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업무의 도급전환과 근로관계
기존 업무를 도급(용역,위탁)으로 전환하는 것은 회사의 경영권으로 인정되어 회사는 자유로운 경영방침에 따라 도급전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특정업무의 도급전환시 기존 업무를 담당하던 근로자와의 근로관계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①도급 또는 위탁으로 전환되는 기존 업무부서의 근로자가 다른 부서로 이동하지 않고 도급업체로 옮기는 경우 기존 회사와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는 단절되어 근로관계 종료절차(퇴직금 등 금품청산 등)를 거치면 되고 도급업체와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에 의해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게 된다. ②근로자는 기존회사와의 근로계약에 근거해 기존 근로관계의 존속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근로자가 도급업체로의 전적을 거부하고 회사의 타부서로의 이동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회사는 근로자와의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됨을 주장할 수는 없고 다만, 인력의 과잉 등 근로자를 타부서로 이동시킬 수 없는 경영상의 사정이 있을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한 경영상 해고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판례도 『회사가 시설관리업무를 폐지하고 이를 전문용역업체에 위탁하기로 결의하고 전문용역업체와 시설관리업무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회사는 위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직제가 폐지되는 원고회사의 시설관리와 직원 6명을 현 급여를 보장하면서 전원 인수하기로 합의하고, 위 직원들에게 이러한 사정을 설명하고 해고예고를 하였는데 피고보조참가인들만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정리해고한 것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정당성을 지녀 정당하다.』(대법원 1999. 5. 11. 선고, 99두1809 판결))고 보면서 기존 업무의 도급전환시 회사의 경영상 필요에 의한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다.
도급업체의 변경과 근로관계
회사가 특정업무를 도급 또는 위탁을 통해 운영하고 있고 회사가 기존 도급업체를 다른 도급업체로 변경할 때 회사와 도급업체간의 관계는 도급계약에 따라 결정된다. 이 때 회사와 기존 도급업체 소속 근로자와의 관계는 ‘근로계약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와 기존 도급업체와의 도급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는 경우 기존 도급업체 소속 근로자의 근로관계에 대한 모든 법적 의무는 기존 도급업체가 책임지게 된다.
다만, 형식적으로는 도급계약관계이지만 기존 회사가 도급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해 업무수행에 대한 지휘명령을 직접 행하고, 근로시간, 휴게, 휴일근로 등 근로시간 운영에 있어 도급업체 근로자를 직접 관리하는 경우(‘근로자파견사업과 도급등에 의한 사업의 구별기준에 관한 고시’(1998. 7. 노동부))와 같이 ‘실질적인 근로자파견’으로 인정될 경우에는 기존 도급업체와의 도급계약 해지를 이유로 도급업체 소속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도 당연히 종료된다고 볼 수 없고,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의 적용을 받아 회사는 2년 이상 사용한 도급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해서는 직접채용한 것으로 보아(파견법 제6조 고용의제 조항) 도급업체가 변경되더라도 기존 도급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유지해야 할 법적의무가 발생하게 된다.
즉, 파견법의 적용여부는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보다는 계약의 내용 및 사업의 수행실태 등을 토대로 하여 판단하게 되므로 형식상으로는 “도급 또는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실제로는 “근로자파견”형태로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파견법이 적용되어 도급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회사(사용사업주)의 고용의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근로자 파견제도의 올바른 이해’, 2000. 5. 노동부)
한편 회사가 기존 도급업체를 새로운 도급업체로 변경할 경우 기존 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회사 또는 새로운 도급업체에 대해 고용승계를 주장할 수 있는가. 기존 도급업체에 소속된 근로자에 대한 법률상 사용자는 기존 도급업체이고, 회사 및 새로운 도급업체와 기존 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는 특별한 법률상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 도급업체가 소속 근로자의 채용․해임․배치전환․징계 등 인사조치에 관하여 전권을 행사하고 업무수행관련 비용에 대해서도 전권을 행사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도급계약이 해지되어 새로운 도급업체가 회사로부터 업무를 도급받게 되면 두 도급업체간 별도의 특약이 없는 한 기존 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해 회사 또는 새로운 도급업체가 고용승계를 해야 하는 법적인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공인노무사 오 영 배(위더스노무법인) |
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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