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올해 입사한 직원들이 웃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관·김창윤·최보라·황보현욱·정형철·김유경·이희섭씨. 최정동 기자

< <허브 향이 나는 ‘아로마 타이어’, 드리프트(차량이 옆으로 미끄러지며 주행하는 것)를 하면 빨간 연기가 나는 ‘컬러스모크 타이어’. 모두 금호타이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이다. 포뮬러3(F3) 대회의 공식 타이어로 지정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세계 10위의 타이어 생산업체다. 180여 개국에 연간 12억 달러어치 이상의 타이어를 수출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고전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고무 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타이어 수요도 늘고 있어 실적이 좋아지는 추세다. 특히 내년 초에도 베트남 공장과 중국 난징의 트럭버스용 타이어공장 완공을 앞둔 터라 해외사업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2015년까지 세계 톱5 타이어 업체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족적인 분위기=금호타이어의 조직 문화는 가족적이고 유대관계가 돈독한 편이다. GEM기획팀의 정형철(27)씨는 “선후배 간 관계가 딱딱하지 않고 편안해 가끔은 동아리 같은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기술이 중요한 타이어 업체인 만큼 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독려한다. 그래서 강조하는 것이 ‘크레이지 아이디어(Crazy Idea)’. 꼭 연구개발 부서가 아니라 일반 사무직이라도 창의적이고 독특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것이다. 화학 계열의 제조업이다 보니 여직원의 비율은 5~10%로 높지 않다. 박상록 HR팀장은 “관리와 연구 분야를 중심으로 해마다 비율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케팅팀의 김유경(24·여)씨는 “여직원이 적은 회사라 술도 많이 마시고 거친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타이어가 기술 집약적 제품이라 그런지 오히려 섬세한 편”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2002년부터 ‘마스터스 오브 F3 대회’의 공식타이어 업체로 지정돼 ‘엑스타’를 공급하고 있다. 엑스타는 이 회사의 고급 브랜드다.

<◆2단계 면접, 한자시험도=대졸 신입사원 공채는 연 2회(3월·10월) 실시한다. 공채마다 50~60명의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박 팀장은 “사업이 지속적으로 확장 중이어서 채용 인원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채용은 서류전형-1차 면접-2차 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역량면접과 집단토의로 이뤄지는 1차 면접이 가장 까다롭다는 게 신입사원들의 지적이다. 개별 역량면접에서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힘들었던 일이나 비윤리적인 상황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말하라’와 같이 윤리성과 프로의식·성과에 대해 평가한다. 집단토의는 4명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찬반으로 나뉘어 토론을 벌인다. ‘임금피크제 도입’ ‘인터넷 용어의 표준화 인정’과 같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들이 제시된다. 2차 면접 때는 자질·인성면접과 함께 한자시험도 본다. 중국에 사업장이 늘어나는 등 중국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험 난이도는 한자능력검정시험의 3급 한자 수준이다. ◆오전 8~9시 ‘자습시간’=신입사원들은 한 달간의 그룹 연수와 일주일간의 타이어 입문교육을 받는다. 제조업에서 제품에 대한 이해는 핵심이기 때문에 광주와 곡성의 공장을 방문해 타이어 제조 과정을 보게 한다. 현업 부서에 배치되면 멘토 선배의 지도를 받는다. 매년 멘토링 결과를 종합해 우수한 5개 조는 해외연수를 보내 준다. 금호타이어는 오전 8시 출근 뒤 한 시간 동안을 ‘개인 자율학습’ 시간으로 정해 놓고 있다. 직원들은 이 시간 동안 일 대신 각자 공부를 한다. 회사에서 마련해 준 영어·중국어 강좌를 듣거나 온라인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사외 교육 기회도 열려 있는 편이다.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외부 전문기관 교육이 있으면 신청해 회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국내 대학에서 진행되는 ‘금호아시아나 MBA’ 과정도 운영 중이다. 미국·일본 명문 대학의 MBA 입학허가서를 받은 사원들에게 급여와 생활수당을 제공하는 ‘해외정규 MBA’ 제도도 있다. [Q&A] 대리급 이상 되면 중국 근무 기회 많아 -올해의 채용 계획은.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은 12일 이미 원서접수를 마감했다. 대졸 공채는 매년 3월과 10월 두 차례 실시한다. 입사일은 각각 7월 1일과 1월 1일이다.” -복지 수준은 어떤가. “자녀 학자금과 무주택 융자 지원, 하계 휴가비 지급 등 일반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이다. 타이어 할인 쿠폰도 지급되고, 금호아시아나그룹사 상품의 할인 혜택(아시아나 국내선 항공권 30% 할인, 금호렌트카 50% 할인 등)이 있다.” -부서 배치의 원칙은 무엇인가. 개인의 희망도 반영되나. “부서 배치 땐 전공, 인·적성 검사 결과, 어학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면담을 통해 개인의 희망사항을 반영하려 하지만 불가피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해외 근무 기회가 있나. “해외에 8개의 판매법인, 11개의 지사·사무소가 있다. 미국·영국·중국 연구소도 운영 중이다. 따라서 영업뿐만 아니라 관리·기술·제조·연구 등 전 분야에 걸쳐 해외 근무 기회가 부여된다. 특히 중국에서 일할 기회가 많은 편이다. 다만 국내에서 대리급 이상의 경력을 갖춰야 한다.” [신입사원] 취업 스터디 대신 외교부서 홍보 인턴 했죠 <지난해 7월 입사한 황보현욱(28·사진)씨는 ‘브랜드 전문가’가 되겠다는 포부를 안고 금호타이어에 입사했다. 성균관대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을 전공하면서 CI(Corporate Identity)를 연구했던 그는 브랜드 전략팀에 배치받아 CI·BI(Brand Identity) 관련 전략을 도출하는 일을 하고 있다. 6명의 팀원 중 막내인 황보씨는 “선배들이 빨간펜 선생님처럼 차근차근 가르쳐 줘 잘 적응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흔한 취업스터디를 해본 적이 없다. 대신 관심 분야인 마케팅 관련 활동을 꾸준히 해 왔다. 개별 역량면접에선 대학 시절 성균관대 홍보 부스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력이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프로젝트에서 리더 역할을 했고, 그 경험이 앞으로 회사에 입사한 뒤에도 실무와 연관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외교부 홍보과와 프로모션 회사에서 인턴 활동을 했던 점과 광고·마케팅 공모전에 응모했던 경력도 도움이 됐다고 한다. 2차 인성면접 때는 모든 응시자에게 ‘금호아시아나 그룹에 대해 아는 대로 말하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이땐 그동안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CI 관련 기사를 스크랩해 뒀던 게 유용했다. 언제 CI를 바꿨고, 문제점은 무엇이며, 앞으로는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하는지 준비한 대로 답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늘어놓은 다른 응시자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영어성적은 토익 850점으로 자격 기준(800점)을 약간 넘는 정도다. 그는 “흔히 말하는 ‘스펙’이나 점수보다는 조직에 얼마나 융화할 수 있는지를 더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주관식과 객관식이 섞여 나오는 한자시험은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애란 기자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