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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뉴스] 혁신과 조직심리

  기사입력 2019.10.01 09:41
주52시간제 도입을 둘러싸고 최근 기업 안팎에서 기업 문화 혁신에 대한 외침이 뜨겁다. 그러나 2018년 5월,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조사한 한국의 기업문화 진단 결과에 따르면 2016년 1차 조사보다 전반적인 기업 문화 개선의 효과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직장인 87.8%가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근본적으로 개선이 됐다는 응답은 12.2%에 그쳤다. 국내 기업들은 책임 소재 파악, 조직원 동기 부여 항목에선 글로벌 기업보다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리더십, 업무 조율과 통제 시스템, 업무 방향성 등 대다수 항목은 뒤처졌다. 특히 비과학적 업무, 비합리적 성과관리, 리더십 부족이 조직문화의 개선을 막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2016년의 조사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문제로 지목되었던 점이다. 2년의 시간 동안 한국 조직은 문제를 알고는 있었지만 효과적으로 개선해 혁신에 이르지는 못한 것이다.

지난 2년간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욕구와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 정착을 위해 6시 전체 소등이나 보고서를 1장으로 줄이는 것, 수평적 조직으로 전환을 위해 호칭을 변경하는 것 등 조직마다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불 꺼진 사무실에서 스탠드를 켜고 일하거나 회사 앞 카페에서 일하고, 아침 출근시간을 더 앞당겨 일을 시작하기도 한다. 상부에 올리는 보고서는 1장이지만 첨부 자료가 수십 장에 이르기 때문에 업무량이 줄지 않는다. 이런 모습을 현장에서는 무늬만 혁신이라고 꼬집기도 한다.

그렇다면 문제를 알고 있고, 바꾸고자 하는 동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은 왜 혁신을 이루지 못한 것일까? 필자는 정신과 의사로서 조직심리학적인 관점에서 혁신을 가로막는 심리적 장애물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팁에 대해 다뤄 보려고 한다.

첫 번째로 조직에서 혁신이 어려운 이유는 조직의 관성(Organizational inertia)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외부로부터 힘의 작용이 없으면 물체의 운동상태는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물리학의 관성의 법칙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조직도 있던 그대로 있기를 원한다. 관성을 넘어서서 움직이려면 강력한 동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물체와 달리 사람이나 조직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동기가 일정 부분 변화의 자극이 되기는 하나 내적 동기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저항을 일으킨다. 인지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조직이 저항을 일으키는 것은 뇌가 변화에 대처하는 양상과 유사하다. 뇌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작업을 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외부의 자극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처리하기보다 기존의 사고 체계 내에서 분류하고 처리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조직도 이와 마찬가지로 있던 모습 그대로 있거나 외부의 자극에 대해서 기존의 방식 내에서 처리하고자 하는 관성과 저항을 보인다. 과거의 성공 방식이 현재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성공의 덫이라는 관성에 빠지는 것이다.

두 번째로 조직 이기주의가 혁신을 가로막는다. 새롭고 좋은 것보다는 익숙하고 나쁜 것을 선호하는 관성의 특성상 변화란 두려운 것이고, 이러한 조직의 변화는 조직원들에게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불안이 올라오게 되면 각 조직은 생존과 보호를 위해 우리 조직의 성과가 먼저라는 조직 이기주의와 지나친 경쟁 심리가 발동될 수 있다. 그리고 조직 간에 두터운 벽을 쌓고 서로 간의 협조와 상생보다는 각자의 이익만 챙기는 모습이 나타나 전사적 혁신이 아니라 각 부서의 이익에 맞는 부분 최적화를 이루게 된다.

세 번째로 냉소주의가 혁신을 어렵게 한다. 외부에서 혁신의 필요성이 주어지고, 어쩔 수 없는 변화의 물결 앞에서 관성을 딛고 조직과 경영진이 변화하려 할 때 일차적으로는 위에서 말한 조직 이기주의가 팽배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조직 이기주의로 혁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조직원들은 우리 조직이 그렇지 뭐 같은 냉소주의 반응을 나타나게 된다. 거기에 더해 경영진이 혁신을 부르짖지만 실제적인 지원이나 실행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리고 혁신이 일어난 후에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에 조직원들의 냉소주의는 더욱 심해지게 된다.

그렇다면 조직은 어떻게 혁신을 이룰 수 있을까?

첫 번째로 조직의 관성을 깨기 위해서는 제로베이스 사고를 도입하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다.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모두 내려놓고, 의도적으로 새로운 리더를 영입하거나 새로운 조직을 신설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신사업을 시작할 때 기존의 성공 방식이나 업무 형태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새로운 조직을 별도로 두는 것이다.

두 번째로 조직 이기주의를 깨기 위해서는 기존의 수직적, 위계적 조직 구성도를 뛰어넘는 수평적이고 프로젝트 기반의 Agile team을 운영하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다. 이를테면 기능별로 모든 구성원이 들어올 수 있게 Cross functional team을 형성해 제품의 기획부터 개발, 출시까지 모든 영역을 한 팀 내에서 하는 것이다. 이러한 Agile team은 IT 기반 업계에서 시작돼 현재에는 산업 전반에서 수평적 조직 문화와 함께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 시대에 가장 적합한 조직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세 번째로 조직원의 냉소주의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조직 운영이 필요하다. 조직이 혁신에 대해 막연한 기대감만 심어준 채 운영에 있어서는 이랬다저랬다 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실행에 전혀 옮기지 않을 때 조직원들은 냉소주의에 빠지기 쉽다.

무엇보다 조직이 위의 장애물을 딛고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외부의 자극보다 내부의 동기에 의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특히 혁신의 활용 주체이자 궁극적 사용자인 조직 구성원이 해당 혁신을 주도할 때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창출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위에서 결정하는 탑다운(Top down) 방식의 혁신이 아니라,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조직원들이 주도하고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업무관련 혁신이나 신기술을 도입할 때 의사결정 과정에서부터 참여를 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조직원들이 현장에서 변화의 흐름과 필요성을 가장 민감하게 느끼고 있으며 변화를 위해 자사 조직에 가장 잘 부합하는 혁신이 무엇인지, 업무성과에 직접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혁신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52시간 근무제라는 큰 변화를 겪고 있는 한국의 조직들이 제도의 변화와 함께 진정으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각 조직의 구성원들이 혁신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확보와 권한의 위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지금 그러한 기회의 확보와 권한의 위임을 가로막고 있는 조직 내의 장애물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조직 내부에서 문제 인식을 공유하는 작업부터가 혁신을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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