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실업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10월 중 20대 실업자는 26만6000명으로 9월보다 6000명 늘었으며, 실업률도 6.3%로 9월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이러한 청년실업률은 10월 중 평균실업률 3.1%의 2배가 넘는다. 심각한 취직난 때문에 취업경쟁률이 100대1을 넘는 경우가 허다하고 명문대 졸업생들의 취업률도 7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높은 청년실업률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범 국가적 대책이 시급하다.
10대 중반의 창의력이 40대가 되면 5%밖에 남지 않는다는 서양의 연구결과가 우리나라의 높은 청년실업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왕성한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템과 디자인을 개발하고 창안하여 국가경제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청년인력들이 사장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졸실업 문제는 심각한 국가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고학력실업이 높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경제가 아직 고학력의 노동인력을 흡수할 만큼 고도화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실제로 졸업 후 취업한 제자들이 말하는 직장의 업무들은 대학교육을 받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기업들은 필요이상의 고급인력을 채용하여 채산성만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대학교육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학생들의 유연한 사고를 고취하고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여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졸자들의 취업기회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산업의 고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기업들의 부가가치가 더 빨라진 노동자들의 손놀림에 의해 창출되기보다는 새로운 제품의 개발이나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기능 등에 의해서 창출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는 얘기이다.
산업의 고도화는 지식과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에 의해 이루어지며 고도화된 산업의 핵심은 연구인력이 된다. 그러므로 정부는 심각한 청년실업대책의 일환으로 다음과 같은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첫째, 기업(특히 중소기업)이 연구인력을 대폭 확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더욱 확대하여야 한다.
연구인력이라 하면 흔히 석·박사학위 소지자들을 생각하나 중소기업 등 대부분의 기업들에는 학부졸업생들도 훌륭한 연구인력이 될 수 있다.
기업이익을 창출하는 신제품 발명이나 기존의 제품을 개선·보완하는 일을 위해 꼭 박사학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박사학위 소지자들보다 학사학위 소지자들이 기업의 순익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 적은 비용으로 생산해 낼 수 있다. 특허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학사학위 이하의 학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기업이 이런 인력수요를 흡수한다면 대졸 실업자들의 상당부분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지식경영시스템(Knowledge-based Management System)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손쉽게 제품화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따라야 한다.
아무리 간단한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라도 한 분야의 전문지식만으로 제품을 완성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바닥에 나뒹구는 하찮은 연필도 나무, 흑연, 금속, 고무 등에 대한 전문지식 없이 생산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신속하게 상품화되어 빛을 보게 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 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경영전산화를 통하여 기업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지식기반 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고자하는 노력에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가 아이디어·지식기반 경제로 고도화되면 고학력실업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경희대 연구산학협력처장)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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