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는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 할 수 없다. 사용자의 단체교섭거부는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는 부당노동행위이므로 당해 노동조합의 존재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제시하는 교섭거부의 이유로서 자신은 노동조합과의 관계에서 사용자가 아니라는 것을 비롯하여 유일교섭단체조항이 있다는 것, 교섭사항이 아니라는 등이 있는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단체교섭의 의무를 지는 사용자란 “근로자의 근로관계상의 제이익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력 내지 지배력을 가질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서 근로계약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근로관계에 대해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진 자도 사용자에 포함되므로 형식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없다고 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할 수 없다.
둘째, 유일교섭단체조항은 헌법상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에 당해 조항 자체가 무효이다. 따라서 당해 조항을 이유로 하여 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
셋째, 단체교섭의 범위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의 근로조건 및 기타의 대우(임금, 근로시간, 휴가 등)와 집단적 노사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들 수 있으며 사용자의 고유한 경영권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는 교섭의무가 없다.
사용자의 단체교섭의무에는 교섭을 하는 것 이외에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하여 합리적인 노력을 할 성실교섭의무도 포함된다. 성실교섭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다음과 같이 판단할 수 있다.
첫째, 교섭의 절차나 규칙은 당사자가 합의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사용자측이 이를 일방적으로 정하여 이에 응하지 아니할 경우 교섭에 응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특단의 사유가 없는 한 성실교섭의무 위반이다. 반면 노동조합이 그 형식을 일방적으로 정하여 주장하는 경우 이는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될 것이다.
둘째, 사용자가 교섭안을 제시하면서 노동조합은 오직 그 수락여부만을 결정하도록 통고하거나, 교섭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것도 성실교섭의무위반이다. 다만, 당해 자료를 공개하여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 범위 내에서 공개를 거부할 수 있다.
세째, 사용자의 단체교섭의무 중에 단체협약의 체결의무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사용자가 성의있는 교섭을 계속하였음에도 더 이상의 교섭의 진전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단체교섭을 중단할 수 있다. 그러나 노사가 합의에 도달하였음에도 단체협약의 체결에 응하지 않으면 성실교섭의무위반으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
노무법인 고려
안진희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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