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들이 흔히 말하는 일류대 출신이 아닙니다. 대기업의 공채에 이력서 한번 내밀 수 없었죠. 저의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동안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이른바 명문대학 출신은 아니지만 ㄱ사 같은 곳에 들어가 건설분야의 일을 열심히 배워 능력 있는 사회인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3D 업종이 생겨나고 이를 기피하는 추세가 급격히 번지면서 이들 업종에서는 인재를 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ㄱ사로부터 건설 엔지니어 신입사원 추천 의뢰를 받았을 때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있다. 이공계 출신으로 영어를 잘하고 또 회사가 있는 인천까지 출퇴근하겠다고 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대학에 추천을 받아 인터뷰를 해봤지만 인천이라는 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ㅇ씨는 진지하게 의욕을 보였고 그의 소신에 찬 말에 확신을 갖고 추천했다. 현재 그는 회사 본사가 있는 미국으로 연수를 다녀오는 등 회사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 자질과 능력을 계발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그 분야의 우수한 인재가 되었다.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전문경영인 잭 웰치. 다국적 기업 GE보다 그의 이름 석자가 더 유명할 정도이다. 하지만 그런 그도 GE 회장에 취임하기 전에는 단 한번도 회사의 중심에 서지 못한 주변 인물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초라한 플라스틱 공장에 입사, 1주일 동안 헛간 같은 창고에서 불량품을 수거하는 일을 했다. 그 뒤로도 플라스틱 회사에서 힘든 일만을 맡아 전전했지만 한결같은 성실성을 보여주었고 마침내 회사내 서열 76위에서 단숨에 회장자리에 올랐다. 힘들고 관심받지 못한 조역의 자리에서 인내하며 실력을 키워온 땀방울 맺힌 과거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잭 웰치는 없었을 것이다.
인재를 양성하고 그 인재들이 보람찬 직장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는 곳이 많지 않은 게 우리 실정이다. 하지만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3D 업종 기피’라는 사회 풍조에 휩쓸리다보니 일하는 보람을 안겨주고 인재를 확실하게 키워주는 ‘진흙 속의 진주’ 같은 회사를 놓치는 우를 범하는 것 또한 안타까운 일이다.
힘든 일은 피하고 쉬운 길로만 가겠다는 것은 성공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다른 사람이 어려워하고 피하는 일, 주역이 아닌 조연의 일을 성실히 훌륭하게 이루어낼 때 그 사람은 빛나고 선망받는 주역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힘든 일을 해낸 사람에게 회사는 그만큼의 보답을 줄 것이다.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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