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감독 아닌 교육 개념 -- 그나마 늦춰질 가능성 높아
 
고용부 측은 노무관리 지도의 법적 성격은 행정지도로 강제성이 없어, 근로감독과는 엄연히 구분되는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중부청의 한 근로감독관은 "원래 근로조건 자율개선 사업이라고 공인노무사를 통해 사업장 노무관리 상태를 점검 받는 제도가 있었는데, 거기에 하나 더 끼워 넣은 개념"이라며 "감독 개념이 아니라 감독관이 직접 나가서 알려주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위반 사항 적발 시 바로 근로감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건 아니냐는 질문에는 "자율개선 사업으로 공인노무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더 주게 되며, 이 과정을 통해 개선하겠다는 의사만 정확하게 표현하면 점검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근로감독관도 "바로 근로감독으로 이어지는 전단계는 아니고 교육 차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5월부터 사업장에 통지가 가기 시작한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올해 초부터 사업장 자가진단표를 배부하면서 노무관리 자가 진단을 독려한 바 있다. 원래 고용부는 2020년에 1만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노무관리 지도를 실시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노무관리 지도가 연기됐고, 사태가 다소 잠잠해진 5월 들어서야 지도 착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마저도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지방고용청의 한 특별근로감독관은 "노무관리 지도를 위한 사업장 방문도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19가 잠잠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5월에 통지를 하고 6월에 조금씩 사업장을 방문해 지도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지만, 이태원발 코로나19 재확산 이슈로 지도 방문조차도 기약이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이 근로감독관은 "원래 교육과학기술부 등과도 (지도 방문 일정 등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중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만큼 당연히 근로감독 정상화도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중부지청의 근로감독관은 "코로나19 때문에 근로감독 조차도 계속 밀리고 있어 파견인허가나 청원이 들어오는 근로감독도 다 못나가고 조금씩만 나가는 상황"이라며 "근로감독이 언제 정상화될지는 기약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근로감독관도 "언론에 이슈화 된 불법파견 사건 등에는 지금도 근로감독을 나가고 있지만, 물량을 확대하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지청 관계자도 "사업장 지도를 위해서는 사업장을 선정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선정작업도 현재로서는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상당수 인력이 고용유지지원금, 특고지원 등 부가 사업에 배치된 상황이라 인력이 부족해 근로감독관들도 근로감독은 물론 노무관리 지도 물량을 50% 이하로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 사업주는 "이런 상황에서 근로감독은 물론이고, 행정지도라고 해도 근로감독관이 나오는 상황 자체가 부담스럽다"며 "재택, 언택 등이 화두인데 근로감독관이 사업장 방문하면 시선이 곱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