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실업은 노동시장 구조변화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며 대졸보다는 고졸 이하자가 더 큰 문제다．최근 3년간 청년층 실업 추이를 볼 때 1999년 1·4분기의 14％를 정점으로 실업률이 계속 감소되어 왔으며 금년 3·4분기에도 실업률 6.8％로 고용사정이 별로 악화되지는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졸업 시점에 체감하는 고용 사정은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이는 기본적으로 청년층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에 기인한 것이다．
청년층 노동시장은 공급 측면에서 대졸 학력자의 급격한 증가,수요 측면에서 수시 채용 관행과 경력직 선호 때문에 신규 졸업자의 취업 기회 감소 및 취업 소요 기간의 장기화로 이어지고 있다．따라서 청년층 실업 문제는 노동시장 애로 요인을 해결하기 위한 구조적 대책이 중요하다．필자는 청년층 실업 추이와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를 짚어보고 구조개선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청년층 실업의 특징은 대졸보다는 고졸 이하에서 실업이 퇴적되고 있는 문제점이 더 크다．청년 실업자 총량수(stock)와 신규 유입 실업자 수(flow)를 비교해 보면,고졸 이하 실업자의 퇴적 현상이 두드러진다．올 해 3·4분기의 대졸 실업자 수는 10만4000명인데 반하여 교육부 교육통계연보에 나타나는 2001년 실업 유입 대졸자 수는 10만5000명으로 총량수와 신규 실업 유입자 수가 비슷하여 대졸자는 연간 실업 누적이 일어나고 있지 않다．반면 고졸 이하 자는 올해 3·4분기의 실업자 수가 22만명인데 반하여 실업 유입 고졸자 수 2만7000명으로 실업자 수가 퇴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졸 이하자의 실업 누적은 장기 실업화로 인한 노동력 손실 및 빈곤계층 생성의 우려가 있다．
청년층 노동시장 구조변화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먼저 공급 측면을 보면,대졸 인력의 공급 과다로 하향 취업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취업에 걸리는 탐색 기간이 종전보다 오래 소요(8.5개월)되고 있다．1995년의 전문대를 포함한 대졸자 수는 32만4000명이었으나 올해 초 졸업자는 47만3000명에 달해 최근 6년 동안 대졸자 수가 15만명(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올 대학 진학률은 인문계 고등학교가 85％,실업계 고등학교가 50％로 전체 고등학교 졸업자의 65％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청년층 노동 수요 측면을 보면,기업의 수시 채용 관행과 경력직 선호 경향이 뚜렷하다．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채용을 신중히 판단하는 경향과 함께 인터넷의 발달로 기업이 정시 모집보다는 수시 채용을 선호하고 있다．경력직 선호가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뚜렷해졌는데 특히 30대 재벌기업,공기업,금융산업 등 대졸자들이 주로 선호하는 이른바 ‘괜찮은 직업(decent jobs)’에서 두드러진다．고용보험 자료를 분석해 보면,위의 기업들에서 신규 학교 졸업자 채용이 1996년에는 65％였으나 2000년에는 26％에 불과하다．수시모집,경력직 채용 선호와 함께 체감 실업률이 높아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최근 4년 동안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에서 일자리가 140만여개로부터 112만개로 28만여개나 줄었기 때문이다．
청년층 실업 문제는 구조적 문제이므로 일시적 단기 대책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구체적 과제로서는 첫째,교육기관과 노동 수요간의 연계 원활화를 위하여 대학 학과별 취업률을 공개해야 한다．학생들이 취업률을 알게 함으로써 대학 교육에 대한 비용과 이익을 고려한 진학 판단을 가능하게 하고,노동 수요 측에도 학교와 학력에 대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취업률 정보의 공개는 학교 및 직업훈련기관으로 하여금 시장 수요에 맞추어 커리큘럼을 조정하도록 유도하는 이점이 있다．
둘째,지방자치단체에 지역별 청년층 실업 해결을 책임지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지역 출신 신규 학교 졸업자 지역기업 채용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이슈화해야 할 것이다．
셋째,직업상담원의 고용안정 및 전문성 확보를 통한 고용안정센터의 기능 강화가 고졸 이하 실업자에 대한 취업 및 진로지도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다．
넷째,우수 중소기업 발굴과 중소기업 지원시책의 홍보 등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과 청년층 실업자의 다단계 취업전략도 구조조정의 여파로 인한 이른바 괜찮은 직업이 모자라는 현실에서 매우 중요한 해결책이다．(정인수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민일보>
|
전문가 칼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