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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터마이어 "악의 화신 리처드 3세? 오락적 사악한 광대!"

뉴시스  기사입력 2018.06.14 14:39

오스터마이어 "악의 화신 리처드 3세? 오락적 사악한 광대!"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요크 가문의 마지막 왕인 리처드 3세(1452~1485)는 '꼽추왕'으로 통했다. 뒤틀린 몸으로태어난 그는 뛰어난 언변과 권모술수, 유머감각, 리더십으로 경쟁구도의 친족과 가신들을 모두 숙청하고 권력의 중심에 선 희대의 인물이다.

1455~1485년 랭커스터 가문과 요크 가문이 왕권을 놓고 벌인 영국의 내란 '장미전쟁'의 북새통에서 왕위에 올랐다. 1483년 조카인 에드워드 5세를 런던탑에 가둬 죽인 후 즉위했으나 2년 만에 헨리 백작에게 패해 요크 왕조의 마지막 왕이 됐다.

리처드 3세의 드라마틱한 인생과 입체적인 성격은 영국 문호 셰익스피어를 비롯한 숱한 작가와 예술 장르에 영감을 줬다. 주로 사이코틱한 성격이 강조돼 왔다. 승자의 시각으로 기록된 역사에서 패배자인 리처드 3세에게 덧씌워진 악한 이미지라는 의견이 최근 학계에서 나오기도 했다.

'전통을 뒤흔드는 파격의 연출가'로 불리는 독일 베를린 샤우뷔네 극장 토마스 오스터마이어(50) 예술감독이 해석하는 리처드 3세는 좀 더 입체적이다. 그와 그가 이끄는 샤우뷔네 극장이 14~17일 LG아트센터에 올리는 '리처드 3세'는 셰익스피어가 창조해낸 가장 야심차고 매력적인 악의 화신 '리처드 3세'에 입체성을 부여한다.

오스터마이어 연출은 14일 LG아트센터에서 "많은 사람들이 리처드 3세를 '악의 화신'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독재자'로 그리는데, 나는 '엔터테인먼트적인 면모'를 갖고 있는 '사악한 광대' 같은 모습으로 비춰지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배우 라르스 아이딩어가 연기하는 이번 리처드 3세는 간교함과 악랄함으로 무장한 채 주변인물들을 조종하고 모략한다. 리처드 3세가 아니어도, 인간이라면 한번쯤 저지르고 싶은 악행일 수도 있다.

오스터마이어 연출은 "리처드 3세의 사악한 면모에 관객들이 유혹당하면서 그의 공범자가 되기를 바랐다"고 털어놓았다. "동시에 관객들이 리처드 3세의 사악함을 스스로에서 찾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런 새로운 잠재력과 가능성을 찾게 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권력의 횡포라는 점에서 리처드 3세에게서 도널드 트럼프(72) 미국 대통령의 모습을 보려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오스터마이어 "누군가는 현 세계는 포퓰리스트 지도자가 장악하고 있는 험악한 사회라 말할지 모르지만 그건 진실의 일부"라며 정치적으로 한정된 해석을 경계했다. "단순히 독재자가 어떻게 권력을 쟁취했는가를 고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최선과 최악의 행동을 할 수 있는 인물의 내면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네 번째 작품을 선보이는 오스터마이어는 매번 크게 주목 받았다. 2016년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그의 대표작 '민중의 적'도 마찬가지였다.

'민중의 적'은 1882년 노르웨이 극작가 입센이 발표한 사회문제극이다. 젊은 아내와 갓난 아이를 둔 스토크만 박사가 마을의 온천수가 근처 공장 폐수에 의해 오염된 사실을 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오스터마이어는 관객이 단지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닌, 불꽃 튀는 토론의 장으로 뛰어들게 만들었다.

대중을 선동하기 위한 작품이 아닌, 이런 연극적 경험을 통해 현실에서 '노(No)'를 외칠 수 있는 용기'를 부여했다. 오스터마이어가 생각하는 연극적 경험이 관객의 일상과 내면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민중의 적'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연하면서 각 나라의 민주주의 현황을 알아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면서 "관객들이 목소리를 높여서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자신이 사는 세계에 대해 꼼꼼히 질문하는 시간이었다"고 봤다.

"어떻게 진실이 권력과 경제에 잠식당하는가에 대해 생각하는 작품이었다. 관객들이 주변의 사회를 돌아볼 수 있는 연결고리를 유도한 것이다. 우리 극장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세계 곳곳에서 공연한 모습을 짧은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세계의 정치적인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

'유럽 실험연극의 산실'로 불리는 샤우뷔네 극장은 오스터마이어 연출이 19년 간 이끄는 동안 역동적으로 변했다. 특히 50~70대 관객층이 20~30대 관객층으로 완전히 탈바꿈됐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극장은 유일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추할 수 있는 3차원적인 공간입니다. 포토샵 등 컴퓨터의 개입 없이 진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죠. 한국 공연의 관객층 역시 젊은데 반갑고 즐거운 현상이에요."

이번 '리처드 3세'의 번역과 각색은 독일의 극작가 마리우스 폰 마이엔부르크가 맡았다. 영어의 운문을 산문적인 독일어 대사로 바꿨다. 오스터마이어 연출은 반원형의 무대를 세우고 이를 꽃가루와 흙먼지가 흩날리는 무채색의 황량함으로 채웠다. 핏빛 살육과 검은 모략의 현장을 더욱 강렬하게 부각시켰다. 독일어로 공연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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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이재훈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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