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임단협이 타결되었다. 특히 사용자의 고유한 권한으로 여겨지고 있는 ‘경영’에 대한 노동조합의 참가의 폭이 커져 국내외 경기 변동으로 인한 판매부진 및 해외 공장 건설과 운영을 이유로 조합과 공동결정 없이 일방적인 정리해고,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고, 수요부족과 판매부진 등을 이유로 국내 생산공장을 노사공동위원회의 심의, 의결 없이 축소 및 폐쇄하지 않을 것 등의 내용이 단체협약으로 체결되면서 정부일각 및 재계에서 ‘경영권의 침해’에 대해 우려하는 입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법원 판례 및 노동부 행정해석은 ‘경영사항의 결정권 및 결정된 내용 그 자체’에 대해서 사용자의 경영권을 인정하고 있다. 즉, 경기변동으로 인한 정리해고 실시 결정이나, 생산공장의 축소 및 폐지와 같이 기업경영 자체에 대한 사항은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요구하거나, 이를 반대하는 쟁의행위를 할 경우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으며, 다만, 결정된 경영방침에 따른 근로조건의 문제에 대해서는 교섭 및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 및 노동부 행정해석의 판단기준으로 볼 때 현대자동차의 단체협약 내용은 회사측의 ‘경영권의 과도한 양보’라 할 수 있다.
경영권은 법률상의 용어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경영권은 경영자가 기업경영의 최종책임을 부담하므로 기업경영의 근간이 되는 기업의 인적,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권리도 경영자가 배타적으로 가져야 한다는 데서 그 근거를 찾는다.
물론 헌법 제23조가 재산권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재산권행사와 관련한 경영권은 부인될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의 창의적 노동력과 자본 및 시설이 적어도 법적으로는 대등한 관계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성립되는 인사,경영에 관한 권한이 처음부터 재산권의 내용으로서 기업에게 독점적,전속적으로 주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경영권이 노동력과 자본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고 경영권의 행사가 근로조건 및 노사관계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 경우가 많아 경영권의 범위 자체가 모호하고,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라 할지라도 근로조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경우 배타적인 경영권만을 인정하는 것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근로3권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현행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이 노사파트너쉽을 지향하고 있고 생산성향상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인적자원의 개발과 참여가 중요하다고 할 때 배타적인 경영권만을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기업발전을 위한 노사협력과 공동책임으로서의 근로자(노동조합)의 경영참가는 노사 모두에게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된다.
올해 임단협에서 현대자동차 노사간 합의된 사항은 ‘기업변동시 근로자의 고용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근로자의 참여권 보장’이라는 노동조합의 요구가 관철된 것으로 보아야 하겠지만, ‘인력운영에 대한 공동결정’이라는 합의가 ‘노사파트너쉽에 입각한 노동조합의 경영참가를 통한 경영상 문제의 합리적 해결’이라는 바람직한 경영참가로 발전하길 바라며, 인력조정과 고용보장이라는 노사의 대립적 이해관계의 고착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길 기대한다.
공인노무사 오 영 배(위더스노무법인)
T. 3453-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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