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매출액ㆍ영업이익 모두 글로벌 상위 500대에 속하는 글로벌 선도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글로벌 기업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면 청년 고용난을 타개하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과제로는 대기업 차별 규제 해소, 조세경쟁력 제고, 서비스업 경쟁력 향상이 꼽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6일 전 세계 기업의 재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S&P 캐피탈 IQ를 활용해 상위 500개 글로벌 선도기업 수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한국은 281개사 중 총 6개사가 글로벌 선도기업에 속해 7위를 차지했다. 1위는 중국으로 총 89개 기업이 글로벌 선도기업이었고, 미국은 79개 기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일본과 프랑스는 각각 17개로 공동 3위였다.
 
한경연은 더 많은 글로벌 선도기업을 배출하기 위해 ▲대기업 차별규제 해소 ▲조세경쟁력 제고 ▲서비스업 경쟁력 향상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한국 규제 환경 순위가 131개국 중 52위를 기록했다면서 매우 열악한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업규모에 따른 차등적 세제지원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기업 R&D 정부지원율은 2%로 ▲프랑스 41% ▲중국 23% ▲독일 19% ▲일본 17% 등 주요국 대비 상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도 주요 과제로 언급됐다. 한경연은 한국의 서비스업은 대형마트 출점 제한 등 시장 진입 자체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한국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이 4개 늘어난다면 영국과 같은 순위에 있게 된다. 이 경우 국내에서 신규로 창출되는 직ㆍ간접 일자리 수가 12만4000개로 추정된다는 게 한경연 설명이다.  

하지만 한경연은 한국의 글로벌 선도기업 경쟁력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제조업에 편중돼 있어 성장성이 부족하단 지적이다. 지난해 한국의 글로벌 선도기업 6개 기업 중 5개 기업이 제조업에 속했다. 반면, 미국이나 중국 등 주요국 글로벌 선도기업의 산업별 분포는 비교적 고르게 나타났다.
 
한국 글로벌 선도기업의 성장성도 주요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의 연평균 매출액증가율은 0.4%로 주요 7개국 중에서 유일하게 감소했다.

반면, 주요국들은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매출액이 증가했다. ▲미국 8.5% ▲중국 8.5% ▲일본 4.7% ▲영국 2.2% 순으로 늘었다. 전체 글로벌 선도기업의 매출액은 연평균 5.8%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대기업의 신규고용 여력이 줄어들면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업규모에 따른 차별적 규제를 개선하고, 세제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해 대기업들이 보다 많이 출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망 기자 hope@elab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