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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예술단 실무접촉…남북 합동 오케스트라 가능할까

뉴시스  기사입력 2018.01.14 08:57

15일 예술단 실무접촉…남북 합동 오케스트라 가능할까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남북이 오는 15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계기 예술단 파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실무접촉을 개최한다.

북한은 이날 대표단 단장으로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을 내세웠다. 실무협의를 담당할 대표로는 윤범주 관현악단 지휘자, 현송월 관현악단 단장, 김순호 관현악단 행정부단장이 참석한다. 이에 따라 남북 합동 오케스트라 공연이 성사될 지 주목된다.

우리 정부 역시 당일 대표단을 예술단 파견 접촉과 관련 실무를 담당할 수 있는 격(格)에 맞춘 대표단을 구성했다. 수석대표로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을 내세웠다. 이원철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대표이사, 정치용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예술감독, 한종욱 통일부 과장이 대표단에 참여한다.

◇16년 만에 남북 합동공연 성사될까?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시간이 촉박한 만큼 남북이 함께 하는 합동공연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선수단과 대표단의 규모, 이동경로와 숙소 등 중요 사안에 대한 의견을 본격적으로 나누기 전에 비교적 덜 민감한 문화예술 분야를 먼저 다루면서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케스트라 합동 공연에는 꽤 오랜 시간의 기술적인 조율이 필요한 부분도 먼저 의제로 오르는데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남북 합동 오케스트라와 관련 결정된 사안이 없다. 15일에 나눈 의견이 기반이 돼 남북 오케스트라 성사의 가능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북측 대표단의 윤 지휘자는 은하수관현악단의 지휘자로 알려졌다. 은하수관현악단은 2012년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지휘로 프랑스 파리에서 라디오프랑스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합동 연주를 하기도 했다.

최근 남북 오케스트라가 합동공연한 사례는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0년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이 서울에서 KBS교향악단과 합동공연을 했다. 2002년 KBS교향악단이 답방 형식으로 평양에서 또 합동 연주회를 열었다.

만약 합동 공연이 성사되면 남한에서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외에 다양한 교향악단에서 일정 단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문체부는 KBS교향악단과 서울시향에 2월 일정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공연이 아닌 다른 형식의 공연 가능성도

북한에서 통용되는 관현악단이 세계에서 통용되는 관현악단과 다른 의미일 수 있다. 순수 클래식음악 형태의 공연이 아닌, 다른 장르의 악기가 함께 하는 형태 등이다.

실제 은하수관현악단은 2012년 정명훈이 지휘한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과 합동 공연에서 서양악기와 함께 전통악기와 서양악기를 사용해 관현악곡을 연주한 바 있다.

더구나 이번 북측 대표단에는 현송월 관현악단 단장이 포함됐다. 그녀는 지난 2013년 5월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은 현 단장은 모란봉악단 단장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단원 대부분인 북한의 명문 금성학원 출신인 모란봉악단은 최근 '북한판 소녀시대'로 통하며 인터넷에서도 화제를 모은 북한 걸그룹이다. 지난 2012년 창단 공연 당시 반짝이는 의상과 미니스커트를 입고, 전자악기를 활용한 음악을 선보이는 등 기존 북한 예술단체에 대한 편견을 깨는 파격으로 주목 받았다.

특히 영화 '록키'의 주제곡을 연주하고, 미키마우스와 백설공주 같은 미국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출연시키기도 했다. 2015년 12월 무산됐기는 했지만 중국 베이징 공연 당시 암표가 거래될 정도였다.

애초 모란봉악단의 단독 방문 공연도 예상됐었다. 대중성과 화제성이 큰 만큼 이들의 참여 여부 역시 합동공연에 변수다. 김정은 위원장이 친히 이름을 지은 만큼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동을 해왔다. 모란봉악단의 공연이 성사되면 이에 대한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예술단의 단독 공연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0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조선국립교향악단의 공연은 매진을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물꼬를 트는 역할, 향후 남북 문화예술 교류가 중요

문화예술계는 이번 남북 합동 오케스트라 공연이 어떤 형태로 진행되든지 '단발의 이벤트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북한이 핵실험을 거듭하면서 남북 문화 교류는 경색됐다. 지난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고 한 달 뒤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하면서, 그나마 유지되던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사업과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도 중단됐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한 북한 예술단의 공연이 남북 문화예술의 교류에 물꼬를 틀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남북문화교류협력 특별전담반(TF)'을 구성했다. 평창올림픽 진행과 별개로 남북 문화교류의 폭을 넓히고자 가동됐다.

김현모 문체부 정책기획관은 "당장은 평창올림픽에 집중하지만, 올림픽 이후 교류를 내다보고 구성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건 없다. 남북 협의와 정례적인 회의를 통해 안들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간 교류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2011년 방북해 북한 국립교향악단과 은하수관현악단을 직접 지휘하고 젊은 단원들에 대한 오디션을 진행하기도 정명훈처럼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예술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독려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는 것이다.

2008년 평양 동평양극장에서 지휘자 로린 마젤이 조선국립교향악단을 지휘하고 뉴욕 필하모닉과 조선국립교향악단 단원들이 함께 실내악 연주를 하면서 평화를 위한 큰 울림을 냈지만 남한의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북한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무대에 대한 갈망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문화예술 교류는 정부가 큰 그림을 그리고 민간이 적극 나설 수 있어 정치적인 부담도 덜 수 있다"면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한국의 대중음악이 북한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문화 교류는 자연스럽게 남북한 사람들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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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이재훈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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