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체협약 위반의 효과
• 규범적 부분 위반의 효과
사용자가 단체협약의 규범적 부분을 위반하는 경우 개별 조합원은 사용자를 상대방으로 직접 협약상 기준의 이행을 소구할 수 있다. 이는 규범적 효력을 인정하는 데에서 비롯되는 당연한 결과다. 또한 부당해고 등이 문제된 사안이라면 사법적 구제와는 별도로 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할 수도 있다.
반면 규범적 효력이 개별 조합원과 사용자 간에 인정되는 효력임을 감안하면 원칙적으로 노조는 개별 조합원에 갈음해 협약상 의무이행을 직접 청구할 수는 없다. 다만 협약당사자로서 협약 전체에 대해 실행의무를 지게 되므로 노조는 사용자의 협약준수의무위반에 대한 채무불이행책임을 물을 수는 있다.
이와는 별도로 개정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 92조에 따라서 임금・복리후생비・퇴직금에 관한 사항, 근로 및 휴게시간・휴일・휴가에 관한 사항, 안전보건 및 재해보상에 관한 사항의 위반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이 부과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 채무적 부분 위반의 효과
채무적 부분 위반에 대해서는 계약위반에 따르는 법적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채무적 효력의 쌍무성은 개별적인 조항에 대해서라기보다는 전체로서의 협약 자체에 대해서 인정되는 것이므로 개별 조항의 위반시 그 위반의 효과로서 일반 계약법리와 비교하여 단체협약의 특수성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 또한 단체협약의 해제, 동시이행의 항변, 손해배상, 강제집행 등을 개별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개별조항간의 쌍무성이 약한 단체협약에 있어서 그것이 노사관계의 계속적 규율규범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1회의 불이행으로 협약의 해제를 인정하기는 곤란할 것이며 동시이행의 항변이 인정될 여지는 희박하다고 보여진다. 가장 전형적인 구제방법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하는 손해배상책임이 되며 강제집행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노사자치를 존중해 사법적 개입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한편 협약의 당사자는 규범적 부분 위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시설・편의제공 및 근무시간 중 회의참석에 관한 사항, 쟁의행위에 관한 사항의 위반에 대해 형사책임이 부과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 단체협약의 효력확장제도
• 의의
어떠한 단체협약이 일정한 사업장 또는 지역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경우 소수의 비조직 근로자에게만 단체협약이 적용되지 않는 결과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전반적인 노사관계에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와 제36조는 단체협약이 일정한 요건을 갖추는 것을 전제로 당해 협약과 직접 관련이 없는 근로자나 사용자에 대해서도 그 효력이 확장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데 이를 효력확장제도라고 한다.
• 사업장단위의 효력확장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해서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
‘사업장’이라 함은 동일한 장소에서 유기적인 조직으로 결합되어 작업이 계속적으로 행해지는 곳을 의미하며 하나의 기업이 수개의 사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 각각의 사업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만 은행과 같이 다수의 사업장이 존재하더라도 각 사업장이 근로환경상의 특수성을 가지지 않는 경우에는 사업장 전체가 하나의 사업이 될 것이다.
‘상시 사용’의 여부는 객관적으로 판단할 문제로서 사무직・생산직 등 근로자의 지위, 정규직・ 계약직 등 계약기간의 한정 여부, 근로계약상의 명칭에 구애됨이 없이 당해 사업장에서 사실상 계속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면 상시 사용되는 것으로 볼 것이다.
근로자의 ‘동종성’ 여부에 관해 판례는 작업내용이나 형태가 같은 경우를 동종성 판단의 기본적 요소로 보면서도 동시에 단체협약의 내용에서 조합원자격이 없는 경우 동종성을 부정하고 있다. 이는 노조의 의사 여하에 따라 효력확장제도의 효력범위가 달라질 가능성을 낳고 강행법규로서의 제도적 취지에 반하므로 동종성 여부는 원칙적으로 단체협약의 적용대상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
반수 이상의 근로자 개념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가 되는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수를 확정해야 하는바 이는 효력확장이 문제되는 시점에 파악한 것이 아니라 업무 자체를 기준으로 판단되는 수임을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이상의 요건을 충족시켰을 때 확장 적용되는 것은 단체협약 중 규범적 부분에 한정된다고 봄이 일반적 견해이다. 채무적 부분은 협약당사자간의 규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질상 비조합원에게 확장 적용될 여지는 없기 때문이다.
• 지역단위의 효력확장
하나의 지역에 있어서 종업하는 동종의 근로자 3분의 2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행정관청은 당해 단체협약의 당사자의 쌍방 또는 일방의 신청에 의하거나 그 직권으로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당해 지역에서 종업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와 그 사용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을 적용한다는 결정을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결정을 한 때에는 지체 없이 이를 공고해야 한다.
‘하나의 지역’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는 당해 협약의 대상이 되는 산업의 동질성, 경제적・사회적・지리적 입지조건의 근접성, 기업의 배치상황 등 노사의 경제적 기초의 동일성 내지 유사성이 고려되므로 행정구역과 일치될 필요는 없다.
‘종업하는 동종의 근로자의 3분의 2이상의 근로자는 사업장 단위의 효력확장제도와는 달리 상시 사용될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며 동종성의 판단에 있어 근로의 내용, 형태뿐 아니라 단체협약의 원래 적용대상과 동일한가의 여부도 고려돼야 한다.
기업별 협약이 지배적인 형태인 우리나라에서 이 제도가 적용될 수 있는 예는 특정 지역에서의 대규모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수가 당해 사업장에 관련되는 소규모 하청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포함한 전체 근로자의 3분의 2이상이 되는 경우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노무법인 고려
진경호 공인노무사korea@klclabor.co.kr
|
전문가 칼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