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최근 주휴수당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뜨겁다. 특히 실근로시간 단축과 더불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영세 소상공인 등에게 작지 않은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국회 및 학계 등에서 주휴수당 제도 관련 입법-정책적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편, 주휴수당 문제는 최저임금 이외에 통상임금과 관련한 분쟁에서도 하나의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하에서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주휴일 및 주휴수당과 관련한 내용을 간략히 살핀 후, 판례를 중심으로 주휴수당과 통상임금 산정 문제를 검토해보도록 한다.

주휴일과 주휴수당

가. 주휴제의 원칙과 주휴일의 의의

일반적으로 휴일제도는 계속된 노무 제공으로 인한 근로자의 피로회복과 노동력 보호, 나아가 여가 이용을 통한 사회적-문화적 생활 향상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서, 오늘날 1주일(7일) 중 1일의 휴일을 갖는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원칙이라 할 수 있다. 주휴제의 연혁은 기독교의 안식일(일요일) 관습에서 유래됐는데, ILO 협약에 의해 공업적 기업(제14호, 1921년), 상업 및 사무실 근로(제106호, 1957년)에 대한 주휴제가 채택됨으로써, 1주일(7일)의 기간 중 적어도 한번은 계속된 24시간의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이 확립됐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55조(휴일) 제1항에서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주휴일을 보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규율은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1953년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주휴일은 근로기준법에 의해 부여되는 법정휴일로서 노사 간 합의 등에 의해 임의로 설정되는 약정휴일과 구별된다. 그리고 유급휴일이라는 점에서 수당의 지급 없는 무급휴일과도 다르다.

주휴일은 근로기준법에 의한 적용제외 근로자(제63조) 및 초단시간 근로자(제18조 제3항)가 아닌 이상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된다.

나. 주휴수당의 의의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에게 1주일에 1회 이상의 휴일을 보장하고,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근로자에게는 8시간 기준의 임금에 해당하는 수당을 추가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동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 참고), 이 수당을 가리켜 주휴수당이라 한다. 즉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도록 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1주일 중 1일은 근로자가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않아도 당연히 1일의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해 그에 대한 기본임금을 지급한다. 이러한 유급휴일을 주휴일이라고 부르며, 이 주휴일에 대한 임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이 주휴수당이다. 현행 주휴수당은 1주간 소정근로일의 개근을 주휴일의 부여요건으로 설정하고, 이를 유급으로 보장하고 있다는 점에 그 특징이 있으며, 이것은 근로자의 열악한 근로조건(임금)을 개선하는 동시에 성실근로를 유도-보상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입법례는 비교법적으로 볼 때, ILO 협약 및 EU 입법지침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으며, 멕시코, 브라질, 터키 등 일부 국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휴수당과 통상임금 문제

가. 문제의 소재

주휴수당이 통상임금과 관련해 문제 된 경우는 크게 2가지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으로서 주휴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 된 바 있으며, 그리고 월 통상수당에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이 포함돼 있는지, 다시 말해 정기상여금 등을 포함한 통상임금 재산정 시 주휴수당에 대한 차액 청구가 가능한 것인지 여부에 관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항을 각각 나눠 검토해보도록 한다.

나. 주휴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

주휴수당이 통상임금 산정범위에 속하는 임금인지 여부는 통상임금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하는 통상임금의 개념요소와 직접 연관된 문제다. 통상임금 관련 분쟁에서 나타나다시피, 현행 근로기준법은 통상임금에 관한 규정들을 두고 있으나, 무엇이 통상임금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한편, 판례는 근로기준법 시행령상의 통상임금 정의 규정을 전제로 하면서도 통상임금을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근로인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라고 일관되게 정의하고 있다. 즉 판례가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근로기준법은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도록 정하고 있을 뿐이지, 1주일의 소정근로일수에 개근해야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의 위임 없이 동법 시행령으로 그 요건을 규정한 것은 법률의 위임 없이 근로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고, 이러한 시행령은 무효라는 견해가 있다. 동 견해에 따르면, 근로기준법 시행령이 무효이기 때문에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이 규정한 대로 1주일에 1회 이상 유급휴일의 임금으로 근로자에게 지급돼야 하는 것이므로, 이때에 지급하는 주휴일 임금(주휴수당)은 판례가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제시하고 있는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에 해당하는 것이고 통상임금에 포함된다.

하지만, 판례는 일찍부터 주휴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즉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주휴수당)은 원래 소정근로일수를 개근한 근로자에 대하여만 지급되는 것으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이라고 할 수 없어 통상임금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이다.

생각건대, 근로기준법 시행령의 효력을 두고 대법원은 일찍이 모법에 반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구 근로기준법에 따른 월차휴가의 부여에 대해서도 개근이 필요했었는데, 대법원은 이러한 시행령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의 규정을 위반한 것이거나 그 입법 취지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지 않은 점에 비춰 볼 때, 동 시행령의 무효를 전제로 한 견해에는 쉽게 수긍할 수 없다. 물론 차제에는 시행령 규정을 모법에 옮기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그리고 주휴수당 역시 근로기준법상 수당으로서 근로자가 주휴일에 실제로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근무를 한 것으로 간주해 지급되는 임금이므로, 그 성질상 통상임금을 기초로 해서 산정할 수당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주휴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것은 그 성질상, 논리상 그리고 통상임금 법리상 타당하지 않다.

다. 월 통상수당에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이 포함돼 있는지 여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해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줘야 하고, 이때 유급휴일이라 함은 소정 근로일수를 개근한 자에 대해 부여하는 휴일을 의미할 것이다. 다만, 주휴일에 유급으로 지급되는 임금, 즉 주휴수당의 실체와 산정기준에 대해 근로기준법은 아무런 규정을 마련해놓지 않은 관계로 해석 및 논란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근로자에게 임금을 월급으로 지급할 경우 그 월급에는 구 근로기준법 제45조 소정의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주휴수당)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시급제 사원이 기본 시급과 함께 매월 고정수당을 월급의 형태로 지급받는 경우, 그 고정수당 중에는 구 근로기준법 제45조 소정의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의 성격을 갖는 부분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 하므로, 통상임금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주휴수당)을 공제해야 한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요약해보자면, 월급제로 지급되는 월급 또는 월급 형태로 지급되는 고정수당에는 주휴수당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며, 이때 시급제, 일급제, 월급제 사원의 여부는 개의치 않는다.

이러한 판단의 기초에는 월급근로자의 경우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주휴일의 임금(주휴수당)은 당연히 월급에 포함돼 있다는 노동실무를 비롯해, 종래의 재판실무상 일반적으로 월급제로 지급되는 임금 속에는 주휴일에 대해 유급으로 당연히 지급되는 임금(주휴수당)이 포함돼 있으므로, 통상임금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월급제 임금에서 주휴수당분을 제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월급 - 주휴수당) ÷ 월소정근로시간수].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특정한 달의 주휴수당은 당해 월의 월급 금액으로 정해진 통상임금에서 산정된 일급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출되는 것이므로 이를 통상임금 계산에 포함시키면, 논리적으로 순환론에 빠져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월급 ÷ (월소정근로시간수+주휴수당에 해당하는 유급처리시간)" 이라는 계산식이 도출된다.

물론 이러한 결론은 다소 의제적이지 않나 하는 의문도 있다. 본래 주휴수당은 1주일을 개근한 자에게 추가로 지급되는 유급휴일수당이므로, 월급과는 상관없이 매 1주일을 개근했는지 여부에 따라 추가로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원칙대로 하게 될 경우 사용자는 월급 이외에 주휴수당을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과 통상 월급이라 하면 1달 동안 지급받을 수 있는 급여의 총액이라는 인식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월급의 형태로 지급되는 임금이나 수당에는 주휴수당이 포함돼 있다는 관행을 인정해 추가적인 주휴수당의 지급을 방지하고자 한 것으로, 이는 이론적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정책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라. 주휴수당 청구 관련 판결 및 검토

최근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이 인정돼 통상임금을 재산정할 경우 주휴수당에 대한 차액 청구가 가능한 지 여부가 문제 된 사례들이 적잖이 발생하고 있다. 이때 정기상여금도 이상에서 살펴본 고정수당에 해당할 수 있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통상 월급 이라 함은 기본급과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수당을 합한 고정적인 임금과 그밖에 가산임금 등 비고정적 임금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서, 그 중 고정적인 임금부분은 그것이 기본급의 명목으로 지급되건 아니면, 수당의 명목으로 지급되건 그 본질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통상임금성이 인정된 정기상여금(월 단위기준이든 격월제이든 간에)은 정기성과 일률성을 충족하므로 고정적인 임금에 해당하며, 이것은 고정수당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관련해, 다수의 하급심 판결에서는 상여금을 비롯한 고정수당에 주휴수당이 포함돼 있으므로 주휴수당 차액청구를 부정한 바 있다. 예를 들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8 31. 선고 2014가합579273 판결에 따르면, "생산직, 기술직 원고들이 지급받은 통상임금, 기타수당뿐만 아니라 상여금에는 근로기준법 제55조의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상여금을 추가로 반영함으로써, 피고가 생산직, 기술직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주휴수당이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봤고, 대전고등법원 2016.8.18, 2014나3595 판결에서도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임금을 월급 형태로 지급하면서, 이 사건 정기상여금도 1~2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해당 월에 지급되는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월 단위로 원고들에게 지급한 각 임금 항목에 근로기준법이 정한 주휴일에 대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고, 1~2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지급한 이 사건 정기상여금에도 주휴일에 대한 유급휴일수당 부분이 이미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추가 반영한 주휴수당은 별도로 구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 밖에도 서울고등법원 2017.5.31. 선고 (춘천)2016나2135 판결, 부산고등법원 2017.11.1 5. 선고 2015나5422 판결 등에서 주휴수당 차액 지급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최근 대법원은 "시급제 또는 일급제 근로자가 기본 시급 또는 기본 일급 외에 매월 또는 1개월을 초과하는 일정 기간 마다 지급받는 고정수당 중에는 근로계약-단체협약 등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구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라 부여되는 유급휴일에 실제로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근무를 한 것으로 간주하여 지급되는 법정수당인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하면서 "매월 또는 1개월을 초과하는 일정 기간마다 지급되는 고정수당을 포함하여 새로이 산정한 시간급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주휴수당액과 이미 지급받은 주휴수당액의 차액을 청구할 수 있고, 이를 주휴수당의 중복 청구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 판결은 종래 대법원이 취해온 입장과 사뭇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그 구체적인 논거를 찾기 어렵다. 다만, 이 판결과 관련해 법리적 판단을 달리했다기보다 원고의 임금체계에 관한 사실관계 확정을 달리한 데에서 온 판결의 차이라는 견해(즉, 일급제 임금에는 월급제 임금과 달리 주휴수당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견해)가 있으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종래 대법원은 시급제, 일급제, 월급제 사원의 여부와 관계없이 월급의 형태로 지급되는 고정수당에는 주휴수당이 포함돼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만큼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판단컨대, 대법원이 제시해온 그동안의 판례에 따르면, 시급제 근로자이건, 일급제 근로자이건, 월급제 사원이건, 고정수당 자체를 (역월) 월급제로 지급받은 이상, 통상의 월급제 임금과 마찬가지로 (역월) 월급제의 고정수당에는 주휴수당이 포함돼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정기상여금 등이 월 단위로 지급될 경우 그 안에는 주휴수당 부분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별도의 주휴수당 청구가 인정될 소지가 없게 된다. 만약, 고정수당인 정기상여금을 포함해 재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주휴수당의 청구를 인정하게 될 경우, 정기상여금에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 부분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주휴수당분이 이중으로 포함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나오며

현행 근로기준법상 주휴제가 유급으로 규정돼 있음으로 인해 임금계산상 휴일에도 근로하는 것으로 간주돼, 이에 따라 통상임금 산정의 복잡성 및 불명확성 등의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등을 고려해, 지난 2007년 한국노동법학회에서는 근로기준법상 주휴수당을 원칙적으로 무급화하고, 시행령상 개근 요건을 삭제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현실적으로 여기에는 두 가지 고려해볼 사항이 있는데, 하나는 기존 근로자의 근로조건 저하를 방지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주휴수당 문제를 노사자치에 맡겨두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이제는 근로기준법의 현대화를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