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발표한 청년실업대책은 한마디로 임시방편적인 고육책의 성격이 짙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기업마다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층 고(高)실업 문제를 속 시원히 해결할 만한 뾰족한 해법이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고 보면 정부의 고민도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다.
그렇지만 각 정부 부처의 관련대책을 총망라한 이번 대책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앞선다.
실제 이번 대책의 내용을 보면 기존 대책을 재탕, 삼탕한 것이 대부분이며 그나마 단기적 처방에 매달린 감이 없지 않다.
물론 단기적 대책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문제는 이 대책들이 실업구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전시성’ 으로 흘러 공연한‘숫자놀음’에 빠진 인상을 준다는 점이다.
‘청소년 실업률 5%대 낮추기’ ‘15만5천명 일자리 창출’ ‘공무원 1만7백명 신규채용’ 등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작은 정부’ 지향 약속을 스스로 어긴 공무원 신규채용 확대나 기업들의 채용관행 변화를 도외시한 직장체험 프로그램 등이 과연 청년실업난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정부는 이번에 내놓은 처방 가운데 초·중등학교 교무·전산 보조, 학교 환경정비사업 등 그나마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들을 집중적으로 발굴, 추진해 나가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제부터라도 보다 근본적인 중·장기대책 마련에 새롭게 눈을 돌렸으면 한다.
최근 기업들이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는 기존의 대학교육만으로는 기업들의 인재 채용 욕구를 채워줄 수 없음을 잘 보여준다.
노동의 최종 수요자인 기업들이 어떤 인재를 원하느냐에 맞춰 대학교육 프로그램이 보다 전문적이고 현장 중심적으로 변해야 하는 것이 대책의 요체일 것이다.
나아가 정부가 막대한 실업관련 예산을 직접 집행하기보다는 이 자금을 채용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민간기업에 주어 기업 스스로 재교육이나 인턴사원들의 취업·연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하는 방안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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