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근로시간 단축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많은 기업이 대휴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연장근로가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서비스업, 제조업 등에서는 이전부터 대휴제도를 활용해 왔고, 해당 기업 직원들에게도 익숙한 제도로 정착돼 왔다.
하지만 실제 기업에서 활용하는 대휴 제도가 법적 기준과 다르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일단 대휴라는 용어도 법적 용어가 아니다. 노동법에서 대휴라는 단어는 명시돼 있지 않다. 따라서 대휴 제도가 대체 휴일의 약자인지, 대체 휴가의 약자인지, 즉 대휴 제도의 휴(休)는 휴일을 의미하는 것인지 휴가를 의미하는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많은 인사담당자들도 이 부분부터 혼동하기 시작한다. 실제 담당자들에게 이 질문을 할 경우, 휴일 또는 휴가로 보는 비율이 반반으로 나뉜다. 그러다가 기업에서 운영 중인 제도를 기준으로 생각해 보라고 하면 휴일 : 휴가의 응답 비율이 약 3 : 7 수준으로 바뀐다. 그러나 그 이유나 근거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왜 인사담당자들은 대휴제도의 휴(休)가 휴일 또는 휴가를 의미하는지에 대해 혼동하고 있는 것일까? 실제 기업의 운영제도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하는 기업에서 운영하는 대휴제도의 법적 문제점과, 대휴의 정확한 의미를 보상휴가의 개념과 비교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기업의 현실 : 기업은 연장근로 또는 휴일근무를 하면 휴가를 부여하고 있다

업종을 불문하고 많은 기업에서 대휴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운영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연장근로나 휴일근로를 하는 경우 그 시간만큼 휴가를 부여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휴일에 출근해 8시간 근로한 경우 대휴 1일(8시간)을 적치하고 있다가 직원 본인이 필요한 시기에 휴가처럼 신청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인사담당자들이 혼동하는 이유는 이러한 기업 현실에 있다. 연장 또는 휴일근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수당 대신에 휴가처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반 직원들도 대휴 제도를 휴가의 일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다.

그러나 법적으로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에 대해 이를 수당으로 지급하지 않고 휴가로 부여하는 경우는 근로기준법 제57조에 명시된 보상휴가제뿐이다. 그렇다면 대휴 제도는 근로기준법의 보상휴가제와 같은 제도인가? 다르다면 법적 요건과 효과는 어떻게 다른가?

보상휴가제 기준 : 보상휴가제는 가산수당만큼의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57조에 명시된 보상휴가는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발생한 경우 임금지급에 갈음해 휴가를 부여할 수 있는 법적 제도다. 직원이 시간외근로를 하더라도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휴가를 부여함으로써 기업이 임금지급 의무를 면하도록 하는 것이다.

단, 여기서 인사담당자가 유의해야 할 사항은 휴가의 부여 기준이다. 해당 제도의 법적 기준은 수당에 갈음하여 휴가를 부여하는 것이므로 수당지급 기준의 근로시간을 휴가로 부여해야 한다. 즉, 연장근로를 8시간 하는 경우, 수당은 총 12시간만큼을 지급해야 하므로, 보상휴가 또한 12시간이 부여돼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위와 같이 시간을 가산한 휴가를 부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직원이 휴일근로 8시간을 한 경우 1.5배를 가산해 보상휴가 1.5일(12시간)을 부여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단순히 근로시간 수준의 1일(8시간) 휴가만을 부여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제도운영의 법적 문제점은 무엇인가? 예상하다시피 결국 시간외근로 수당이 적법하게 지급되지 않았으므로 임금체불 문제로 직결된다.

한 가지 더 유의해야 할 사항은 보상휴가제의 법적 요건이다. 근로기준법상 보상휴가제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개별 동의로 실시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보상휴가제는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를 법적 요건으로 하고 있다.

즉, 노동법상 시간외근로에 대한 기본 원칙은 수당지급이지만, 보상휴가제는 이러한 원칙의 예외에 해당해 직원 과반수를 대표하는 직원대표 또는 노동조합의 합의를 그 요건으로 한다. 따라서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를 갖추고 있지 않다면 그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므로 수당지급 대신에 휴가를 부여하는 효과를 인정받기 어렵다.

이외에도 보상휴가제의 운영은 다음과 같이 실무상 다양한 쟁점 및 운영기준이 검토돼야 하며,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 내용은 이에 대한 운영 기준을 사전 검토 및 결정해 서면으로 명시해야 한다.



참고로 기업이 일정 기간 내에 휴가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보상휴가가 소멸되도록 운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위법의 소지가 높다. 이에 대해 사용자와 근로자가 그 내용을 합의했더라도 고용노동부는 수당에 대한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휴제도 기준 : 대휴제도의 휴(休)는 휴일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대휴 제도는 법적 기준으로 휴일의 사전대체(대체휴일 또는 휴일대체)를 의미한다. 휴일대체는 휴일에 근로를 하고 대신에 다른 특정일(소정근로일)을 휴일로 변경하는 제도다. 따라서 대휴제도의 휴(休)는 휴일을 의미한다.

휴일대체는 노동법에 명시돼 있지는 않으나, 판례와 고용노동부에 의해 그 제도를 인정받고 있다. 그 요건을 종합하면 ①휴일대체를 하는 경우 적어도 24시간 전에 통보해야 하고 ②사전에 그 대체일(소정근로일)을 특정한 경우 한해 휴일 대체의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휴일대체의 효과는 보상휴가제와 달리 근로시간을 가산하지 않더라도 휴일근로 시간 수준의 휴일을 부여할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이 대휴라는 제도를 운영하지만, 운영기준은 사전에 변경 대체휴일을 특정하지 않고 추후 휴가를 부여하고 있으며, 그 휴가의 부여기준을 근로시간 1:1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보상휴가제처럼 운영하고 있으나 휴일대체와 같이 휴가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 법적기준에 적합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대휴제도를 운영하는 회사는 그 운영 프로세스를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 먼저 대체의 대상을 휴일근로로 한정해야 한다. 휴일대체 제도는 휴일근로를 대상으로 대체가 가능하며, 보상휴가는 연장-야간-휴일근로를 대상으로 적용가능하다. 또한 휴일대체는 그 대체 휴일을 사전에 특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휴일근로를 사전 승인 단계에서 대체될 휴일을 특정해야만 승인이 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한다.




관공서 공휴일의 휴일대체 법적요건이 변경됨에 유의해야 한다.

유급휴일은 크게 법정휴일과 약정휴일로 구분된다. 그렇다면 휴일의 대체는 법정휴일과 약정휴일 전부 대체가 가능할까? 결론적으로 근로자의 날을 제외한 법정휴일과 약정휴일은 모두 대체될 수 있다. 하지만 근로자의 날은 법적으로 휴일의 대체가 되지 않음에 유의해야 한다. 단 근로자의 날 근무에 대한 보상휴가는 가능하다.

관공서 공휴일은 기업들이 약정휴일로 운영하는 것이 상당수다. 현재까지는 약정휴일로 운영이 가능하나, 2020년부터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법정 유급휴일로 변경된다. 그렇다면 공휴일의 경우 법정 유급휴일로 적용돼도 휴일의 대체가 여전히 가능할까? 결론적으로는 휴일 대체가 가능한 것에는 변함이 없으나, 그 요건이 변경됨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근로기준법 제55조 개정 내용에 따르면 단서조항으로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를 공휴일의 휴일대체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즉 지금까지 공휴일은 약정휴일로 직원 개인의 동의만으로도 휴일대체가 가능했으나, 개정 이후에는 공휴일의 휴일대체가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를 그 요건으로 변경되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공휴일이 법정 유급휴일로 적용되는 기업은 임의로 휴일대체를 할 수 없으며 서면합의요건을 갖춰야 한다.

사실 이는 실무상 여러 가지 쟁점이 발생할 수 있다. 서비스 및 유통, 제조업 등에서는 스케줄로 근무일을 운영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해당 기업들은 사전에 직원의 근무일 등의 스케줄을 조정하는 경우 공휴일을 포함한 비번 일을 총 개수로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사전 스케줄 조정 및 확정을 통해 지정된 공휴일을 별도의 비번일(휴일)로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개정법이 적용되는 경우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를 갖추고 운영해야 한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법 적용이 되는 시점부터는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기업의 휴일-휴가의 관리도 명확해야 한다.

그동안 기업들은 장시간근로에 대한 인건비 부담 등을 덜기 위해 대휴제도를 활용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휴일의 사전대체와 보상휴가제의 각 요건 및 효과 중에서 기업에 유리한 장점만을 활용해 운영돼 온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근태관리를 강화하거나 근태를 전혀 관리하지 않는 극단적인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근로시간 관리와 별개로 직원들은 스스로 근로시간을 기록하고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인건비 관리도 중요하지만 근로시간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휴일 및 휴가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수립해 법적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대휴제도, 보상휴가제, 유급휴일의 운영기준 등은 사실 그 무엇보다도 직원들에게 민감한 사항이다. 운영 기준이 불명확하거나 적법하지 않을 경우 직원들은 더욱더 예민하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 인사담당자들은 제도에 대한 더욱 면밀한 검토와 운영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