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취업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될 만큼 심각한 상황에 대하여 기업들은 수요자의 입장에서 이유를 내놓았다. 신입사원이 갖춘 전문 지식과 기술이 기업이 필요한 수준의 26%에 불과하다는 기업 인사담 당자들의 지적에 대해 대학들은 주목해야 한다.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70%가 신입사원을 채용했으나 전문지식 과 기술 부족으로 이들을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없었다고 응답한 것 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로 기업은 추가로 교육비용을 부담하고 있으 며, 경력사원을 채용함으로써 신규채용을 줄이는 악순환을 보이고 있 다.
대학들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실로 해묵은 기업의 불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자체 교 육기관에 대한 학위 인정에 대하여 대학들은 오랫동안 반대해 왔다. 최근에는 유학시장이 개방됨으로써 대학들이 사실상 개방압력에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은 여전히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학들은 취업대란을 거론하기 전에 기업들이 쓰고 싶은 인재를 먼저 육성하도록 혁신해야 한다. 이번 전경련의 조사 결과는 입시지옥(入 試地獄)을 치르고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 졸업할 때는 취업대란(就 業大亂)을 치르도록 하는 상당한 이유가 대학의 부적절한 교육에 있 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먼저 기업측과 대학측은 허심탄회하고 지속적인 협의를 해야 한다. 기업들도 대학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불만만 토로 할 것이 아니라 대학측과 함께 전공별로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해 공동으로 풀어가야 할 것이다. 또한 파악된 결과를 전공별 과 목 개편 등 혁신에 반영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정부가 대학 평가에 반 영토록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매일경제는 '비전 코리아운동'을 통해 대학들의 수요지향적인 교육혁 신의 필요성을 이미 국민들에게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전경련의 조사 결과를 대학들은 결코 일회성 불만으로 가볍게 들어서는 안된다. 고 급 인력의 공급자인 대학 교육과 수요자인 기업의 불일치를 이대로 방치하고는 경쟁력 있는 지식강국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 늦기 전에 기업과 대학은 전면적인 협의체를 조직하고 실태 조사 에 착수해야 한다. 이것은 기업 차원의 요구나 대학 혁신 차원의 과 제가 아니라 지식강국으로 발전하기 위한 국민경제적 차원의 요망인 것이다.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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