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내 중견 기업의 전문 경영인인 ㅌ사장으로부터 ‘급한 일인데 만날 수 있겠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일순 의아심이 일었지만 며칠 후면 그 회사에 주총이 있다는 사실에 생각이 미쳤다.
짐작컨대 주총에서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한 후 재계약을 하게 되면 자신의 연봉에 대한 논의가 있을 테니 미리 그 준비를 하려는 의도인 듯했다.
ㅌ사장은 지난 1년 동안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회사의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액과 직원 수를 3배이상 늘릴 정도로 열심히 일해왔기에 주주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유치에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었다.
그렇지만 연봉은 ‘일한 만큼 받는 것’이 아니라 ‘기여한 만큼 받는 것’이 요즘 추세다. ㅌ사장에게 성과업적을 나열해 회사의 손익계산서와 같은 자기평가표를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했다.
회사에 기여한 공헌도와 갖고 있는 핵심역량은 무엇이 있는가? 현 직장에서 받는 몸값이 시장 기준으로 보아 저평가되고 있는가 아니면 고평가되고 있는가? 직장 내부와 외부에서의 자신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 당장 회사를 그만두면 정당한 몸값을 받고 전직이 가능한가?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전문가 그룹에 속하는가?
일본의 커뮤니케이션 크리에이티브센터 소장인 노구치 다카시는 직장인의 ‘몸값 대차대조표’라는 것을 만들었다.
개개인을 하나의 회사로 간주하고 소유하는 무형자산, 부채와 자본 등을 포함했다.
자산 구성 항목으로 현재 맡고 있는 업무에 관한 지식, 보유하고 있는 자격증이나 특허권, 저작권, 연구나 집필 업적 등으로 나눴다.
부채는 가정불화와 업무상 동료·상사와의 불화 등으로, 자본은 현재 자신과 배우자가 소유하고 있는 각종 자본항목을 꼽았다.
또한 자신의 평생몸값은 두뇌자산과 지식자산, 체력 등을 합친 값에 남은 직장생활 기간을 곱하면 산출된다고 했다.
흔히 ‘지피지기이면 백전백승’이라고 한다. 개인의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나는 어떤 가치를 지닌 직장인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몸값 올리기의 기본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가슴깊이 새겨두자.<유순신 유니코써어치 대표>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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