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이후 벤처붐은 사내 벤처라는 새로운 사업 모 델을 탄생시켰지만 2000년 들어 거품이 사라지면서 사내 벤처에 대한 거 부감도 높아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특히 메디슨과 같은 우수 벤처기업들이 무리한 투자로 무너지는 실패를 지켜보면서 사내 벤처가 무분별한 투자의 한 유형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사내 벤처를 성공적으로 활용할 경우 기업 가치 제고 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주문형 반도체회사의 선도기업인 텍사스인스 트루먼트(TI), 필립스세미컨덕터 등은 많은 설계 특허를 사내 벤처에서 조달한다.
시스코시스템즈는 사내 벤처 전용 펀드를 구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 터파크, 삼테크 등이 사내벤처와 유사한 형태를 취해 성공한 기업들이다 . ADL이 최근 수행한 미국 벤처캐피탈과의 인터뷰에 의하면 사내 벤처 형 태 또는 이와 유사한 형태로 탄생한 벤처의 성공 가능성이 완전 독립적 인 벤처 형태보다 산업에 따라 1.5배에서 3배가량 큰 것으로 조사됐다.
■사내 벤처의 역할 사내 벤처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기여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로 나 눌 수 있다.
첫째로 역할 분담 측면이다.
사내 벤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모회사는 자금, 브랜드, 인력, 정보, 네트워크를 제공해 사업을 원활하게 정착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모회사는 자본 획득을 영위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 우 많은 우수 인력, 자본 및 정보가 대기업 중심으로 편재되어 있고 그 대기업들은 구조적으로 창의성과 도전의식이 부족한 실정이므로 대기업 의 내부에 사내벤쳐를 두는 형태는 대기업과 벤쳐가 독립적으로 운영되 는 경우보다 성공가능성이 더 크다.
사내벤쳐의 창의성과 도전의식이 모 기업의 기업문화와 직원의식을 개선시키는 역할도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삼국지의 성동격서를 연상하게 하는 효과도 존재한다.
두번째의 역할은 핵심인력의 내부화(internalization, binding policy) 를 들 수 있다.
사내 벤쳐를 추진했던 인력들이 그대로 회사의 자산으 로 남아 여러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투자하는 벤쳐가 설사 실패한다 고 하더라도 추진했던 핵심인력을 사내에 그대로 존속시킬 수 있는 장점 이 있다.
일반적으로 과학적인 평가를 통해 사내 벤쳐로 인정받아 이를 추진하는 인력은 그 회사에서는 핵심 인력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들 의 이탈현상은 모회사로서는 큰 손실일 수 있다.
세번째의 경우 사내 벤쳐에 참여하지 않은 종업원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 과 다양한 경력관리 기회를 제시하여 종업원의 사기진작과 의욕고취를 위한 효과를 보인다.
또한 그 회사를 지원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이러 한 효과를 가져다 주므로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 다.
사내 벤쳐가 많이 요구되고 또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업은 일반적 으로 기업의 규모가 크고, 복합적인 기술과 경쟁력이 요구되는 산업이며 굳이 첨단 정보통신 산업일 필요는 없다.
따라서, 반도체, 통신, 금융, 건설 등의 산업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 산업을 보면 대체로 핵심인력의 필요성이 다른 산업보다 더욱 중요한 성공요소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 로 우수인력의 확보와 유지 또한 종업원의 만족과 같은 역할을 하는 사 내 벤쳐는 더욱 필요한 존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내 벤쳐는 하나의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내부화하는 과정으로 끝나서는 기업 가치제고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한계가 있다.
이 를 기업의 일반적인 제도로 정착시켜 선순환이 될 수 있는 방안이 필요 하다.
위에서 제시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사내 벤쳐가 장기적으로 성공 하여 정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모기업과 사내 벤쳐가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과 대안의 수립이 요구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주고 받을 것을 명확하게 하고 특히 모기업은 사내 벤 쳐로 인해 기업가치가 직간접적으로 어떻게 제고 될 수 있고 이를 위해 무엇을 어디까지 지원할지를 명확히 검토한 후 사내 벤쳐를 기획해야 한 다.
단순한 자본이득만을 목적으로 투자처의 일환만으로 생각한다면 벤 쳐 캐피탈보다 성공 가능성이 낮으며 부당지원으로 인한 도덕적 헤이 문 제를 낳아 기업가치를 저하시킬 수도 있다.
이렇게 해야 위화감 문제도 해소되고 전사적인 지원을 유도할 수 있다.
두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투명성의 문제이다.
사내 벤쳐의 선발과 사내벤 쳐로 얻게될 과실의 소유권과 분배의 문제, 모기업의 지원과 이에 대한 가치평가, 모기업과의 거래가 필요할 경우에 있어서의 투명성 등이 명쾌 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투명하지 못한 경우, 즉 모기업과 사 내 벤쳐 중 어느 한쪽이 손해를 보는 경우 사내 벤쳐제도는 지속적으로 유지 및 성공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작더라도 사내 벤쳐의 성공사례가 필요하다.
비록 상장해서 큰 자본이득을 보지 않더라도 모기업의 가치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사내 벤쳐가 최소한 한 개는 필요하다.
한 개의 성공적인 투자 이후 적극적 인 투자를 감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지만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 투자는 경험을 제공하고 전사적인 지원을 쉽게 유도할 수 있다.
결국 사내 벤쳐를 추진하고자 하는 기업은 사전에 충분한 연구와 기획을 하여 법적 도덕적으로 적합하고 그 기업에 적절한 제도와 규정을 만들고 이를 공유해야 하며 이러한 규정 아래에서 성공사례를 만들어 보는 과정 을 거치는 것이 요구된다.<서정식 ADL 이사>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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