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이 4년6개월만에 2%대로 떨어져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중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률은 4월보다 0.2%포인트 떨어진 2.9%를 기록함으로써 경제활동 참가율은 97년 평균치인 62%를 넘어선 62.2%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취업자수는 사상 최대인 2222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의 질을 비롯한 내용면에서는 새로운 문제가 부각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선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전체 취업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이 외환위기 이전보다 훨씬 높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97년 54%였던 정규직 비중이 지난 달에는 47.6%로 낮아진 반면, 고용기간 1년 미만의 임시직과 일용근로자의 비중은 52.4%로 높아졌다. 취업자 수가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상용직의 비중은 오히려 그 전달보다 0.3%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상용직 근로자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고용시장의 유연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용기간 1년 미만에 더군다나 상용 정규직 임금의 70%선에 지나지 않는 임시직의 증가는 새로운 사회적 갈등 요인으로 확산될 개연성이 있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지키면서 이러한 갈등 요인을 어떻게 제거해 나가느냐에 있으며 이는 정부가 앞장을 서야 할 과제라고 본다.
상용 정규직의 축소, 다시 말하면 임시직 고용확대가 하나의 추세로 굳어지고 있는 지금, 단기간 안에 정규직 고용 확대를 기업에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제도적 장치를 통해 임시직 취업자의 ‘취업 불안’을 덜어 주는 길밖에 없다. 외환위기 이후 실업급여를 비롯하여 상당한 효과를 올린 정부의 실업대책을 이제는 고용시장 변화에 따른 안전망 구축으로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정규직의 축소와 임시직 고용 확대는 고용시장의 큰 변혁을 의미한다. 그리고 변혁기에는 이에 따른 ‘안전망’ 구축이 없으면 부정적 방향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 정책당국은 임시직 고용증대가 경제의 안정성장과 사회안정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새로운 안전망 구축에 나서야 할 것이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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