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단순 외국인력을 활용하게 된 동기는 심각한 중소제조업의 인력난을 완화하기 위해서 였다. 정부가 지난 91년 법무부 훈령에 의해 산업연수생 제도를 도입하면서 94년부터 주로 아시아 후발개도국의 인력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유입됐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 외국인력의 지정사업장 무단이탈, 불법취업, 불법체류 및 불법체류자의 인권침해 등 제반 사회적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러한 문제들이 현제도의 모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정부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력에 대한 근본적인 틀을 바꾸자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세부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국내 근로자와 같은 수준의 임금지급 및 노동3권의 보장 등을 통해 동등한 지위를 보장하자는 것이 고용허가제의 주요 골자다.
외국인력을 포함한 인력문제는 절대로 소홀히 다뤄서는 안될 매우 중대한 사회ㆍ경제적 사안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고용허가제는 현행제도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다음 몇가지 문제점을 통해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가 불법체류를 방지하고자 고용허가제를 도입하겠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증가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사회적 문제와 비용의 증가를 초래한다. 고용허가제의 도입은 외국인력의 국내유입 및 체류에 대한 유인요인이 돼 이들의 기업체 이탈, 불법체류 및 밀입국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그 결과 외국인력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와 그에 수반되는 비용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 될 것이다.
둘째, 중소제조업의 비용부담이 가중된다. 외국인력을 내국인 근로자와 동등한 대우를 하게 되면 생산성과 관계없이 임금, 상여금, 각종 수당을 포함한 부대비용까지 부담하게 된다.
결국 외국인력 도입의 목적은 도외시한 채 이들을 활용하거나 활용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의 비용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셋째, 국내실업문제 및 중소제조업의 인력난이 악화된다. 지금은 단순 외국인력이 종사할 수 있는 업종을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3D 업종을 중심으로 한 중소제조업에 국한하고 있으나 만일 고용허가제의 도입으로 적용대상 업종이 확대된다면 문제는 매우 심각해진다.
국내실업이 경제ㆍ사회적으로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업종을 확대한다면 국내의 실업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더욱이 상대적으로 근무환경이 열악한 중소제조업으로부터의 불법이탈이 가속화돼 중소제조업의 인력난이 더욱 악화될 것이다.
넷째, 인권침해와 관련된 문제의 발생소지가 더욱 높아지게 된다. 불법체류와 불법고용 등이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므로 외국인력과 관련된 인권침해 상황은 지금보다 더욱 악화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도 인권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대부분 제도권에서 벗어난 불법취업자의 경우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이 근로자의 신분을 갖게 될 경우, ILO 등 국제노동단체의 감시의 대상이 되고 이들의 집단행동이나 노조설립 등으로 노사불안이 야기된다.
다섯째, 외국인력의 불법고용 증가와 불법업체 양산을 초래한다. 고용허가제는 비용부담 증가와 직결되기 때문에 기업체의 입장에서는 고용허가를 받을 인센티브가 없어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적으로라도 외국인력을 활용하려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용허가제의 도입은 이미 외국인력을 활용하고 있는 업체까지도 불법화할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외국인력에 대한 이중정책으로 외국인력의 적정수준 유지와 관리가 어렵고 행정비용 또한 증가하게 된다.
또한 근로자의 신분인 이들의 가족이주를 막을 명분이 없게 돼 불법 장기체류 및 사회적 문제 발생의 소지가 더욱 커진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 두개의 제도를 동시에 운영한다면 적정수준의 유지와 관리가 어려운 것은 물론 불필요한 행정비용의 낭비를 초래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기업체가 외국인력의 모집에서부터 귀국까지 모든 절차를 직접 수행하게 돼 절차는 물론 그에 따른 비용부담까지 지게 된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력과 관련된 문제해결의 대안이 결코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지금보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것이다.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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