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 25명 회사가 지적재산권 20건 보유 경북 문경에 있는 대경산업(대표 임성문)은 하수관 전문 제조업체다. 이 업체는 2000년 반영구적 폴리에틸렌 다중벽 구조관을 개발했다. 하수도관 연결 때 이음매 부분에서 물이 새거나 또는 이음새가 충격에 약한 점 등을 보완했다. 제품 개발 후 매출이 급신장해 지난해는 4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났다. 이 회사는 매출액의 5% 이상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한다. 모두 합해 25명 직원이 특허 8건, 실용신안 7건, 의장 3건, 상표 1건 등 총 20건의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다. 이 기술력이 2005년 최우수 특허기업으로 뽑힌 기반이다. 임 대표는 “한 달에 한 번 전 직원에게 아이디어 공모를 한다. 특허로 연결되는 아이디어를 낸 직원은 특별승진을 시킨다”고 말했다. # 공기청정기로 유럽 홈쇼핑 진출 <에어비타(대표 이길순)는 음이온이 방출되는 초소형 공기청정기를 전문적으로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주력 제품인 ‘에어비타’는 전기 집진식 공기청정기로 크기가 전구만 하다. 최근 독일 최대 홈쇼핑사 QVC가 ‘에어비타’를 ‘올해의 주력 판매 상품’으로 선정했다. 미국·중국·베트남 수출에 이어 유럽 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QVC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이 제품은 전자모기향처럼 콘센트에 꽂아 놓으면 초당 200만 개의 음이온을 발생시켜 실내 공기를 정화한다. 물로 간편하게 세척할 수 있으며 안전성도 뛰어나다. 이 대표는 “2월께 인도네시아·태국 홈쇼핑에도 진출한다. 올해 수출로만 1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직원 절반이 연구인력… 코스닥 등록 디지털영상 저장장치(DVR) 전문 생산업체 아구스(대표 조덕상). 2004년 31명이던 직원이 지난해 110명으로 늘었다. 전 직원의 절반가량이 연구인력으로 2년마다 신제품을 내놓는다. 지난해 코스닥에 등록한 이 회사의 2006년 매출액은 223억원이었다. DVR은 입력된 영상을 디지털로 변환해 화면을 재생하거나 검색할 수 있도록 해주는 보안감시 장비. 이 회사의 독립형 DVR은 국내 최고 기술로 알려져 있다. 이 제품은 자체에 압축 동영상 저장장치가 내장돼 PC에 연결하지 않고도 독립적으로 기능한다. 기존 PC 기반 DVR인 CC(폐쇄회로)TV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일부 원자재를 국산화해 매년 6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도 거두고 있다. 특허로, 기술로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 이노비즈 기업들에서 일자리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인 ‘이노비즈’ 기업들이 기술개발 투자 확대로 매년 성장성과 수익성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청(청장 이현재)과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회장 한미숙)가 최근 전국의 이노비즈 기업 159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일반 중소기업의 일자리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노비즈 기업은 2006년 기준으로 회사당 직원이 평균 6명 늘었다. 이들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90억5000만원, 영업이익은 4억94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14.4%, 17.9%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매출액은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여, 첫 번째 조사가 실시된 2004년에 비해 31.1% 증가했다. 좋은 일자리 늘리기에 고심해온 유럽연합(EU)도 2004년부터는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고용창출’에서 ‘혁신(Innovation)’으로 정책목표를 수정했다. 이노비즈 기업 육성→경쟁력 강화→고용 증대라는 선순환 구조를 겨냥한 것이다. 기술개발로 경쟁력을 키워야 일자리도 늘어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중기청은 유가 및 원자재값 상승 등 경영 여건이 어려워지는 데도 이들 기업의 실적이 좋아진 것은 업체의 기술혁신 노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기청 기술혁신정책팀 김형영 팀장은 “이노비즈 기업은 연구개발 비용으로 업체당 평균 4억원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반 중소기업의 평균 연구개발 비용 1억6700만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이노비즈 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기술인력 확보의 어려움과 기술개발 자금 부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중기청은 올해 연구개발 지원 자금을 지난해 대비 19.4% 증액한 4300억원을 확보해 고부가가치 유망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과 산·학·연 협력을 통한 기술인력 지원 사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이들 기업이 보유한 지적재산권도 많아서, 업체당 국내 특허 4.59건, 해외특허 0.82건을 가지고 있다. 또 10곳 중 6곳이 기업부설 연구소를 두고 있다. 한미숙 회장은 “중소기업은 자유무역협정(FTA)에 의한 대외경쟁에 취약하게 노출된 상태다. 곧 FTA 교육센터를 둬서 중소기업들의 경쟁력 확보와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의 방위산업 참여도 필요하다”며 “올해 국방마트에 이노비즈관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협회는 오는 11월 세계적 기업인들을 초청해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을 개최한다. 중소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도와주고 국제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다. 이봉석 경제연구소 기자 ◇이노비즈 기업=이노비즈는 혁신(Innovation)과 기업(Business)의 합성어. 기업의 핵심 역량을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뜻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992년 제시한 중소기업 기술혁신성 평가 모델인 ‘오슬로 매뉴얼’을 바탕으로 2001년부터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노비즈 인증을 받으려면 이노비즈협회 사이트에 들어가 온라인으로 신청해야 한다. 창업한 지 3년이 넘고 기술보증기금의 개별 기술 수준 평가에서 B등급 이상을 받은 중소기업 중 오슬로 매뉴얼에 따른 기술혁신시스템 평가에서 700점(1000점 만점) 이상을 받으면 이노비즈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이노비즈 인증 왜 좋은가
100억원까지 신용보증 …수출 때도 우대 <이노비즈 인증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인정하는 매뉴얼에 의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임을 인증해 주는 제도로 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 13개국에서 실시하고 있다. 중기청으로부터 인증받은 이노비즈 기업은 현재 1만1620개. 이노비즈 인증을 받으면 자금 조달, 정책사업 참여, 수출 등에서 우대를 받는다. 우선 산은·기업·국민 등 시중 13개 협약은행에서 신용대출이 가능하고 기술신용보증기금도 기업당 50억원 한도의 보증을 서 준다. 시설자금의 경우는 100억원까지 가능하다. 또 보증요율이 줄어들며 평가 등급이 우수한 기업은 연대보증 없이 대표자만으로 보증을 받을 수 있다. 중기청의 정책 자금 지원 때 가산점을 받는다. 구조개선 때 시설자금은 100%, 설비 구입자금은 40%까지 지원받고, 기술개발과 관련한 연구개발 비용은 시설자금과는 별도로 지원받을 수 있다. 중기청 박상훈 사무관은 “일반 기업들을 혁신형 기업으로 이끌기 위해 지난해부터 수출보증보험에도 혜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보험공사는 혁신형 기업에 대한 신용보증 한도를 두 배로 늘리고 단기 수출보험에 대한 보험료도 20% 깎아준다. 연대보증인도 한 명으로 줄였다. 조달청의 우수 제품 선정 심사 때 오너가 여성인 경우 10점의 가산점을 받고, 특허청 출원 때도 우선 심사 대상이 된다. 이 밖에도 병역지정업체 심사 우대 및 방송 광고비를 70% 할인받는다. 이노비즈협회는 기업 경영에 필요한 자금 및 유통에 체계적인 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노비즈협회 조종현 부회장은 “예비 이노비즈 기업 가운데 수준 평가 점수 500점 이상인 곳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실시할 것”이라며 “올해 인천과 전북·강원에 신규로 지회를 설립해 8곳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봉석 기자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