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 노인들이 많아지면 당연히 일손이 달려 국가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다. 또 노인 복지 수요의 증가로 인해 젊은이들이 부담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선진국들이 안고 있는 이런 고민을 이제 우리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할 때가 됐다.
지난 2000년에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한 비율이 7%를 넘어 이른바 고령화사회로 진입한데 이어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65세이상이 14%)로 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국가적 딜레마를 풀어나가기 위해 당연히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그러나 국가경쟁력 강화대책 마련에 앞서 우선적으로 할 일이 노인복지대책의 확립이다. 평생 일하며 나라를 일궈온 노인들이 일터에서 용도폐기 됐다고 나몰라라 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나 사회의 모습이 아니다.
또 장래의 노인들을 위해서나, 국가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노인들에 대한 국가적 예우는 깍듯하면 할수록 바람직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고령화의 경제적 영향과 대책' 보고서는 노인문제를 너무 국가경쟁력 차원에만 치우쳐 다룬 것으로 평가된다.
경제분야 연구소이니 국가경쟁력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그렇더라도 노인대책을 노인 입장에서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보고서의 주요내용은 근로자 조기퇴직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도입하고 국민연금을 받는 연령을 늦추며 근로소득에 대비한 연금 수령액 비율을 축소하는 것 등으로 돼 있다.
다시 말해 노인들에 대한 연금 지급 시기를 늦추고 혜택 폭도 줄이는 대신 일자리를 줘서 계속 수입을 보장해주자는 얘기다.
원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특히 건강한 노인이 많아지는 추세에서 정년제를 없애자는 주장은 노인들의 입장에서도 고무적인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 여건이 전혀 그를 보장해줄만하지 못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나이 든 일꾼을 몰아내기에만 익숙해져온 우리 사회의 패턴이 하루아침에 바뀔 리도 없거니와 특히 젊은이의 일자리도 부족한 요즘 상황에서 어떻게 노인의 일자리까지 보장할 것인가.
실현되기 어려운 노인취업대책을 대충 대충 제도화해놓고 연금 혜택을 줄인다면 결국 정부가 연금 부실화의 부담을 노인들에게 떠넘겼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젊은이의 패기와 노인의 경륜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 젊은 기능공의 대량 생산과 나이 든 숙련공의 고품질 관리가 잘 어우러지는 일터가 이상적인 모습이기는 하다.
그러나 우리 산업의 많은 분야는 고품질을 지향하기 보다는 여전히 중저가 상품의 대량생산 체제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완벽한 상품 10개를 만들기 보다는 우선 100개를 만들고 몇 개 정도의 하자있는 상품을 용인해주는 데 익숙해있다.
이런 산업환경에서는 노인들이 발 붙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노인 일자리 창출은 그래서 다소 시간이 걸릴 일이며 따라서 복지 혜택의 축소도 그 이후에 고려해보는 순서가 돼야 한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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