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그의 명저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절망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절망이 자아의 상실에서 비롯된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라면, 무관심은 사회적 측면에서 본 인간상실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에 있어서도 과연 조직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 있을까?
일본의 堺屋太一(Sakaiya Taichi)는 ‘조직의 성쇄(組織の盛衰, The Rise & Fall Of Organizations)’에서 그 원인으로 ▲ 기능체의 공동체화 ▲환경에의 부적응 또는 과잉적응 ▲ 과거 성공체험에의 몰입을 들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조직의 영속성을 위하여 ▲ 무능한 경영진의 조기퇴진 ▲ 부패 및 汚職의 조기발견 ▲ Risk 분산 ▲ 환경변화에의 적응 및 개선•혁신 노력의 지속이 필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오늘은 사카야 다이치의 조직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3가지의 병(病, 원인)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 기능체의 공동체화
기능체란 목표달성과 효율성 그리고 능력과 실적을 중시하는 조직을 의미한다. 반면, 공동체란 조직의 발전적 확대보다는 기존 구성원들의 만족과 결속력, 그리고 목적달성 보다는 내부 친화에 주력함으로써 경쟁을 중시하지 않는 조직을 의미한다.
사카야 다이치는 공동체화의 척도로서 ▲ 연공인사(年功人事) ▲ 정보의 내부은닉 ▲ 능력의 균등분산이 고정화 됨(중요한 전략적 사업에 제한된 자원집중 불가능)으로써 조직 능력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하는 집중의 불능을 들고 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회사는 경쟁과 능력보다는 혈연・학연・지연 등 인정(人情)주의의 폐습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 있지는 않는가?
조직의 권한은 확대되고 있지만 오히려 조직 전체의 기능은 저하되고 있지 않는가?
기득권 세력인 다수의 의견이 정의(正義)로 받아들여지고 오히려 개혁세력이 청산되어야 할 대상이 되어 뒷전으로 밀려 있지는 않는가?
동료(동류)의식에 빠져 외부 인재를 배재하고 있지는 않는가?
개인의 우수성이 전체 공동체조직의 경직성을 증가시켜 전체 조직의 능력을 하향 평준화하고 있지는 않는가?
사카야 다이치는 조직의 공동체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조직 흔들기를 실시해야 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조직 개혁은 단발적 이어서는 안되며 지속적으로 연속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 환경에의 부적응・과잉적응
자연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사멸한 공룡과 마찬가지로 사카야 다이치는 경영환경에의 과잉적응으로 소멸한 일본의 석탄산업을 예로 들고 있다. 한 때 성장일로를 달렸던 석탄산업이 정부보호에 안주해 석유와 같은 대체연료의 등장에 대응하지 못했다. 또한 고임금・고령화와 같은 노동수급 및 신 성장산업으로의 노동력 이동을 예측하지 못하고, 기술 진보와 수요변화에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몰락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이업종(異業種)으로 다각화하면서도 석탄산업적 발상과 조직 그리고 경영마인드를 유지하는 것은 위험함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과거 환경변화에의 성공적 적응이 체질화돼 제2의 환경변화 요인이 왔을 때, 이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가 돼서는 안됨을 역설한 것이다.
사회 및 기술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우수한 인재도 기업을 살릴 수 없으며 새로운 환경에의 적응을 위해서는 기존환경에 적응해 있는 조직의 체질・기질을 파괴해야 한다.
귀사는 산업(사업)의 라이프사이클(Life-cycle)에 따른 미래 경영환경 예측으로 상품에 대한 새로운 가치(Value Concept)를 확립하고 있는가?
귀사는 경영환경 급변에 따라 항상 상황판단과 환경분석을 철저히 하고, 최적의 자원배분을 하고 있는가?
귀사의 핵심역량은 시대를 선도하고 고객을 창출하는 어떠한 핵심제품으로 구체화돼 있는가?
◈ 과거 성공체험에의 매몰(埋沒)
조직은 성공체험에 빠지기 쉽다. 경마(競馬) 초기에 대박을 맞은 사람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개혁성공의 주체세력이 개혁이 완성된 상황 하에서도 조직의 주류가 되면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하려는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성공경험에 집착하면 조직은 창조성과 또 다른 개혁성을 상실하게 된다.
과거성공 경험에 몰입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적 개혁 추구(제2의 도약)를 위한 창조적 소수 역할이 중요하며, 그들을 수용하고 조직의 핵심역량으로 활용하는 조직문화의 형성이 중요할 것이다.
또한 성공경험 뿐만 아니라, 실패의 경험을 조직의 자산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죽음에 이르는 병을 조직의 성장과 발전 계기로 전환시킬 수 있는 조직역량과 창조적 파괴를 즐겨하는 혁명가들을 수용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우리회사에는 존재하는지를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조영탁 휴넷 대표이사ytcho@hunet.co.kr[ 조영탁 대표이사가 저술한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인 [100억 연봉 CEO]의 원본 파일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늦지 않게 다운 받아 가십시오 [자료다운 받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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