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임금정책으로서의 연봉제
연봉제란 통상 1년 단위로 임직원의 업무능력과 실적을 기준으로 임금을 결정하는 임금지급형태를 말한다. 즉, 개개인의 지난해 업적이나 성과, 능력 등 기업에의 공헌도에 따라 연간 임금총액이 매년 결정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연봉제는 당사자와 회사가 동시에 평가해 일치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협상하는 ‘쌍방향’ 제도이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직 자유로운 협상문화가 정착되지 못해 회사 일방에 의한 연봉결정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경쟁사회에서 근로자의 기여도를 고려하지 않은 보상방식은 기업의 생존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문제점으로 인해 성과급 임금체제의 하나로서 연봉제가 도입된 것이다.
물론 조직구성원간 과도한 경쟁의 촉진 등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으나 기업경쟁력 강화 및 경제활성화 등을 위해 연봉제의 선택은 이미 유행을 넘어 기업의 전략적 임금정책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연봉제와 근로기준법
연봉제는 개개인의 능력, 실적 등을 평가해 계약에 의해 연간 임금액이 결정되는 능력 중시형 임금지급체계이다. 연봉제에 의해 지급되는 금액 역시 임금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의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연봉제와 법상의 임금, 퇴직금, 취업규칙 등에 대한 규정들과의 관계에 대해 올바로 해석하는 것이 연봉제의 올바른 운영을 위해 필요할 것이다.
ꋮ 연봉제는 누구에게 적용할 수 있는가
연봉제를 전사적으로 도입하는 경우도 있으나 법적한계로는 근로기준법상 법정수당지급, 근로시간제한 등의 제약요인이 현존하고 있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임원과 근로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관리・감독적 근로자나 전문적 업무를 주로 다루는 재량근로자를 우선적 적용대상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수십년간 운영돼 오던 연공형 임금제도를 급작스럽게 성과급형 연봉제로 전환하는 것은 성공적인 제도 정착을 기대하기 어렵다. 즉 도입초기에 전사원을 대상으로 하거나 성과에 의한 연봉격차를 크게 하는 것은 성과평가의 객관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오히려 구성원의 연봉제에 대한 수용성을 하락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연봉제를 일부 근로자에게 적용하는 경우 근로기준법상의 차별금지(제5조) 규정 위반여부가 문제될 수 있으나, 성별, 국적, 사회적 신분 등에 의한 차별이 아니므로 법 위반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ꋮ 연봉제와 근로계약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의해 사용자는 근로계약 체결시에 근로자에 대해 임금, 근로시간 기타의 근로조건을 명시해야 하며, 특히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및 지불방법에 관한 사항은 서면으로 명시해야 한다.
따라서 연봉제의 경우에도 연봉제 근로계약서에 연봉액, 연봉의 구성항목과 계산방법 및 지불방법, 연봉액의 대상기간 및 근로시간, 소정근로일수, 상여금 및 제수당의 연봉액 포함여부, 퇴직금 등에 대한 사항이 명시돼야 한다.
연봉제에서 명시된 기간은 연봉의 대상기간을 의미하는 경우이지, 근로계약기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존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체계를 연봉제로 변경하는 경우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정규직 근로자를 계약직으로의 변경은 기존 근로자의 동의를 통해 가능하지만, 이러한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상 임금지급체계만의 변경으로 봐야 할 것이다. 새로 입사한 근로자를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경우 근로계약기간과 연봉 대상기간이 동일할 수 있다. 이러한 연봉계약직의 운용은 가능하나, 계약기간이 수차례 반복・갱신될 경우에는 단지 계약기간의 만료로 인해 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해고제한법리의 적용을 받게 된다.
ꋮ 연봉제의 실시와 근로계약 사례
[질의]
A사는 '99. 8. 1자로 2급 이상 간부사원에 대해 연봉제를 실시해 위 간부사원들은 '99. 7.31자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고 '99. 8. 1자로 신규 채용하는 고용형태가 됐다. 연봉계약기간은 '99. 8. 1～2000. 7.31까지 1년간. 이 경우 회사경영방침 수행정도가 미흡하고 직무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는 연봉직 사원의 계약기간 종료시 재계약하지 않는 것이 적법한가?
[답변]
귀 질의내용이 불분명해 정확한 판단이 곤란하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있어서 기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2급 이상 간부사원에 대해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하고, 연봉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귀사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했다면 근로기준법 제34조제3항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이 경우 근로자의 퇴직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닌 것으로 사료되며, 귀사의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 계약하에서 2급 이상 간부사원에 대해 월급제에서 연봉제로 급여지급형태를 변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귀사의 경우 연봉계약기간의 만료가 근로관계 종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아울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30조에 규정한 해고제한규정이 적용된다.
노무법인 고려
오영배 공인노무사 pcs@klclabor.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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