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의 창업 도전 정신을 북돋우기 위한 제1회 ‘한국 글로벌 학생 기업가 경진대회(GSEA)’가 9월 4일 열린다. 6개월 이상 수익형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생이 대상이다. 학업을 병행하며 기업가 정신을 키워가고 있는 학생 창업가 23명이 도전장을 냈다. 우승팀은 11월 미국에서 열리는 GSEA 국제대회에 나간다. 대회 참가자 중 눈길 끄는 두 명의 ‘학생 사장님’을 소개한다. “멀쩡한 카트리지를 왜… ” 잉크 무한 리필 장치로 재미 성균관대 박종찬씨, 3000원으로 시작 상반기 매출 4400만원

	박종찬씨가 사무실로 쓰는 자신의 방에서 잉크 재충전 장치에 쓰이는 부품을 점검하고 있다.

< 성균관대 생명공학부(경영학 복수전공) 4년 박종찬(28)씨는 2006년 아이디어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프린트를 자주 쓰던 그는 소용량 잉크 카트리지를 바꾸는 데 1만5000원~2만원이 드는 게 아까웠다. 그래서 잉크만 부으면 자동으로 카트리지에 충전이 되는 장치를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른바 ‘무한잉크공급 장치’다. 잉크 통을 카트리지와 연결하는 장치를 개발하려고 3000원짜리 중고 프린터를 산 것이 초기 투자금의 전부다. 사무실은 경기도 분당에 있는 아파트 자신의 방. 올 상반기 매출이 4400만원이다. “고3 때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읽었는데, 많이 아는 것보다 정보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미래의 인재라고 하더군요. 익숙한 곳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박씨는 비슷한 장치를 파는 이들이 웹마케팅에 소홀한 데 주목했다. 정부기관이나 대기업 등 잠재 고객도 많다고 봤다. 그는 “폐카트리지 재사용이 세계적인 트렌드인데도 국내에서는 75%가 매립·소각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2007년 1월 옥션을 통해 판매에 나섰는데 같은 해 3분기 파워셀러가 됐다. 지난해 정식사업자로 등록했고, 다른 오픈마켓에도 진출했다. 학기 중에 그는 오전 서너 시에 잠자리에 들었다가 오전 7시쯤 등교한다. 학교에서도 컴퓨터가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접속해 인터넷 발주 처리를 한다. “대다수 기업에서 학점과 토익 성적을 보잖아요. 하지만 저는 도전정신이 있고 어려움을 극복해본 사람이 진정한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박씨는 학생들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학점인정제나 기업 인턴십 등의 장치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토바이 용품 거품 뺐죠” 자체 온라인몰까지 갖춰 인천대 김태용씨, 작년 매출 8억8000만원

	김태용씨가 자신의 경기도 성남 오토바이 용품 매장에서 헬멧을 소개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 2002년 인천대 무역학과에 입학한 김태용(26)씨. 오토바이 타기가 취미였던 그는 2005년 창업을 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오토바이 부품대리점을 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뜨면서 김씨의 형이 점포를 이어받았다. 김씨는 사업 아이템을 추가했다. “오토바이 제품의 가격에 거품이 있었는데도 서비스는 형편없었죠. 온라인 판매를 도입해 해결해보고 싶었습니다.” 김씨는 헬멧·장갑·보호대 등 오토바이 용품을 들여와 옥션에서 팔기 시작했다. 사업 초기부터 전략을 세웠다. 회사명을 ‘바이크맥스’로 정하고 모든 물건을 회사 이름으로 발송했다. 온라인 질문에 답글을 달 때도 늘 회사명을 적었다. 일하는 사람은 둘뿐이었지만 ‘고객센터’라는 연락처도 달았다. 제품 차별화에도 신경을 썼다. 헬멧을 산 고객은 개성 있게 보이려고 액세서리까지 찾는다는 점을 고려해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저렴한 택배회사를 썼더니 소비자 불만이 몰렸죠. ‘믿을 만한 업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배송비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인건비도 건지기 힘들던 장사는 싸이월드·네이트몰·G마켓 등으로 판매 무대가 확장되면서 자리를 잡아갔다. 2007년 자체 온라인몰(www.bikemax.co.kr)도 열었다. 고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싶어해 성남 점포의 창고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개조했다. 김씨의 회사는 2007년 5억8000만원, 지난해 8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삶의 터전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제가 그런 그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김씨는 지난해 12월 회사를 법인화했다. 김성탁 기자 , 사진=강정현 기자 ◆GSEA=1988년 미국 세인트루이스대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매년 전 세계 학생 기업가 1500여 명이 참여한다. 올해는 독일·일본·영국·인도·한국 등 18개국에서 열린 뒤 미국에서 결선을 치른다. 한국 대회는 EO(Entrepreneurs’ Organization)글로벌과 EO코리아가 주최하고 중소기업청과 중앙일보가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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