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원 직장인을 위한 쪽지
첫 직장과 첫여자,길고 짧기는…
회사에 사표를 내고 싶어 몸살 난 직딩이 의외로 많다. 하기야 옛날이나 지금이나 직딩은 오나가나 사표 내고 싶어한다. 사표제출병은 직딩의 병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병인 반면 치료가 잘 안된다는 점에서는 전염병처럼 치명적인 병이라고 할 수도 있다.
직딩 대상의 어느 포털사이트가 지난해 12월에 자기네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641명 중 88.4%가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해본 적이 있다는 답변을 보내왔다고 한다. 이직이라면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즉 사표 쓰고 싶다는 얘기가 아닌가? 90%에 가까운 한국의 직딩들이 지금의 직장을 버리고 싶은 것이다.
또한 어느 인터넷 채용정보사이트가 금년 2월 직장 경험이 있는 남녀 2,616명(남자 1,364명,여자 1,252명)을 대상으로 첫 직장의 재직기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대상자의 42%가 재직기간이 1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첫 직장 재직기간이 1년 미만이라면,첫 번째 여자(또는 남자)와 사귄 기간하고 어는 것이 긴지는 몰라도,우리나라 신입 직딩의 반 정도가 첫 직장의 선택에서 실패하고 있다는 증거도 된다.
첫 직장 선택에서 반이 실패하고,현재 다니는 직장에서 88%가 사표 쓰고 싶고… .아마 이 숫자가 대한민국 21세기 직딩의 현주소인지도 모른다.
세 번만 참으렴,큰 인물 될테니
상사가 싫어서,회사가 전망이 없어서,내가 다닐 회사가 아닌 것 같아서,내가 하고 싶은 일을 안 시켜주어서,난 지금 이거 할 놈이 아닌데 이거나 하라고 그래서,월급이 적어서,고구마 장수라도 내 사업을 하고 싶어서,여자 친구와 만나는 시간이 모자라서 등등의 이유로 직딩은 사표를 쓴다.
그 이유들을 한데 모아 ‘나는 이래서 사표를 썼다’ 또는 ‘내가 그 회사를 떠난 진짜 이유’ 같은 이름을 붙여 책을 내면,가뜩이나 읽을거리 없는 직딩들이 몰려들어 삽시간에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다.
사표를 100번 이상 쓴 사나이도 있었다. 32세 나이에도 신입 사원 모집에 1등 하는 친구였다. 그 나이에 신입사원 시험을 치른다는 것은 그가 문젯덩어리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가 가장 오래 다닌 직장은 6개월,제일 짧게 다닌 직장은 이틀이다.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독백이었지만 알고 보니 그는 잘난 척하는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성격 때문에 아예 사표도사가 된 것이다. 취직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려웠던 시절의 얘기다.
다니고 싶어도 안 받아주는 직장이 있다. 붙잡고 싶어도 떠나는 직딩이 있는 거나 같은 이치. 그런데 직장은 마냥 즐기고 놀라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직장은 극복하고 견디고 참으라고 있다. 참을성 없는 사람에게 최고의 수련기관. 어떤 수련기관도 직장이 주는 것만큼 주지는 않는다. 사표 쓰고 싶은 것을 3번 참으면 큰 인물 된다는 선배 직딩의 충고를 무시하지 말라.
<스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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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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