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인재전략 워크숍’을 통해 제시한 핵심 우수인력 확보대책은 단순히 기업 경영차원을 떠나 우리 교육제도에 대한 강한 비판이 담겨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이 제시한 ‘인재전략 3대과제’는 우수 인력의 국적불문 채용, 기존 핵심인력의 글로벌 역량 강화, 재능 있는 인재의 조기발굴과 양성으로 요약된다.
글로벌화의 급속한 전개로 무한경쟁 시대를 맞고 있는 지금, 특히 지식산업이 경제의 명운을 좌우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가고 있는 지금 우수인력 확보 여부는 곧바로 기업의 존폐로 직결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삼성의 이러한 ‘인재전략’은 시의적절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또 우수인재 확보는 비단 삼성에만 국한된 과제가 아니다. 다만 삼성이 다른 기업보다 한 발 앞서 구체적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삼성의 ‘인재전략 3대과제’ 가운데 재능 있는 인력의 조기발굴과 양성이다. 기업이 이른바 ‘끼 있는 청소년 인재’를 직접 조기 발굴, 양성하겠다고 나선 것은 현행 입시위주 교육에 대한 불신을 뜻한다. 차세대를 담당할 인재를 양성하는 공교육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면 굳이 기업이 직접 조기발굴과 양성에 나서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도 삼성이 굳이 이를 ‘인재전략 3대과제’에 포함시킨 것은 입시중심으로 왜곡된 현재의 공교육으로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 공급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보아 틀림이 없다.
의무교육을 포함한 공교육이 특수 인재 양성에 부적합하다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공교육이 기본적인 인성교육조차 거의 무시하고 있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이미 각계에서 고교 평준화의 재검토와 대학입시 제도의 근본적인 개편론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는 것은 우리 공교육의 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증거가 된다.
이런 가운데 마침내 인재를 공급받아야 할 기업조차 직접 필요한 인재를 조기 발굴하여 양성하겠다고 나서기에 이른 것이다. 기업이 공교육에 대한 기대를 접는다면 더 이상 공교육은 설 자리가 없게 된다. 더 늦기 전에 정책당국은 공교육 정상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파이낸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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