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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뉴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기업실무 운영 및 대처 방향

  기사입력 2019.09.30 16:06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2019년 7월 16일 시행됐다.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직장 내 갑질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괴롭힘 금지법의 시행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상당히 뜨겁다.

이를 반영하듯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1개월 동안 고용노동부에 약 400건의 진정 건이 접수됐다. 진정 내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접수 건의 대부분이 상사의 폭언(40%)과 관련된 내용이며, 그 다음으로는 부당한 업무지시(28%), 험담-따돌림(12%) 순이었다.

실제 기업 현장의 분위기는 어떨까? 법 시행 이후 1개월이 지난 시점 대기업의 경우 내부적으로 1~2건 이상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접수돼 조사 및 검토를 하고 있거나, 사건이 접수되지 않은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사건 접수 여부에 대해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에서 사건이 접수되는 경우 이를 처리하는 과정은 대부분 접수-상담-조사-조치-모니터링 5단계의 유사한 프로세스로 운영된다. 하지만 동일한 프로세스로 운영하더라도 제도의 운용 방식에 따라 사건의 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상당하다. 이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놓치지 말아야 할 실무 유의사항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접수 채널(Channel)의 명확화 : 사건 접수 방법을 더욱 홍보하라

많은 기업에서 직원들의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고충 등의 사건 처리를 위해 다양한 소통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별도의 고충접수 담당자를 지정해 운영하거나, 인사팀장 및 임원 등을 통해 직접적인(Direct) 접수창구 또는 인트라넷의 신고 게시판을 운영하거나, 기업의 노조-노사협의회, 감사팀 등 다양한 사건 접수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직원들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어디에 이야기해야 할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왜냐하면 접수창구의 담당자나 접수방식 등이 규정 등 서면에만 형식적으로 명시돼 있거나, 직원 게시판에 공지돼 있더라도 몇 년 전 게시돼 실제 이를 찾아서 알아내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기업에서는 고충담당자 본인이 정작 담당자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및 고충에 대한 접수창구를 운영하기는 하지만 반대로 너무 많은 사건이 접수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따라서 접수방식에 대해 직원에게 홍보하는 것에 상당히 소극적이며,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는 상당히 잘못된 방식이다. 사건이 발생한 경우 통상 피해 직원은 관리자에게 상담하거나 공식적인 사건 접수를 하고자 하는데, 공식적인 접수창구를 모르거나 혹은 실제 가해자가 소속 상사일 경우 현실적으로 사건 접수가 쉽지 않음을 이유로 외부로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즉, 기업의 접수창구가 명확하게 홍보되지 않아 직원은 결국 고용노동부, 인권위원회 등의 외부 기관에 표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 내부의 제도 운용이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의 방증이다. 따라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는 이 시점에 내부 접수창구에 대한 홍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실시해 내부적인 자정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접수-상담자의 역할(Role) : 피해자의 니즈(Needs)에 따라 달라진다.

실제 현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피해자가 가장 먼저 상담하고자 하는 대상은 직속 상사 또는 부서장, 즉 현장관리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현장관리자는 직접적인 관리 범위에 있는 직원들 사이에서 발생한 갈등 상황을 직접 해결하고자 한다. 이는 본인의 조직관리 역량 등에도 직결되는 사안이므로 이해관계가 상당히 연관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장관리자는 피해자의 상담을 통해 사건을 접수하면, 이후 지정된 가해자를 별도로 만나 면담을 실시하고, 피해자 가해자의 화해를 유도한다. 결국 관리자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모아놓고 화해를 주선하게 되고, 화해가 마무리되면 본인은 조직 내 갈등을 원만히 해결했다고 인식한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현장관리자가 본인이 해결하려고 나서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은 피해자가 무엇을 원하느냐 즉 피해자의 니즈(Needs)를 확인하는 것이다. 니즈에 따라 현장관리자, 상담자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원하는 것이 가해자의 징계조치인지, 부서변경(가해자와의 분리)인지, 가해자의 개인적인 사과인지 여부에 따라 현장관리자의 역할(Role)은 다를 수 있다.

피해자가 공식적인 사건 접수 또는 가해자의 징계조치 등을 원할 경우 관리자의 역할은 공식적인 접수 절차 등을 안내하는 역할로 한정될 수 있으며, 가해자의 개인적인 사과만을 요청하는 경우 관리자의 역할은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역할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피해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관리자의 역할은 명확히 달라져야 함에 유의해야 한다.

혹여 피해자의 니즈를 파악하지 않거나, 확인하더라도 사건이 커질 것을 우려해 무리하게 당사자 간 화해를 주선하는 경우 피해자는 "관리자가 사건을 은폐하거나 혹은 가해자를 보호한다"고 인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피해자가 추후 공식적인 사건 접수 과정에서 화해를 주선한 관리자를 2차 가해자로 지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 사건 상담을 하다 보면 피해자가 본인의 요청사항을 명확히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따라서 관리자는 무리하게 사건을 해결하려는 욕구를 잠시 접어두고 피해자의 니즈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가장 우선해야 하며 그에 따라 적합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사건 보안의 강조 :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직장 내에서 괴롭힘 또는 성희롱과 관련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누가 말하지 않아도 해당 소문은 직장 내 알게 모르게 퍼져 나간다. 사건을 조사하는 담당자는 당연히 사건과 관련해 비밀과 보안을 준수하려고 애쓰지만 결국 서울에서 일어난 사건이 다음날 제주도까지 소문나는 것은 기업 내에서 누구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흔히 인사담당자에게 기업에서 보안이 가장 취약한 계층이 누구인지 물어보면 비슷한 답변을 한다. 바로 임원이다. 즉 임원 혹은 관리자 계층에서 오히려 보안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임원 A의 부서에서 조직 내 갈등이 일어나면 임원 A는 하소연 겸 정보공유 차원에서 임원 B에게 이야기하게 되고, 임원 B는 별도의 경계심 없이 소속 관리자들에게 정보를 공유하며 예방 활동을 강조한다. 이런 경우 해당 사건의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퍼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고를 받게 되는 임원 및 관리자 계층에게는 비밀 준수를 위한 별도의 조치 등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는 경우 상담자는 피해자 및 가해자 상담과정 중에 이 시간 이후부터 해당 사건에 대해 엄격히 비밀을 준수할 것을 꼭 당부해야 한다. 통상 피해자는 본인의 피해사실에 대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여러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해자는 나름대로 억울하다는 이유로 주변 동료들에게 이야기하고 다닌다.

하지만 이로 인해 조직 내에서 피해자 편과 가해자 편으로 나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발생될 수 있으며,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져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즉, 사건의 피해자, 가해자, 상담자, 조사자, 보고 받는 관리자 및 임원 모두가 해당 사건의 비밀을 준수할 수 있어야 하며, 이 중에 한 당사자라도 비밀 준수가 어려울 경우 해당 사건은 합리적인 해결 가능성을 넘어 감정싸움에 치달을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인사 및 징계조치의 정당성 : 정치적 결정이 아닌 합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접수되고 조사가 진행된 이후 괴롭힘 사실이 확인되면 가해자에 대한 인사조치 외에도 징계위원회를 통한 징계조치를 진행하게 된다. 가해자가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 하더라도 발생한 사건에 대해 기업은 인사 및 징계조치를 해야 한다.

이때 가해자의 징계 수준, 즉 징계양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쟁점이 되곤 한다. 법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은 가해자의 고의성이나 의도성이 없더라도 성립되지만, 가해자의 징계양정을 검토하는 경우에는 가해자의 고의성, 의도성, 반복행위, 기간,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반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사건에서 현실적으로 가해자의 징계조치에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 또는 반영되는 요소 중 하나가 조직 내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건의 경우 가해자가 임원 또는 팀장 등 관리자급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기업에서는 해당 가해자의 가해 사실도 중요하지만 가해자의 업무적 역량, 동기부여, 조직 내 정치적 영향 등을 암묵적으로 반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징계조치를 하더라도 경미한 수준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상당수에 해당하며, 이로 인해 피해자는 다시 한번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사건 결과가 가해자를 보호하는 차원으로 조치되고 결국 조직 구성원이 이를 모두 인식하게 되면, 실제로 징계조치를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조직 구성원은 해당 사례를 경험하며 우리 조직은 결국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보호한다라고 인식하게 될 것이고, 이는 구성원들의 조직 신뢰도 및 몰입 저하, 무력감 경험을 유발해 조직의 암세포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피해자 보호의 중요성 : 모든 직원이 바라보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및 제76조의3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내용과 사건 발생 시 회사의 의무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회사의 의무적인 조치사항으로 사건을 인지한 즉시 조사를 진행해야 하고, 피해자 보호 및 가해자 조치, 피해자의 불이익 금지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괴롭힘 금지 관련 법 조항 중 회사가 사건을 접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유로 피해자에게 불이익 처우를 가한 경우에는 형사상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법에 명시돼 있는 벌칙조항보다 조직 구성원들의 인식이다.

최근 특정 기업의 고충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직원 수십 명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이때 인터뷰에 응한 직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소속 조직 내에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절대 회사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 원인은 직원들의 과거 유사 경험에서 찾을 수 있었다.

예전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대해 회사에 문제를 제기한 직원이 있었으나 현재 결국 피해자는 여러 가지 불이익으로 인해 자진 퇴사했고, 가해자는 지금까지 조직 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회사의 의도와 상관없이 사건의 현실적인 결론으로 피해자만이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경우 당사자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이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조직의 경험으로 남게 된다. 따라서 법에 명시된 처벌조항과 관계없이 피해자 보호가 모든 조직 구성원의 보호이며 조직의 성장을 위한 문화적 발판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자와 동료 직원의 지지와 응원이다.

경험상 피해자는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난 후 얼마 되지 않아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피해자가 가장 버티기 힘든 것 중의 하나가 관리자와 주변 동료들의 시선이다. 관리자와 동료들이 따뜻하게 격려하거나 지원해준다면 직장 생활을 잘 헤쳐 나아갈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피해자가 퇴사하는 경우는 대개 주변 동료들의 시선이 왜 일을 크게 만들어? 일도 바빠 죽겠는데 부서 분위기를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그 사람 성격 모르냐 한 번만 참으면 될 걸 가지고 일을 이렇게 만들어? 등 부정적이었다. 피해자는 그런 동료들과 함께하는 직장생활을 버티기 어렵다.

결국 피해자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세련된 고충처리 절차보다 관리자와 동료들의 심리적 지지와 지원이다. 따라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단순히 당사자 간의 갈등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조직 내 올바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첫 단추로 인식하고, 이를 위한 모든 구성원의 관심과 이해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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