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측면에서 근자에 한국 조직에서 유행하는 내용을 보면 팀제와 연봉제가 눈에 띤다.
전자는 조직관리 측면에서, 후자는 인사관리 측면 에서의 대표적 유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두 가지가 현실에서 상호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팀제로의 개편은, 고성장 시대에서 저성장 시대로 바뀐 상황에서 나타나 는 인사·조직상의 문제를 해소하려는 현실적 이유도 있지만, 팀웍을 증 진하여 조직 전체의 시너지를 높이는데 그 본질적 목표가 있다.
연봉제는 연공급 중심에서 능력/성과주의를 중심으로 인사관리를 변환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연봉제의 확산으로 인한 부작용 즉, 자신을 부서 내 타인과 차별화 시키려는 의식과 노력으로 인해 조직 내 개인주의의 팽배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팀웍을 증진하자는 조직구조(팀제) 측면의 목표와 개인주의의 증대라는 인사관리(연봉제) 측면의 현상간에 부적합이 초래되고 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연봉제나 팀제를 포기할 수는 없다. 부작용 때문에 원래의 좋은 의도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팀제를 유지하면서 능력/성과주의 또한 실현하는 방법이 필 요한데, 그 방법으로 우량기업에서 많이 고려하는 것이 바로 집단 혹은 팀 단위 평가다.
개인의 연봉결정에 개인평가의 결과만이 아니라 팀 평 가의 결과 또한 반영된다면, 구성원들은 개인성과 뿐만이 아니라 집단성 과 또한 추구할 것이다.
즉, 집단/팀 평가의 활용과 그에 따른 보상을 통해서 연봉제의 부작용인 조직 내 개인주의를 해소할 수도 있다.
문제는 비록 지금도 집단 혹은 팀 평가를 실시하고는 있지만 그 내용과 방법이 매우 미흡한 실정(제도화/조직화되어 있지 않음)이고, 설혹 미흡 한 방법으로 실시한다 하여도, 그 결과 또한 부서(팀)장의 개인평가에만 반영하지 구성원 개개인의 연봉결정에는 일반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설령 구성원 개인에게 연계시킬 경우에도 일시적 incentive로 팀원 들에게 부여할 뿐이고, 부서원 개인의 연봉과 연계되는 평가의 내용으로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단기 재무적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가 조직의 장기적 발전에 도움되기보다는 오히려 해가된다는 현상을 두고 영국의 이코 노미스트지는 20세기말 (1999년 8월 7일호)에 이미 "사람과 조직관리 측 면에서 우리가 20세기에서 범한 일곱 가지 실수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 다.
우리는 마치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 기업의 인사관리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요지는, 세계적 표준을 위해 남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남의 시행착오까지 따라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목적은 조직의 성과와 경쟁력을 올리는 것이지, 조직 구성원간의 경쟁심과 갈등을 증진하는 것이 아니다.
남을 뒤따라가는 것 보다는, 남이 잘하거나 하려는 것을 보다 빨리 받아들이는 것이 더 필요 하다.
집단 혹은 팀 평가에 관한 연구와 방법개발이 1990년대 들어와서 외국에 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제 그 연구결과와 실무적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우리의 조직에서도 집단/팀 평가의 적용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집단/팀 평가의 필요성을 한편에 서 제기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그것이 어렵다면서, 아예 시도조차 하 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어렵다고 하는 경우, 그 이유를 들어보면 집 단평가는 그 논리가 체계화되어 있지 못하고 방법 또한 부재하다고 한다 . 나아가 조직 내 여러 분야 중 생산이나 영업은 그래도 결과가 계량화 될 수 있어 평가가 가능하지만 지원부서는 평가가 곤란하다(그래서 흔히 조직 전체의 성과와 연계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이유를 많이 들곤 한다.
그래서 집단평가를 할 경우에도 결과 중심의 평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결과 미래보다는 과거지향적인 평가, 나아가 발전/성장보다는 잘·잘 못을 따지는 평가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우리의 현실("부재하다, 곤란하다, 결과밖에 측정할 수 없다")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즉, 우리의 인식오류에 근거한 것이다.
그간 연 구 된 것과 실제로 적용된 내용들을 보면 집단평가의 이론과 방법이 충 분히 존재하고, 지원/관리부서도 얼마든지 평가가 가능하고, 결과만이 아니라 일의 전 과정 또한 얼마든지 측정가능함을 쉽게 알게 된다.
이들 연구 결과들은, 기업조직의 변화에 기업의 성과평가 시스템이나 보상시 스템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면, 중생대 공룡들이 일순간에 멸망하였 듯이, 기업도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박원우 서울대 경영학 교수>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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