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근로시간 단축,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 이후 운전기사의 근로시간 운영, 일-숙직 근로에 관한 질의가 부쩍 늘었다. 일-숙직 근로의 경우에는 모 공기업 노동조합 초청 강의를 하러 간 자리에서 쉬는 시간에 두 차례나 연이어 질문을 받았을 정도로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관심도가 특히 높은 것 같다. 또한 최근 관련 임금체불 진정사건을 수임해 진행하면서 일-숙직 근로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싶었고, 이에 관련한 고용노동부 지도지침 및 진정사례를 살펴보는 형태의 글을 작성하게 됐다.

2. 고용노동부 문건 등을 통한 일-숙직 근로 기본기 다지기

가. 고용노동부, 노동시간 단축 가이드 라인
현행법상 일-숙직 근로에 대한 정의나 직접적인 규정은 없다. 노동시간 단축 가이드 라인 안에서도 일-숙직 근로를 언급하고 있는 것은 노동시간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 및 사례를 들고 있는 아래의 내용이 전부이다.



나. 고용노동부, 일-숙직근로자에 대한 노무관리 지도지침
이러한 이유로 다소 오래된 일-숙직근로자에 대한 노무관리 지도지침 리뷰를 통해 일-숙직 근로에 대한 기본기부터 다지고 본격적인 사례검토에 들어가려 한다. 길지 않으므로 아래 원문을 게재해 보도록 하겠다.



다. 고용노동부 지도지침상 일-숙직 근로 쟁점
지침은 위와 같이 일-숙직 근로를 전형적인 일-숙직 근로와 유사 일-숙직 근로로 구분해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일-숙직 관련한 쟁점은 지침 목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숙직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냐의 문제로, 이는 근로시간 인정 여부에 따라 수당의 임금 여부, 근로기준법 제56조 상의 가산임금의 지급 여부로 연결된다. 전형적인 일-숙직 근로를 기준으로 봤을 때, 일-숙직수당은 그것이 실비변상이라고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숙직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연장-야간-휴일근로란 근로자 본래의 업무수행에 있어 기본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로하거나 야간 또는 휴일에 근로하는 것을 말하므로, 본래의 업무와 다른 일-숙직 근로는 휴일-연장-야간근로로 볼 수 없으므로 이에 따른 본래의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한 근로기준법 제56조의 수당 지급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위의 지침 내용 가운데 일-숙직 수당이 포괄 산정되었을 경우 별도의 임금 지급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부분은 추후 포괄임금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 발표 이후로 예정된 포괄임금에 대한 고용노동부 가이드 혹은 지침 내용에 따라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 사례 분석

가. 문제의 사안
외부 건물의 전기, 기계, 소방, 승강기 등의 관리, 이른바 시설관리(Facility management)를 업으로 하는 기업이 있다. 이러한 건물관리는 대개 입찰의 형태로 일을 수주하게 되고, 기존 건물에 근무하던 근로자들은 고용 승계되는 형태로 일이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근 건물, 동일한 근무를 하는 근로자들은 서로 근로조건 등을 비교해 보고, 그 결과 좀 더 열악한 근로조건, 법 위반이라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서 고용노동부에 진정하는 사건들을 최근 여러건 진행하게 됐다.

특히 이러한 외부수주 건물 시설관리의 경우 건물입주사의 업종이나 위탁사의 요구사항 등에 따라 계약 내용이 각양각색일 수밖에 없고, 이는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포함한 근로 형태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건 중 하나를 예로 들어보겠다. FM을 주로 하는 A 기업에서 근로시간 단축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되면서 기존 근무형태인 주간-주간-풀타임-비번 형태의 근무를 유지할 수가 없어서, 근무형태 개편을 통해 주간-주간-당직-비번으로 근무형태를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건물 근로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옆 건물 교대 근무자들은 주간-주간-야간-비번인데, 우리는 풀타임 근무를 당직 근무로 변경-운영해 근무시간에서 차이가 나게 되고, 이는 야간수당을 포함한 임금의 차이로 이어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진정의 주된 요지였다. 더불어 현행 당직 근무 시 언제든지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상태로 대기 중이고, 이는 엄연한 근로의 제공이므로 일-숙직이 아닌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사례 해결
동 사건은 건물입주사 업종에 따른 건물 시설관리 형태가 다르고, 이에 따른 근무형태도 다르다는 점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당직 근무 시의 업무가 전체적으로 보아 근로의 밀도가 낮은 대기성의 단속적 업무에 해당해 지침상의 일-숙직 업무에 해당함을 주장하고 이를 설득-이해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다른 위탁 건물의 경우 이러한 과정이 쉽지 않아 고용노동부 진정으로까지 이어졌는데, 이 건은 일-숙직 근무로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 야간근로로 인정하되, 시설관리업의 주요한 특성 중 하나인 용역비 내에서 인건비 문제 역시 해결해 내야 하는 문제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이슈, 이에 더해진 근로시간 단축의 문제까지를 야간 근무 중 대기시간 시 가수면 가능한 시간 등을 입증하고, 휴식시간 등의 조정을 통해 마무리했다. 실제 오갔던 질의 내용 중 참고될 만한 것을 아래에 발췌해 예시해 본다.

질의 1 당직 근무시간이 안전관리자의 주간업무 연장으로 보아 연장근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 해당 근무시간의 성격이 당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짐

일-숙직 근로는 본래 담당업무와 별개의 근로로서 근로의 내용이 사업장시설의 감시, 긴급문서 또는 전화의 수수, 기타 돌발사태 발생을 대비한 준비 등 경이한 근로를 단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말하므로, 일-숙직 근로시간은 본래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시간과 구별된다. 그리고 휴일-연장-야간근로는 근로자의 본래의 업무를 휴일 등에 근로하는 것을 말하므로, 본래의 업무와 다른 일-숙직 근로는 휴일-연장-야간근로로 볼 수 없다(근기 01254-3238, 1988.3.4).

관련해 대법원은 일-숙직 근로가 통상의 근로시간 구속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것인지, 통상의 근로 태양이 그대로 계속되는 것인지, 일-숙직 근로 중 본래의 업무에 종사하게 되는 빈도 내지 시간의 장단, 숙직 근로 시 충분한 수면시간이 보장되는지 여부 등을 충분히 심리해 일-숙직 근로의 태양이 그 내용과 질에 있어서 통상 근로의 태양과 마찬가지라고 인정된다면 일-숙직 근로를 통상의 근로로 보아 이에 대해 가산임금을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보고, 이와 달리 일-숙직 근로가 전체적으로 보아 근로의 밀도가 낮은 대기성의 단속적 업무에 해당할 경우에는 일-숙직 근로 중 실제로 업무에 종사한 시간에 한해 가산임금을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대법원 1990.12.26 선고, 93다카13465 판결).

귀 사의 경우 당직 근무 시 상황이 발생하기 전까지 대기(휴식)하게 돼 있으며,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고려할 때, 원칙적으로 본래 근로계약에서 정한 업무와 구별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숙직근무의 경우 전체적으로 보아 단속적 업무에 해당하나 숙직근무 중 실제로 통상의 업무에 종사한 시간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간에 한해 본래의 업무 연장으로 보고 연장근로에 따른 가산수당을 지급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마찬가지로 비상출동시간 등의 시간외근무수당을 포괄 산정해 근무시간과 별개로 정액의 숙직근무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때, 총 시간 외 근로시간이 주 12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한편, 일직 근무의 경우 비용 지급 관련 당직 근무지침에서 일직 근무(오전 9시~18시)는 업무 강도가 평일과 유사하다고 판단해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는 점, 순찰조의 경우 일직 근무 시 타 공사 입회요청이 다량 발생한 경우 추가로 순찰조를 편성하기도 하는 점을 고려할 때, 본래 업무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일직 근무는 근로시간 산정에 포함되고, 휴일이자 연장근로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질의 2 연장근로에 해당할 경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근로시간 단축 이슈)
→ 해당 당직수당이 실제 근로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되는 임금인지 아닌지에 따라 달라짐.

소정근로시간 변경 없이 연장근로 시간을 축소할 경우, 이는 불이익변경이 아니므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얻을 필요가 없고, 의견만 청취하면 된다. 다만, 단체협약 등에 따라 실제 연장근로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경우에는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근기68207-286, 2003.3.13, 근기68207-3235, 2002.11.16 등).

귀 사의 경우 숙직근무에 대한 대가로 2014년부터 노-사합의를 통해 정액의 수당(○○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숙직근무는 전체적으로 보아 단속적 업무에 해당해 본래 계약에서 정한 업무와 구별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실제로 특이사항 발생 시 통상의 업무에 종사한 시간이 있는 경우 그 시간에 한해 본래의 업무의 연장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현재 비상출동시간 등 시간외근무수당을 포괄해 ○○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실질적인 연장근로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한 경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근로시간 제한에 위반되지 않기 위해 숙직근무를 연장근로로 보고 연장근로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라도 종래 근로자가 숙직근무에 대한 대가로 지급받던 수당(○○만원)보다 낮은 금액을 지급받게 된다면 이는 근로조건의 불이익변경이므로 단체협약,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통상근무자에 대해 교대제 근무자로 변경할 경우, 생활 리듬 파괴 등을 고려할 때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되는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보았다(근기68207-691, 2003.6.11). 따라서 귀 사에서 근로시간 제한에 위반되지 않기 위해 교대제를 도입할 경우 근로자 과반수 동의에 따른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4. 마무리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숙직 관련한 쟁점은 근로시간으로의 인정 여부, 이에 연계한 일-숙직 수당의 임금 여부, 연장수당 등 가산임금 지급 여부의 문제이다. 일-숙직 시 수행하는 실제 업무의 실질을 파악해 근로시간 인정 여부를 판단하되, 추후 포괄임금 관련한 고용노동부의 지침 등이 나오게 되면 이에 근거한 급여 대장 내 일-숙직 수당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다시 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