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박씨와 김씨는 같은 회사 입사 동기. 집에서 회사까지 지하철 50분 거리라는 점도, 부서에서 바쁜 선배를 돕는 단순 업무를 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판이하게 다른 삶을 산다.
박씨는 선배가 급한 서류 작성이나 복사을 부탁하면 기계적인 ‘타자수’, ‘복사병’ 노릇만 한다. 김씨는 서류 내용을 읽고 궁금한 점은 따로 메모해두었다가 나중에 그 선배에게 캐묻는다. ‘이건 왜 이렇게 된 거죠?”, “이 용어는 무슨 뜻이죠?”….
출퇴근 모습도 다르다. 잠이 덜 깬, 또 일에 지친 박씨는 지하철 자리가 나기 무섭게 앉아서 존다. 김씨는 지하철 천장과 문 옆에 붙어있는 각양각색의 광고 문구를 꼼꼼히 읽는다. 색상과 디자인도 살펴본다. ‘저 문구는 멋지군’, ‘이건 나라면 이렇게 했을텐데…’.
명문대를 나온 박씨의 머리는 썩어간다. 자신의 인생 설계도는 꿈도 못꾼다. 비(非)명문대 출신의 김씨는 전문 지식, 창의력, 사고력을 차곡차곡 개발해간다. 이직을 위한 인터뷰를 하다보면 많은 ‘박씨’와 ‘김씨’를 만난다. 그리고 아무런 생각 없이 사는 ‘박씨’와 매사에 호기심과 관심을 뿌리는 ‘김씨’의 내공 격차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절감한다.
문제는 ‘생각하는 버릇’이다. 지금 당신이 하는 일이 재미없다고, 연봉이 적다고 불평하는 시간에 한 움큼이라도 생각을 더해 봐라. 따로 돈 내서 학원 다녀야만 실력을 키우는 게 아니다. 생각하는 버릇만 있다면 바로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이, 직장이자 학교이고 학원이다. 그러면 직장 생활도 더 재미있어지고, 주변 사람들도 당신을 좋아하게 된다.
성공 사례. 10여년 전 한 외국계 은행의 딜링룸(자금부)에 업무 보조원으로 입행했던 여직원은 딜링룸 업무에 대해 딜러들에게 끊임없이 묻고 물었다. 질문 받던 딜러들은 “열심히 하니 귀엽다”며 관련 서적도 선사했다. 어느 날 그녀는 다른 외국 은행의 당당한 ‘딜러’로 스카우트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녀는 당시 국내에 몇 안 되는 여성 딜러로서 짭짤한 연봉과 책임 있는 지위를 얻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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