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인한 노동력의 감소를 극복함과 동시에 근로능력과 의사가 있는 노인 노동력에게 근로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고령취업을 촉진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국제기구들이 첫번째로 제시하는 고령화 대책이다. 하지만 이같은 원론적인 대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제약들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 왜냐하면 고령취업을 촉진하는 것이 좋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나 말처럼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우선 현재와 같은 임금구조 및 고용형태 하에서는 기업이 고령근로자를 오히려 기피할 가능성이 높다. 연공서열제가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는 임금이 생산성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연령에 비례한다. 이 경우 생산성이 낮은 고령근로자는 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을 지급받는 반면 청년근로자는 생산성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령근로자보다는 청년근로자를 선호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기 때문에 청년층조차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령취업을 촉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기업이 고령근로자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경제위기 이후 해고가 비교적 용이해지면서 평균퇴직연령이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고령근로자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고령자고용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다.
청년실업이 만연한 상태에서 고령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고령자 고용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것은 명분도 취약하고 세대간의 갈등소지도 다분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임금구조의 개편을 통해 고령자에게 생산성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급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생산성이 낮아지는 만큼 임금도 줄이는 방안이다. 하지만 현재 정착돼 있는 연공서열제는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세대간의 암묵적 합의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함께 이러한 임금구조의 개편은 세계적인 추세일 뿐 아니라 고령사회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과도기에 희생되는 일부 계층에 대한 배려를 전제로 조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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