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경기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유통업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며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수십명이라도 신규인력의 채용을 늘리는 곳은 대부분 유통업체들이다.
특히 중장년 퇴직자들도 창업에 따른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로 유통서비스 업종에 부쩍 관심을 기울이는 듯하다.
마침 정부도 이달 초 경기활성화 보완대책으로 오는 2004년까지 고용효과가 큰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10만개 이상 만들겠다는 '유통산업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자원을 적극적으로 배분해 유통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창업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유통업계 종사자로서는 다소 뒤늦은 감이 있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대로 평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표적인 소매업체이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편의점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실제로 최근 편의점 시장에는 고학력 실직자들을 중심으로 창업수요가 몰리면서 한달 평균 100여개의 점포가 새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편의점이 사회와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효용가치에 대해서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데다 평가도 낮은 편이라 안타까울 때가 많다.
편의점은 실업을 흡수하거나 고용을 창출하면서 전후방 연관산업의 생산량을 늘리는 파급효과가 일반적인 예상보다 훨씬 크다.
우선 편의점이 사회 전반에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는 가치부터 살펴보자.
편의점은 약간의 자금을 갖고 있지만 사업경험이 전혀 없거나 부족한 창업 희망자들에게 큰 어려움 없이 창업할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의 생계를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체인본부가 제공하는 고도의 경영기법과 우수한 시스템이나 신용ㆍ이미지 등을 자신들의 경영에 적절히 활용,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다른 독자적인 사업체에 비해 성공확률을 크게 높여주는 대신 실패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낮춰주기 때문에 자영업에 진출하는 개인은 물론 사회ㆍ경제적으로도 기회비용을 그만큼 줄여준다.
편의점이 갖는 고용 및 생산유발 효과를 수치로 따져보면 이 같은 가치는 더욱 분명해진다.
통상 편의점 100개를 신규 개설하는 데 소요되는 투자비는 200억원(임차 보증금 포함) 정도로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100개의 편의점이 생겨나면 자영업체 100개 등을 새로 만들어내고 770여명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게 된다. 이를 금액으로 따져보면 연간 173억원 상당의 가처분소득을 올릴 수 있는 실업 해소 및 고용창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또 협력업체 등 1차 연관산업체에 연간 655억원 상당의 생산유발 효과를 가져다준다.
올 한해 새로 생겨난 편의점은 사상 최대인 1,100여개에 달할 전망이다. 따라서 연간 7,700여명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내고 연간 1,724억원의 직접소득을 낳게 된다.
이처럼 편의점은 비록 투하자본은 적지만 실업을 흡수하거나 고용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전후방 연관산업의 생산량을 늘리는 파급효과가 일반적인 생각보다 훨씬 큰 셈이다.
더욱이 이 같은 효과가 일년에 그치지 않고 해마다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데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편의점이 국민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여느 대형 유통업체나 제조업체 이상으로 막대한 셈이다.
그러나 편의점은 아직 영업활동상의 정책지원이나 세제ㆍ금융상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편의점은 고급ㆍ고가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객단가 2,000원 정도의 생필품을 주로 판매하는 작은 가게다.
또 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POS) 등 유통 현대화 내지 정보화시설도 완벽하게 갖춰놓고 있어 거래의 투명성을 100% 보장하고 있다.
특히 1년 365일 쉬지 않고 24시간 가게문을 열어놓고 주민들에게 전기나 전화 등 공공요금 수납, 현금 입ㆍ출금 등 간편한 은행업무, 택배ㆍ세탁서비스 등 각종 생활편의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편의점은 나름의 업체 기능과 역할, 그리고 국민경제와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정당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야 한다. 물론 이에 따른 정책지원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김점욱 한국편의점협회 전무>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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