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S전자 반도체 부문의 한 직원이 외국계 증권사로부터 애널리스트 자리를 보장 받고 상반기 반도체 경영현황과 월별 판매실적, 경영전략회의 결과 등을 빼낸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또 외국계 컨설팅 업체에서 근무하는 한 컨설턴트가 친구의 부탁으로 1년 동안 작업한 고객사의 컨설팅 자료를 이메일로 경쟁사로 전송,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사건도 있었다.
최근 이렇게 기업내 지적자산의 유출과 관련한 사례가 발생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사례까지 감안한다면 크고 작은 정보유출 사례는 더 많을 것이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기업내 정보유출 문제는 심각하고 그 피해 또한 막대하다. 그렇기에 기업내 지적자산 보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해당 기업이 정보유출을 방지하려면 다양한 유출 가능성을 점검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
첫째로, 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보안 및 윤리 의식 교육이 가장 필요하다. 무심코 쓰고 버린 이면지를 통해서도 정보가 유출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 문서를 폐기할 땐 반드시 문서 세단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직원이 회사를 퇴직한 후에도 사내 기밀을 유출하지 않고 일정기간 동종업계로 옮기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아 두는 기업도 생겨났다. 얼마 전에는 하드디스크에 담긴 문서를 무작위로 첨부해서 메일을 보내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창궐해 본의 아니게 기업 정보가 유출될 뻔 한 아찔한 경험을 한 기업도 적지 않다. 이런 사고는 평소 직원들에게 보안 및 윤리 의식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예방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외부에서 침입해 정보를 훔쳐가는 행위를 방지해야 한다. 이런 경우 방화벽이나 침입탐지시스템을 설치해 외부 침입자를 차단하고, PKI(공개키기반) 기반의 암호화 도구를 활용해 철저히 사용자를 인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셋째로, 내부 인가자를 통한 유출을 방지해야 한다. 가장 예측하기 어렵고 현실적으로 방지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흔히 해당 기업의 주요 정보를 빼내려는 사람은 외부인이라고 생각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정보 유출의 70% 이상은 내부 인가자의 고의 또는 실수로 발생한다고 한다. 따라서 일부 기업에선 기밀과 관련된 단어를 입력해 두고 서버를 통해 오가는 이메일 가운데 이 단어가 포함된 메시지를 자동으로 잡아내거나 파일 송수신 크기를 제한하기도 한다.
하지만 직원도 많고 메일 교환량이 엄청난 대기업에서 일일이 감시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또 여러 의미를 가진 단어를 구별하지 않고 마구 검색한다면 사생활 침해 문제도 발생할 수 있고 업무 수행에 불편을 줄 수 있다.
또한 합법적인 사용자에게 일단 내려간 정보에 대한 권한은 온전히 그 사용자에게 맡겨져 있으므로, 이메일, FTP, 디스크, CD 등을 통한 외부 유출 가능성도 높다.
그래서 최근에는 내부 인가자의 고의 또는 실수로 인해 기업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문서보안 솔루션이 국내 DRM 업체들에 의해 개발되기도 했다. 문서마다 허가된 사용자(개인별, 부서별, 직급별), 허가된 기능(읽기, 인쇄, 복사, 저장), 허가된 조건(기간, 횟수) 등이 정해져 있어서 어떤 사람이 그 문서 파일을 입수하여도 허가된 사용자가 아니면 열 수가 없다. 또 허가된 사용자라 하더라도 허가된 범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내부인가자의 유출을 방지는 효과가 크다.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는 뛰어난 기술 개발과 영업, 마케팅 능력이 필요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핵심정보가 유출되어 경쟁업체에 넘어 간다면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개발하고 활발한 영업활동을 하더라도 그 기업이 발전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기에 기업내 정보보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제는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 못지않게 기업의 경쟁력을 지키는 것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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