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각급 학교의 방학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았다. 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실속있고 알뜰한지를 살피고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준비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IMF이후 최고의 인파가 바캉스를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벌써 해외 관광지의 예약이나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해 안달인가 하면， 국내의 유명 해변이나 계곡 등의 숙박업소도 거의 매진됐다는 소식이다.
산업이 성장되고 삶의 여유를 찾으면서 육체적， 정신적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기 위한 휴식과 여가활동은 이제 생활의 보편화된 과정이고 일상사가 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동시간이 줄어들고 레저시간이 늘어나는 추세에 어찌보면 당연한 문화이다.
더욱이 주 5일제 근무가 확산되고 레저산업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맞이하는 이번 휴가는 오늘의 휴가문화를 뒤돌아보고 또 앞으로 어떻게 여가를 즐기고 뜻있게 보내는 것이 좋으냐를 진단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모처럼 일상의 탈출이 삶의 재충전과 활력을 불러 일으키며 유익하고 보람있는 시간이 되기 위한 휴가문화의 새로운 정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휴가라고 해서 남의 이목은 아랑곳없이 나만 편리함을 추구하거나 내가 벌은 돈이라해서 펑펑 써대는 그런 천박한 놀이문화는 지양돼야 한다. 남들이 떠나니까 나도 가야하는 휴가가 아니라 피서를 통해 지친 심신을 달래고 뒤돌아보면서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들과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갖는 등 삶의 충전과 보람， 그리고 가치에서 휴식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휴가는 공동체적 더부러의 가치를 잊어서는 안된다. 나만이 즐기고 편리함을 만끽하기보다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농민들은 한창 일손이 달려 진땀을 흘리는데 고성방가로 부아를 치밀게 하고 쓰레기나 오물을 함부로 버리는가 하면 불법주차나 안하무인식의 남녀간 스킨십 등은 건전한 휴가문화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휴가철 바캉스로 해외여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이다. 물론 체험학습이나 배낭여행 등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시도도 있지만 과연 휴가철 해외여행이 줄을 잇고 유명 상품을 싹쓸이 할만큼 여유가 있는 것인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제 생활화되기 시작하는 여가문화는 우리 스스로 바르고 유익하게 정착시키고 발전시켜야 한다. 월드컵을 질서있고 감명깊게 치러낸 우리로서는 휴가철 교통지옥이나 환경오염， 사고로부터의 위험은 치욕이고 수치이다.
<충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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