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발표한 연구결과는 환란 이후 소득불균형 이 더 심화됐음을 재확인했다.
소득불균형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통계인 지니계수는 환란 이전 0.29에서 0.316으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의 경우 개방화·정보화의 물결 속에서 이미 1980년대 이후부터 소득 불균형심화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경제 현안의 하나로 부각돼 왔다.
이번 발표는 우리나라도 이런 추세에 진입하고 있음을 확인해준 셈이다.
특히 1997년 말 환란을 맞은 이후 저소득층과 중하위 중산층이 상대적으 로 크게 늘어난 것은 우리로서는 불가항력적인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고소득층이 금융·자산소득에 상대적으로 더 의존하고 있어 '빈익 빈 부익부' 현상은 과거에 비해 더 심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소득증대를 통해 소득불균형 심화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은 사회통합의 측면에서 뿐 아니라 바로 성장잠재력을 제고 시키기 위해 필수적인 사안이다.
소득불균형이 심화되고 중산층이 붕괴 되면 이는 바로 성장잠재력 잠식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오늘날 이론적으 로나 실증적으로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환란 이전부 터 시작된 중산층 붕괴가 환란 이후에 더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다 행스러운 일이다.
저소득층의 소득증대를 위해 고용창출이 급선무라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 무엇보다도 주목해야 할 점은 저소 득층 고용창출에 있어 단순한 양적 확대보다는 질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 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단순한 일자리 창출로는 소득불균형 해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노동유연성 제고와 구 조조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만으로는 소득불균형 해소에 불충분하다는 것 이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저소득층의 인적자본 가치와 고용의 질을 어 떻게 높이느냐에 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정부는 현 국민기초생활법이 저소득층의 노동의욕을 감퇴 시키고 자구노력을 저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양한 취업관련 지원정 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냉철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내년 9조6000억 원에 달하는 '생산적 복지정책' 예산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토 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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