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단체협약이 종료하면 다른 단체협약이 체결되기까지 기존 협약의 권리・의무는 소멸한다. 협약당사자는 이러한 무협약 상태를 피하기 위해 유효기간의 만료 전에 단체교섭을 진행해 신협약을 체결하게 된다.
그러나 신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노력을 다했음에도 불구, 실패했을 때 무협약 상태가 발생한 경우 그 기간 동안 개별 조합원의 근로조건 및 협약당사자간의 관계를 어떻게 규율할 것인가의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단체협약의 종료사유와 종료 후의 근로관계 및 노사관계를 살펴본다.
◇ 단체협약의 종료사유
▸ 기간의 만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2조에 따라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2년을 초과하지 못하며 유효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 또는 법정유효기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법정유효기간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된다.
한편 동법 제 32조 제3항 단서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종전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킨다는 취지의 별도 약정에 대해 효력을 인정한다. 이와 같은 약정을 자동연장조항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별도의 약정이 없을 경우 종전의 단체협약은 동법 제32조 제3항 전단의 규정에 의해 그 효력만료일로부터 3개월 동안 계속 효력을 유지하게 된다. 또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기간의 약정이 없는 구 단체협약의 효력연장은 확보되도록 하면서도 6개월을 초과하는 기간에 대해 양당사자에게 해지권을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단체협약의 체결을 촉구하고 있다.
자동연장조항과 구별해 협약 만료일 이전의 일정기간 내에 당사자가 협약의 개폐에 대한 별도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을 경우 기존협약과 동일한 내용의 신협약이 체결된 것으로 한다는 취지의 자동갱신조항 역시 유효하다. 이러한 자동갱신조항에서 신협약의 유효기간을 정하지 않을 경우 갱신된 협약의 유효기간은 기존 협약의 그것과 동일하다.
▸ 단체협약의 취소·해지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단체협약도 의사표시에 관한 단체협약의 취소는 단체협약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며 취소한 경우에도 그 효력은 장래에 대해서만 미친다고 해석함이 옳다. 해지의 경우에도 계약 해지에 관한 이론을 무비판적으로 적용해서는 안되며 협약의 상대방이 단체협약의 존재의의를 상실시킬만한 중대한 위반행위를 한 때나 중대한 변화가 있는 경우 사정변경의 원칙을 근거로 그 실효를 주장할 수 있다.
▸ 당사자의 변경·소멸
사용자의 변경·소멸사유로는 해산, 조직변경, 합병, 영업양도 기타 개인 사업주의 사망 등이 있다. 이러한 사유의 발생으로 인해 단체협약이 당연히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회사 해산의 경우에는 단체협약이 청산기간 중 그대로 존속하며 청산 종결의 시점에 종료된다.
조직변경의 경우는 회사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한 협약은 그대로 존속하며, 합병시에는 포괄승계를 원칙으로 단체협약도 승계되어 존속한다. 이견이 있지만 다수의 학설은 영업 양도시 사업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한 단체협약이 그대로 존속한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개인 사업주가 사망한 경우라도 상속인이 사업을 계속하는 한 단체협약은 존속하게 된다.
한편 노조의 변경 및 소멸사유로는 해산, 합병, 분할 및 조직형태변경 등이 있으며 단체협약의 존속여부는 노조의 실질적 동일성이 계속되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 단체협약 종료 후의 근로관계와 노사관계
▸ 단체협약의 종료와 개별 조합원의 근로조건
단체협약이 종료되는 경우 단체협약 자체의 효력, 즉 단체협약 자체의 여후효(餘後效 뒤에 남아 있는 효력)는 부정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경우에도 협약상의 근로조건은 그대로 존속한다는 점에는 이론이 없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되는데 단체협약의 규범적 부분은 협약의 성립과 함께 개별적 근로관계의 내용으로 화체되기 때문에 협약의 실효 후에도 화체된 부분은 그대로 존속한다고 보는 견해와 계속적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효력이 지속된다는 견해가 있다.
▸ 단체협약의 종료와 협약당사자의 권리·의무
사용자와 노조간의 권리·의무는 협약의 실효와 함께 원칙적으로 종료한다. 따라서 평화의무나 조합활동조항 등은 협약의 종료와 함께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단체교섭절차조항 등은 신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할 때 협약의 실효 후에도 그대로 효력을 가진다고 보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에 합치되는 해석이다.
노무법인 고려
진경호 공인노무사korea@klclab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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