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대학은 ‘세계 10대 대학 진입 ’이 목표일 정도로 인재 양성에 열심인 홍콩의 명문대학이다. 그러나 올해 이 대학은 졸업생 취업문제로 고민해야 하는 딱한 처지다. 졸업시즌이 다가왔지만 지난달 받은 기업체 취업추천서는 고작 460여장. 취업희망 학생(1280여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싱가포르에도 싱가포르대학 ·난양(南洋)대학(이공계)이라는 명문대학이 있다. 10월중순 싱가포로의 ‘파크웨이 퍼레이드 아트리움 ’에서 열린 취업박람회. 5000여명의 지원자들이 1300개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다. 현지 언론들은 “싱가포르 ·난양대학 졸업생들조차 올해는 취직할 곳이 마땅치 않다 ”는 우울한 현장소식을 전했다.
‘불경기→늘어나는 실업자→졸업생들의 취업난 ’이라는 불경기 사이클은 이들 아시아 국가들과 우리나 진배 없다. 그러나 다른 것이 있다.
싱가포르 고촉동(吳作棟)총리. 이달 초 총선(總選)에서 84석 중 82석을 휩쓰는 대승을 거둔 직후, 공식행사 첫마디는 ‘경기 회복 ’과 ‘일자리 창출 ’이었다. 그는 “이제 (싱가포르에서)없어진 일자리를 다시 만들 때 ”라고 선언했다.
홍콩의 앤토니 렁(梁錦松)재정사 사장(司長)(재정경제부 장관). 그는 요즘 홍콩 젊은이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위로하는 ‘전도사 ’역할에 푹 빠져 있다. 최근 한 청년협회 모임에 참석, “정부조차 못 믿겠다 ”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들었지만 그의 젊은세대 순례는 계속된다. 아시아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홍콩 장강(長江)실업 회장도 17일 젊은이들을 향해 “지금은 투지의 가슴이 필요한 때이며, 내년에는 고용을 늘리겠다 ”고 위안을 줬다.
아시아의 대학생들 곁에는 함께 걱정하고 함께 뛰어주는 정부 ·원로들이 있다. 한국의 청년실업자들 곁에는 누가 있을까.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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