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02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중 실업률은 2.9%로 1997년 11월 이래 4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경기 회복과 더불어 고용사정이 크게 호전되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IMF 긴급구제금융을 예정보다 앞당겨 모두 상환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고용수준까지 외환위기 이전으로 복귀한 것이다. 돌이켜 보건대 외환위기 직후인 99년 2월에 실업률 8.6%,실업자 178만여명 등 최악의 고용상황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번 2%대의 낮은 실업률은 경제활동참가율이 62.2%를 기록해 97년 11월의 62.3% 수준으로 회복한 가운데 얻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짐으로써 노동력 공급이 많아졌음에도 이를 수용할 만한 노동력 수요가 그에 못지않게 창출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취업자 수가 처음으로 2200만명을 돌파한 것이 바로 그 증거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현재의 실업률 감소는 농번기를 맞아 농림어업 부문과 경기 부양 효과가 큰 건설업 부문의 취업자가 전달에 비해 각각 4.6%,1.5% 크게 늘어나는 등 일시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정작 제조업 부문의 취업 증가율은 전달에 비해 0.3%에 불과하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상용직 근로자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임시·일용직 근로자 비중은 높아지는 등의 고용구조 악화 경향이다. 전체 취업자 중 상용직 근로자의 비율은 98년 1월에 55%였으나 이후 급격히 감소해 지난 5월 현재 47.6%로 낮아진 상태다. 그만큼 고용불안이 가속되고 있는 셈이다.
그 외에도 실업률 감소 추세 속에서도 청년층 실업률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의 경우 전 연령층에서 고루 실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30대 미만 실업자는 되레 3000명이나 늘었다.
지금의 낮은 실업률은 경기 변화에 따라 금시라도 반전될 수도 있는 매우 불안정한 것이다. 오히려 실업자 교육을 강화하고 현장과 연계된 좀더 중장기적인 실업대책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당국은 실업자들에 대한 구제 차원에서의 지원을 자제하고 철저한 실무교육훈련을 통해 체계적이며 내실 있는 실업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낮은 실업률에 행여라도 방심해선 안 된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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