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맞춤소·컴 코디네이터·컴퓨터 만물상… 코스닥 상장업체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에 늘 따라붙는수식어다.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의 '주전공'은 산업용PC다. 가정·사무용이 아닌 공장·병원·자동차 등에서 사용되는 컴퓨터들이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각종 안내판, 자동차 시스템·초음파기기와 같은 의학기구 등 컴퓨터의 종류나 규격을 따지지 않고 고객의 요구에 맞춰 그들의 입맛에 맞게끔 각양각색의 컴퓨터를 만들어준다. 어드벤텍테크놀로지스가 지난 한 해 컴퓨터를 공급한 거래처만 1500여 곳. 산업용 PC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은 35%로 부동의 1위다. 컴퓨터 제조에 대한 종합적인 기술은 물론 부품 준비 및 재고 유지를 위한 튼튼한 자본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산업용PC 시장의 강자=어드밴텍테크놀로지는 2001년 코스닥 상장 이후 해마다 흑자를 내고 있다. 매출도 해마다 20% 이상 늘고 있다. 상장을 앞두고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 정작 증시 입성에 성공하면 실적이 고꾸라지는 다른 코스닥 기업과는 크게 비교된다. 시작은 미약했다. 창업주인 최영준(47.사진)대표는 1983년 대기업 취업 6개월 만에 사표를 던지고 25세의 젊은 나이에 조그만 컴퓨터 회사를 차렸다. 직원 수가 10명이 채 안 되는 PC 및 주변기기 조립.유통업체였다. 단지 당시 엄청난 히트를 쳤던 애플컴퓨터에 푹 빠져 컴퓨터 사업에 손을 댔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요즘으로 치면 자본의 뒷받침 없이 성장성만 믿고 창업한 '벤처기업'이었다"며 "당시 어떻게 사업을 꾸려갈지도 몰랐지만 지치지 않는 열정만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87년부터 대만 '어드밴텍'이 생산한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어드밴텍은 현재 세계 산업용PC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대만의 대표적인 기업이지만 최대표가 인연을 맺은 80년대엔 무명이나 다름없었다. 최 대표는 이때부터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97년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의 전신인 '어드밴텍코리아'라는 합작회사를 세우고 국내 최고의 산업용PC 전문업체로 자리 잡았다. <◆더 큰 도약위해 속도 조절=현재 대만 어드밴텍의 보유 지분은 22%로 최 대표(24%)에 이어 2대 주주다. 어드밴텍테크놀로지가 사용하는 부품이나 반제품도 절반 정도는 대만제품이다. 이 때문에 대만 협력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 맡은 분야에는 차이가 있다. 물론 산업용 PC 등 주문형 컴퓨터 분야는 서로 기술을 공유한다. 그러나 각종 하드웨어 플랫폼.응용프로그램 등을 공급하는 애플리케이션 분야와 다양한 콘텐츠 등을 제공하는 e-서비스 분야는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의 고유영역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영상 보안장비와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CCTV로 집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아이캠 서비스', 고객이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색다른 배경과 합성해 동영상으로 공급해주는 '팅가팅가' 등이 이 회사의 작품이다.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의 성장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이 창립이래 처음으로 500억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순이익도 전년보다 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PDP를 활용한 실시간 동영상 메뉴판, 인터넷을 활용해 광고 내용을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전자 광고판 등 새제품도 이미 수요처를 확보한 상태다. 최 대표의 내년목표는 속도조절이다. 확장보다 내실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회사의 팽창과 함께 사업구조가 비대해지면서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그는 "매출액이 500억 원을 넘어서게 되면 기업의 체질도 그에 걸맞게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한다"며 "신규 사업진출을 멈추진 않겠지만 내년에는 기존 사업 분야를 강화해 회사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글=손해용 기자<hysohn@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youngcho@joongang.co.kr> ◀◀이 회사를 말한다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는 틈새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산업용PC 전문업체다. 1997년 대만 어드밴텍과 합작 투자 형태로 설립한 이후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으며 2006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실적이 눈에 띄게 급증한 '턴어라운드' 기업이다.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의 사업분야는 크게 산업용PC 제조, 임베디드OS(맞춤형 시스템 운영체계) 공급, 보안장비 등 응용분야 세 가지로 나뉜다. 산업용PC의 경우 의학용 특수컴퓨터, 편의점 계산대, 전자투표기, 공장 자동화 시스템 등 사용 범위와 종류가 다양하다. 삼성SDS.LS산전.SK텔레콤.현대중공업.포스코 등 여러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임베디드OS 국내총판이기도 한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는 무인안내시스템.DVR(디지털 영상 저장장치).셋탑박스 등에 사용되는 프로그램인 '윈도CE 5.0'.'윈도XP 임베디드' 등을 공급한다. 이 분야는 산업용 PC 생산의 노하우와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보안장비 분야는 'KT비즈메카' 서비스의 확대와 더불어 꾸준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이 회사의 효율적인 제품 포트폴리오와 매출액 증가 속도로 봤을 때 주가는 저평가 받고 있는 상태다. 다만 회사의 몸집을 불리기 위해서는 수출 비중이 좀 더 높아질 필요가 있다. 2007년 수출 부분에서 얼마나 많은 영업이익을 낼지가 향후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세계적인 기업인 대만 어드밴텍이 해외사업부문에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어 전망은 밝아 보인다. ▶▶우리 회사를 말한다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 최영준 대표는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대만 어드밴텍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를 산업용PC 분야는 물론 보안.탁아 서비스 같은 다양한 e-서비스와 IT제품 렌털사업 등에 특화된 IT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후발 주자들의 도전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산업용PC는 전형적인 다품종 소량 생산 업종이다. IT분야에 대한 종합적인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우리는 주문에서 생산까지 30일 정도로 세계에서 제일 빠른 편이다. 시장 점유율 1위의 비결이다." -대만 업체의 지분이 최 대표에 육박한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없나? "어드밴텍은 든든한 후원자다. 경영권보다는 부품 판매 사업에 더 관심이 있다. 예전에는 대만 어드밴텍의 지분이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모든 경영관련 결정은 한국에서 했다." -지난해 11월 탤런트 박용하씨가 지분을 취득해 '엔터주'로 오인 받기도 했다. "박씨는 계열사인 팅가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주주다. 디지털 노래방 사업 강화를 위해 분사시킨 회사다.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 주식 매입은 단순 투자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지분 취득을 계기로 일본 내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회사의 빠른 성장에 대한 우려도 있다 "연 매출액 500억 원대의 회사를 1000억 원대의 회사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인재채용.조직개편 등을 준비중이다."
글=손해용 기자<hysoh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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