면(근무성적, 상벌관계, 경력, 숙련도, 전직 가능성, 임시직 등 기업에 공헌도)을 적절히 조화할 수 있도록 정해야 한다.
 
판례에 따르면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은 획일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해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등에 따라 달라지며, 사용자가 해고 기준에 관해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한 사정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 판단에 참작된다(대법2001다2010, 2002.7.9.).
 
4. 근로자 대표와의 성실한 협의
 
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에 따라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 기준 등에 관해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 대표에게 해고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해야 한다. 근로자 대표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의미한다. 근로자 대표가 사업장에 없다면 먼저 근로자 대표를 선출하고, 선출된 근로자 대표와 성실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해고를 하더라도 해고일로부터 50일 전까지 통보해야 함에 주의해야 한다.
 
Ⅳ.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해고 시 주의사항
 
경영상 해고를 할 경우 상술한 4가지의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해고의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이 어려워진 기업은 그 필요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문제는 나머지 3가지 요건들이다. 필자가 경험한 상담 사례에서 보면, 많은 기업이 해고일 이전 50일 동안 근로자 대표와 협의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반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현금 유동성이 급격히 하락해 당장의 인건비를 지급할 여력이 되지 않는 중소기업도 많은데, 50일의 기간이 부담된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근로자 대표와 성실한 협의를 거치지 않으면 부당 해고가 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해고의 경우에도 해고하기 이전 50일 전까지 근로자 대표에게 통보를 하고 성실한 협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또한, 해고를 회피하려는 노력-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대상자 선정 과정을 통해 직면한 경영위기 상황에서 부당해고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인원감축 규모가 전사적인 경우(통상적으로 30% 이상)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규정에 따라 경영상 해고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대로 인원감축 규모가 국지적인 경우 감원 예정자에게 개별적으로 퇴직위로금 등을 지급하고 사직을 권고하는 방식이 활용됨을 부언한다.
 
Ⅴ. 결론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회사에서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경영상 어려움에 대해 감원 등 고용조정을 하지 않고 휴업수당을 지급하는 기업에 휴업수당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 제도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에도 부득이하게 경영상 해고를 할 수밖에 없는 기업은 근로기준법 제24조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 경영상 해고를 해야 한다.
만약 경영상 해고에 대해 근로자가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고 부당한 해고로 판정되는 경우 해고 기간의 임금 상당액을 모두 지급해야 하며, 근로자의 의사에 따라 원직에 복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기업에서는 어려운 경영 상황 때문에 인원감축을 했는데,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인정될 경우 이전보다 더 큰 부담을 질 수 있기 때다. 경영상 해고 결정은 심사숙고가 필요하며 투명하고 신속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